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까지 광림아트센터 BBCH홀서 공연…브런치 공연도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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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뉴스] 마술계의 '위키드'가 되겠다는 포부가 허언이 아니었다.

지난 7월 30일 개막해 8월 28일까지 광림아트센터 BBCH홀에서 공연되는 최현우 매직컬 '더 셜록'은 최현우 마술경력 20년의 내공이 집약된 그의 작품이다. 이번 공연에서 최현우는 셜록 홈즈가 돼서 동료 연구원을 죽이고 순간 이동 기술을 훔쳐 사라진 '제이슨'을 찾아 나선다.

이번 작품의 큰 특징은 바로 '매직컬'이라고 이름 붙인 대로 뮤지컬과 마술이 조화를 이루는 내용이다. 뮤지컬이란 이름이 결코 허명이 아니게끔 작품의 처음과 중간, 끝에 걸쳐 스토리를 연결하는 넘버도 등장한다. 전문 뮤지컬 프로듀싱 팀과 함께 작품을 제작했다. '프리실라', '마마 돈 크라이' 등의 오루피나 연출과 뮤지컬 '셜록 홈즈'의 최종윤 작곡가 등이 참여했다. 덕분에 이번 작품에서는 단순히 최현우가 보여주는 마술쇼를 기대하는 것이 아니라 셜록 홈즈가 범인을 추리하는 과정을 관객과 함께하며 효과적인 스토리 텔링을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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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단순히 뮤지컬 배우가 등장해 넘버를 부르는 것만으로 매직컬이 될 수 있는지 반문할 수도 있지만, 최현우가 나와서 선보이는 마술에 '이유'가 생기는 것만으로 작품에 훨씬 더 몰입할 수 있게끔 한다. 그가 보여주는 탈출 마술이 아무 이유 없이 그냥 보여주는 것이라면 몰입도가 떨어질 수 있지만 셜록 홈즈가 범인에게 붙잡혀 탈출하는 과정이라고 말한다면 관객의 느낌이 달라진다. 또 결코 어설프게 연기하려 하지 않고 '그때 장면을 다시 한 번 떠올리는' 것으로 관객에게 보여주는 당위성을 획득한다.

탈출 마술, 순간 이동 마술 등 마술의 내용은 크게 새로울 것이 없다고 할 수도 있지만 이런 스토리 텔링이 결합하며 얻어지는 효과를 우리는 많이 봤다. 별다를 것 없는 사과가 '떨어지지 않는 사과'가 되는 것과 비슷한 이치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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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관객과 최대한 커뮤니케이션을 많이 하는 최현우의 재치있는 입담도 작품의 몰입을 높여주는 요소다. 때론 최현우로 때론 셜록 홈즈로 선보이는 그의 입담은 관객의 참여를 끊임없이 유도하며 웃음을 준다. 또 그를 통해 시간이 지날수록 집중력이 떨어지는 아이들의 관심을 계속 붙잡아둔다.

맨 처음 나오는 신체 절단 마술이 어느 정도 방법을 알고 봐서 그런지 약간 티 나는 느낌이라서 '역시 마술은 아이들이 많이 보는 작품인 걸까'라는 편견이 떠올랐지만, 그 생각이 채 깊어지기 전에 선보이는 마술들의 퀄리티에 깜짝 놀랄 수밖에 없을 것이다. 자세한 방법을 서술하자면 작품의 매력이 반감되므로 직접 보는 것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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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의 집중력이 떨어지는 것을 고려해 인터미션을 빼고 러닝타임을 조절하기도 하고, 뮤지컬적인 요소와 스토리 텔링을 결합해 '이유 있는 마술'을 선보이는 '공연 연출가' 최현우가 진짜 멋질 때는 바로 마술을 선보일 때다. 마술을 펼치는 그는 정말 멋있다. 아마 앞서 말한 것들을 생각하며 보지 않아도 관객의 심리와 눈을 의심케 하는 마술 솜씨만으로도 놀랄 것이다.

아쉬운 점은 영상과 음성의 싱크가 조금 맞지 않는다는 점과 뮤지컬의 필수 조건인 음향의 질이 진짜 뮤지컬과 비교하면 조금 떨어진다는 점이 있지만, 공연을 반복하며 수정이 가능한 부분이라서 더 나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매일 전날 공연을 녹화해서 되짚어보며 더 나은 작품을 꿈꾼다는 최현우의 매직컬 '더 셜록'으로 휴가보다 신나고 공포체험보다 짜릿한 여름의 추억을 만들어보면 어떨까. 화요일에는 브런치 특별 공연으로 오전 12시에 열리니 밤 공연에 가기 힘든 사람들도 갈 수 있다.

문화뉴스 서정준 기자 some@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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