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정성열 작가

[문화뉴스] 악당들의 뒤를 봐주던 천재 회계사가 범죄 조직과 국가의 표적이 되면서 반격을 시작하는 이야기를 그린 액션 스릴러 '어카운턴트'에서 명대사를 찾아봅니다.

 
벤 애플렉이 연기한 주인공 '크리스찬 울프'는 자폐아이면서 수학 천재이고 회계사이면서 범죄자인 독특한 캐릭터입니다. 어린 '크리스찬 울프'의 부모가 전문가적 도움을 받는 장면에서 신경학자는 아들이 장애를 지녔다기보다 재능을 타고났다고 설명하죠. 하지만 정상의 범주에 관해 규정을 지은 '크리스'의 아버지는 남들과는 '다른' 사람을 냉혹하게 대하는 세계에서 아들이 살아남을 수 있도록 직접 아들을 양육하기로 하고 이 때문에 '크리스찬'은 정상적이지 않은 길을 걷게 됩니다.
 
일반적으로 단조롭다고 생각하는 회계사가 비범한 능력을 지녔다는 참신한 발상으로부터 영화는 시작하죠. 만약 대기업에서 자금 횡령이 의심되면 돈의 행방을 확인해 줄 회계 부서에 일을 맡기지만 마약 조직이나 마피아 거물이라면 그렇게 할 수 없는데요. 누군가를 불러서 장부를 분석시키고 어디서 돈이 새 나갔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그리고 조용히 사라지게 하죠. '크리스찬'은 평범한 공인회계사로 보일 뿐이지만, 그의 의뢰인들은 세계에서 가장 막강한 범죄자들입니다. 온화한 태도와 순진해 보이는 외모와 달리 의뢰인보다 더 위험한 인물이죠.
 
'크리스찬'의 숫자에 대한 놀라운 소질은 타고난 재능이고 신체적 능력은 독특한 양육 환경에서 탄생한 결과물인데요. '크리스찬'과 같은 사람을 가볍게 판단하기 쉽지만 상상한 것보다 많은 게 가능한 사람이라는 걸 알게 됩니다. '크리스찬'은 단순히 숫자만 다룰 줄 아는 게 아니라 예상 밖의 면모를 드러내죠. 훈련된 싸움꾼이면서 또 한편으로는 수학 천재입니다. 상충하는 것처럼 보이는 두 가지 성격은 그 어떤 인물과도 다르죠. '어떻게 그런 사람이 됐을까?', '어떻게 그런 기술을 습득했을까?', '어떻게 치명적인 싸움꾼이 됐을까?'라는 의문은 복잡하게 뒤얽힌 퍼즐 같습니다.
 
   
 
 
'크리스찬'은 자신의 개성과 '평범함'으로 여겨지는 관습 사이에서 갈등하고, 그 갈등은 삶을 지속하는 데 걸림돌이 됩니다. 하지만 깊은 곳에서는 크리스찬 역시 행복해지고 싶어 하고 인간적인 교류를 원하고 사랑을 꿈꾸고 우정을 바라죠. 모두가 그렇듯 걱정거리를 품고 있지만, 자신이 달성하고자 하는 인생의 목표가 있고 성공하고 싶어 하는데요. 다만 다른 사람들과는 다른 방식으로 생각할 뿐입니다. 안나 켄드릭이 연기한 신임 회계사인 '데이나 커밍스'를 만나면서 친밀감을 느끼고 관심을 기울이게 되면서 이전까지의 자신의 룰을 깨게 됩니다.
 
이처럼 '어카운턴트'는 기존의 어떤 영화와도 다른 캐릭터를 통해 기존에 볼 수 없었던 드라마를 만들어냅니다. 영화 속에 등장하는 분열적 이야기와 인물들처럼 신선한 관점으로 관습을 깬 작품이고 쉽게 정의 내릴 수 없죠. 서스펜스 스릴러이자 드라마고 액션 영화이며 인물 탐구 영화로 마치 퍼즐 조각처럼 이 조각들이 맞춰지면서 다층적인 각본과 복잡한 서사, 환상적인 인물들의 조화를 맛볼 수 있습니다. "남들의 기준에만 맞추면 앞으로 영원히 나아지지 않아요"라는 영화 속 대사는 우리 사회에게 던지는 말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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