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적·환경적 측면에서 한강의 가치 높아져…더 깨끗하게 지켜나가야

 

   
 

[문화뉴스] 한강은 서울 시민의 식수원인 동시에 없어서는 안 될 소중한 문화, 여가 공간이기도 하다.

자전거를 타고 한강변을 달리고 있노라면, 그간 쌓인 스트레스가 모두 날아가는 듯한 느낌이다. 휴일 오후에 한강 둔치에 돗자리를 펴놓고 친구나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다 보면, 이게 바로 웰빙(well-being)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절로 든다. 

 
이처럼 서울 시민들이 한강을 통해 누리는 정서적, 문화적 혜택은 사회적인 용어인 '어메니티(amenity)'의 측면에서 설명할 수 있다. '생활편의시설'이라는 말로 번역되는 어메니티는 환경 위생, 쾌적함, 생활환경 그리고 보전을 아우르는 복합적인 개념으로, 인간의 웰빙 중에서 환경적인 측면을 강조한 용어로 많이 사용된다. 
 
사실 요즘은 한강의 어메니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한강변에서 여가나 각종 문화생활을 즐기는 일이 낯설지 않은 풍경이 됐지만, 웰빙이나 환경 등의 관점에서 한강을 조명하기 시작한지는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정부가 추진한 한강 관련 프로젝트만 봐도 '한강개발 3개년 계획'(1967년), '한강종합개발사업'(1980년대) 등 과거에는 개발에만 그 초점이 맞춰졌던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기조가 변하기 시작한 것은 1992년 리우데자네이로에서 열린 'UN환경회의'에서 '지속가능한 개발'의 개념을 강조하면서부터다. 정부 역시 이에 영향을 받아 '한강 자연성회복 기본 계획'(2014), '한강협력계획(2015)' 등을 추진하며 한강의 자연성 회복과 관광활성화의 가치 공존에 앞장서는 모습이다. 개발에만 초점을 맞추던 것에서 한강의 자연성을 보존하고 문화, 관광, 여가 등 주민을 위한 어메니티 증진에 힘을 쏟고 있는 것이다. 
 
한강의 역할과 가치의 변화는 숫자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국무총리실 산하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KEI)의 발표에 따르면 2000년 기준, 한강의 가치는 연간 1조 8천 억 원에 이른다. 여기서 놀라운 사실은 전체 가치 중에서 여가선용의 대상으로써의 가치가 식수이용에 대한 가치보다 높게 나타났다는 것이다. 이는 단순히 식수원으로써의 역할을 넘어 시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데 한강이 큰 역할을 하고 있다는 반증이다.
 
하지만 '여가선용의 대상으로써 한강'의 역할을 더욱 확대해 나가기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숙제도 있다. 바로 수질개선 문제다. 한강 수질개선을 담당하는 기관인 환경부, 한강유역청, 한강수계관리위원회에서는 물이용부담금을 이용해 한강의 상수원 보호, 환경 기초시설 설치 및 운영, 수변녹지 조성, 생태하천 복원 등 한강 수질 개선을 위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이 같은 각종 한강수질개선 사업에는 시민들이 부담하는 물이용부담금이 큰 역할을 하고 있는데, 시민들의 물이용부담금 납부 및 각종 환경 관련 캠페인에 대한 적극적인 동참 노력 덕분에 수질개선 사업은 더욱 원활히 이루어지고 있다.
 
역사에 있어서 '만약'이라는 가정은 있을 수 없다. 환경도 마찬가지다. 시민들의 삶을 풍요롭게 만들어 주는 한강이 무분별하게 훼손되고 오염된다면, 결코 원래의 모습을 되돌릴 수 없다. 문화적 어메니티는 물론 한강의 물과 흙, 그 속에 사는 생명체들이 연출하는 천연의 에미니티까지 지속적으로 누리고 싶다면, 깨끗한 한강을 위해 더 많이 투자하고 더 효율적으로 한강유역을 관리할 수 있는 해법을 찾아야 할 것이다.
 
문화뉴스 이우람 기자 pd@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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