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뮤콘(MU:CON)은 국내외 음악산업 관계자와 뮤지션들이 교류하고, 정보를 교환하며 네트워크를 구축할 수 있도록 만남의 기회를 제공하는 서울국제뮤직페어다. 올해로 5회째를 맞은 뮤콘에서는 비즈매칭 프로그램, 네트워킹 프로그램뿐만 아니라, 뮤콘 컨퍼런스, 뮤직 쇼케이스 등 음악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자리 또한 마련된다.

그중에서도 '뮤콘 컨퍼런스'는 세계적인 음악 전문가들과 함께 음악계의 트렌디한 이슈를 만날 수 있는 자리다. 첫날 오후 진행된 'K-뮤직 포럼'에서는 '음악콘텐츠의 미래 - 플랫폼과 글로벌'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발제 및 토론이 진행됐다. 전문가들은 소셜 미디어 시대의 음악 스트리밍과 SNS에 주목하고 음악산업이 국내에서, 그리고 해외에서 어떤 전략을 취해야할 지에 대해 심도 깊은 논의를 펼쳤다.

▲ '온라인 음원 플랫폼의 확장과 진화'를 주제로 발표 중인 CBS 노컷뉴스 김민수 기자.

첫 번째 세션은 '온라인 음원 플랫폼의 확장과 진화: 스트리밍과 SNS 전략'이라는 제목으로, 현재 음악 산업에서 가장 큰 화두인 스트리밍과 SNS에 대해 다뤘다. 스트리밍 서비스는 사용자들이 어떠한 제약도 없이 원하는 노래를, 원하는 만큼 많이 골라들을 수 있도록 만들어 대세로 떠올랐다. 여기에 '4차 산업혁명'으로 통칭되는 사물인터넷, 인공지능 등의 ICT(Information and Communications Technologies) 기술이 발전하면서, 스트리밍 서비스 역시 SNS, 메신저 서비스 등과 결합하여 보다 일상생활에 밀접된 형태로 변화하고 있다.

발제자인 노컷뉴스 김민수 기자는 음악 시장에 대해 이처럼 개괄하면서, 국내 음악 산업은 음원 유통을 기반으로 출발했기 때문에 해외에 비해 서비스적인 측면에서 뒤쳐진다고 분석했다. 또한, 이러한 한계를 타개하기 위해서는 지능화, 개인 맞춤화 되어가는 디지털 시장의 흐름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왼쪽부터) 임진모 음악평론가, 성균관대 경영학과 김재범 교수, 메이크어스 김홍기 이사, 한국음악저작권협회 전진우 팀장, 카카오 뮤직 한가람 TF장, CBS 노컷뉴스 김민수 기자.

이후 사회를 맡은 임진모 음악평론가와 네 명의 토론자가 함께해, 보다 심층적인 토의가 이어졌다. 메이크어스 김홍기 이사는 "한국 소비자들은 'Top 100' 등의 음원차트 위주로 플레이리스트를 고쳐가며 음악을 듣는다. 이러한 소비 양상은 해외에서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이례적이다"라며, "멜론 음악추천 서비스가 아무리 좋다 해도 잘 사용하지 않는 것처럼, 차트 위주의 리스닝이 고착화된 우리나라 시장에서는 소셜에 특화된 음원 서비스라 해도 큰 영향을 끼치지 못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소셜 미디어 서비스는 음악을 '듣는 것'보다는 음악을 '접하는 것'에 보다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카카오뮤직의 한가람 TF장 역시 SNS와 음악의 결합에 대해, "요즘 SNS서비스 사용이 활발하기 때문에 누구나 그 중요성을 높게 평가할 것 같다. 하지만 이는 하나의 길이 더 뚫린 것 뿐이다. 그 길로 어떤 것을 내보내는지가 훨씬 중요하다"라며, "한국은 이미 대중매체가 음악 소비의 주요 채널이기 때문에 소셜 서비스가 엄청난 파급력을 가져오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더해, "실질적인 효력을 위해서는 채팅방에서 다 같이 음악을 들을 수 있게 하는 등, 그에 맞는 가격정책이나 정책이 동반되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 K-뮤직 포럼에서 토론 중인 한국음악저작권협회 전진우 팀장.

이러한 분석을 바탕으로, 소셜 서비스에 보다 특화된 스포티파이, 애플뮤직 등의 해외 음원 서비스에 대한 토론이 이어졌다. 한국음악저작권협회 전진우 팀장은 "해외 음원 플랫폼이 성장률, 가입자 수 등의 측면에서 레드오션인 한국 음원시장에 전환점이 되어줄 것이라 기대한다"며, "하지만 동시에 국내 사업자들이 만들어놓은 음악 생태계에 교란을 불러일으킬 것이라는 우려 또한 공존한다"고 협회의 입장을 밝혔다.

토론에서는 특히 애플뮤직에 관한 논의가 주를 이뤘는데, 전진우 팀장은 "애플 뮤직이 국내 음악에 대한 소비가 압도적으로 많은 한국 시장의 특수성을 간과했다"는 점을 저조한 실적의 원인으로 분석했다. 성균관대 김재범 교수는 "애플은 우수한 역량, 국내 소비자들의 높은 충성도 등의 장점을 가지고 있는 만큼 훌륭한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한다면 국내 음악시장의 판도를 흔들어놓을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60분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발제와 토론은 폭넓은 주제를 다루면서 압축적으로 진행됐다. 특히 토론에서는 주제의 표면적 의미를 넘어선 보다 흥미로운 논점들이 쏟아져 나왔다. 시간이 좀 더 길었어도 좋았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들었지만, 이는 포럼에서 그만큼 알찬 논의가 이뤄졌다는 것을 보여주는 증거일 것이다. 앞으로도 뮤콘 컨퍼런스처럼 음악 산업 관계자는 물론 음악을 사랑하는 리스너에게도 도움이 되는 자리가 많아지길 바라본다.

[글] 문화뉴스 김소이 기자 lemipasolla@mhns.co.kr
[사진] 한국콘텐츠진흥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