금보성 작가 “한글 획일화 순간, 창착의 문은 닫혀”
자음과 모음의 색면 추상, SNS에서 다시 태어나다

(문화뉴스 이기철 기자) 한글날을 맞아 '한글 회화'가 건물 전시장을 벗어나 소셜미디어(SNS)와 유튜브 등 온라인 가상공간을 무대로 선택했다. 다소 특이한 이번 전시를 기획한 금보성 작가는 스무살 첫 전시 이후 40년간 한글을 '키워드'로 삼아 화폭에 담아왔다.
작품은 초기 한글 회화의 정신을 다시 불러내어 ‘색면 추상’의 언어로 새롭게 리메이커한 연작이다. 그 결과를 제579돌 한글날에 맞춰 9일 SNS와 유튜브 등에 공개한 것이다. 이번 전시는 문자와 기호로 형성된 자음과 모음의 색면 추상 작업을 중심으로 진행되며, 한글의 조형성과 색채미를 현대 회화의 언어로 재해석한 것이 특징이다.
금보성 작가의 '한글 회화'
금보성 작가는 “오프라인보다 온라인이 주는 확장성이 크다”라며 "SNS를 통한 예술 소통이 단순한 홍보를 넘어 새로운 전시 방식으로 자리 잡고 있다"라고 말했다. 한글 창제의 정신인 ‘소통’을 SNS라는 공간을 통해 더 많이 확보할 수 있다는 게 작가의 설명이다.
특히 한글을 매개로 한 이번 작업은 문자와 색채, 기호와 감정의 경계를 구축하며, 한글이 가진 예술적 잠재력을 세계와 나누는 실험이기도 하다. 이번 전시는 전통과 현대, 언어와 회화가 교차하는 지점에서 ‘소통의 예술’로서의 한글을 다시 바라보게 한다. SNS를 통해 관객과 실시간으로 교감하며, 온라인 시대 예술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고자 한다.

작가의 작업은 초기 한글 회화의 서체적 요소를 색면 추상으로 재구성한 것이다. 원작을 새롭게 구성하는 것은 시대성과 작가의 진정성이 요구된다. 붉은색과 푸른색, 청록의 색면이 서로 부딪히며 만들어내는 미묘한 그라데이션은 ‘색의 교향악’에 가깝다. 화면의 구조는 기하학적이지만, 면의 농도와 밀도는 부드럽게 울림을 주며 관객을 입체적 공간으로 이끈다.
금보성 작가는 “한글은 더 이상 고정된 문자가 아니다. 빛과 색, 시간 속에서 살아 움직이는 구조체”라고 강조했다. 작가는 직선과 점, 원과 사선으로 이루어진 자음 구조와 원형·수직선·수평선의 모음 체계는 이미 기하학 추상의 원리를 내포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반면 색면은 의미의 파편이 아니라 감정의 구조로 작동한다. 즉, 작가가 추구하는 색은 단순한 장식이 아니라 감각과 사유가 만나는 기호의 틈이다. 이에 따라 ‘문자는 의미를 전달하지만, 회화는 감각을 전해야 한다’라는 그의 지론과 상통한다.

또한 그의 한글 작품에서는 신명, 풍류, 흥, 놀이, 해학, 자연주의, 음양오행, 상생, 단아미 등의 한국인이게 내재된 문화적 유전자(DNA)를 느낄 수 있다. 수천년 전통이 이어온 정신의 계보를 한글 회화를 통해 회복을 시도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겠다.
금보성 작가는 “한글 회화는 한글이 읽는 문자를 넘어 보는 구조로, 느끼는 회화로, 생각하는 철학으로의 전환점에 서 있다고 생각한다”라며 "이런 점에서 한극은 조선의 언어가 아니라 여전히 미래의 언어"라고 말했다.
문화뉴스 / 이기철 기자 leekic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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