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MHN 박혜빈 기자] 정부가 23일 0시 부터 5인 인상 모든 모임을 금지하는 '핀셋방역'을 실시함에 따라 크리스마스에 식당은 물론 집이나 파티룸 등 숙박시설에서도 모임을 가질 수 없게 되었다. 

오늘은 크리스마스에 '집콕'하면서 보기 좋은 설원 배경의 영화들을 추천한다. 영화 속 뻥 뚫리게 시원한 하얀 눈 벌판이 밖에 못 나가서 답답한 마음을 조금이나마 위로해줄 것이다. 

 

 

러브레터

러브레터, 조이앤씨네마 제공

한국와 일본에서 모두 사랑받은 아련한 첫사랑 영화다. 일본 북해도의 아름다운 설원을 배경으로 한다. 특히 한국에서 인기가 많아 1995년 개봉 후 네 차례 이상 재개봉을 했다. 얼마 전인 23일에도 재개봉을 했기 때문에 극장에서도 볼 수 있다. 

여주인공 '와타나베 히로코'가 죽은 약혼자 '후지이 이츠키'의 옛주소를 알아내 고향인 북해도로 편지를 보내며 영화는 시작된다. 그러던 어느 날, '히로코'는 죽은 약혼자와 똑같은 이름을 가진 여성으로부터 답장을 받는다. 호기심과 그리움에 그 여성과 계속 편지를 주고받던 '히로코'는 죽은 약혼자의 어린 시절 첫사랑의 비밀을 알게 된다.

일본 여배우 나카야마 미호가 주인공 '와타나베 히로코'와 약혼자의 첫사랑 '후지이 이츠키'를 1인 2역으로 모두 맡아 연기한다. 옛사랑을 잊지 못하고 편지를 보내는 신비롭고 애련한 분위기의 ‘와타나베 히로코’와 그녀에게 답장을 보내는 맑고 활발한 ‘후지이 이츠키’의 서로 다른 매력을 섬세하게 묘사했다. 인물 간의 미묘한 감정선을 훌륭하게 소화해낸 그는 호치이 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며 당대 최고 여배우로 도약했다. 특히 그녀가 설원에서 "오겡끼데쓰까"를 외치는 장면은 세월이 흘러도 팬들의 가슴 속에 남아 있는 명장면 중 하나다. 

러브레터, 조이앤씨네마 제공

 

 

윤희에게

영화 '윤희에게' 포스터, 리틀빅픽쳐스 제공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던 '윤희' 앞으로 편지 한 통이 도착한다. 편지를 몰래 읽어본 윤희의 딸 '새봄'은 엄마가 평생 숨겨왔던 비밀을 알게 된다. 비록 너무 늦었지만 '새봄'은 엄마의 마음을 위로하고자 편지의 내용을 숨긴 채 여행을 제안한다. '새봄'과 함께 여행을 떠나게 된 '윤희'는 하얗게 눈이 내린 조용한 마을에서 추억을 쌓는다. 한편, '윤희'는 끝없이 눈이 내리는 그곳에서 첫사랑 '쥰'을 만날지도 모른다는 기대감에 가슴이 뛴다. 

'윤희'는 사실 동성애에 억압적인 한국 정서에 짓눌려 집안의 강요로 억지로 이성과 결혼했다가 이혼한 여성이다. 오랜 시간 자신의 욕망을 누르며 살아왔지만 '새봄'의 도움으로 묻어뒀던 첫사랑 '쥰'을 찾아가면서 삶의 희망도 찾게 된다. 배우 김희애가 특유의 기름기를 덜고 '윤희'의 고독한 심리를 표현해 울림있는 호연을 보여주었다. 

아픈 이야기를 아프지 않고 담담하게 그려내서인지 영화가 끝나도 한동안 여운이 짙게 남는다. 저예산 독립영화라는 말이 무색하게 캐릭터가 지닌 힘과 서사를 지탱하는 정서가 단단하다. "추신. 나도 네 꿈을 꿔"라는 대사가 오래 기억에 남는다. 영화 내내 내리는 눈이 따뜻하게 느껴질만큼 사랑과 인간성의 온기가 차분하게 느껴지는 영화다. 

영화 '윤희에게' 포스터, 리틀빅픽쳐스 제공

 

리틀 포레스트2: 겨울과 봄

리틀 포레스트2: 겨울과 봄, 영화사 진진

인스턴트 식품에 질리고 사회생활에 지친 '이치코'는 불현 듯 고향인 코모리로 돌아온다. '리틀 포레스트2'는 고향에 온 '이치코'의 본격 음식 조리 영화다. 고향에 돌아온 '이치코'는 낯익은 필체의 편지를 받는데 그 편지는 바로 몇 년 전 갑자기 사라졌던 엄마가 보내온 것이었다. 편지를 읽고 난 후에도 한참 동안 자신이 무엇으로부터 도망쳐 온 것인지 계속 모른 척 하던 '이치코'는 어느 날 문득, 엄마는 왜 떠났는지 그리고 자신은 왜 고향으로 오게 되었는지 어렴풋이 깨닫게 된다. 

이 영화를 리메이크한 한국 영화도 흥행했지만 원작만의 또다른 매력이 있다. 한국 리메이크 작이 대사도 많고 이야기 중심이라면 일본 원작 '리틀 포레스트'는 좀 더 요리가 세밀하게 나오고, 대사 없이 자연이 나오는 비중도 크다. 또한 털털하고 말도 많은 한국의 주인공과 달리 일본의 주인공은 말이 별로 없고 속마음도 잘 드러내지 않는다. 

영화를 본다면 단 며칠만이라도 저런 곳에서 느긋하게 지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고즈넉한 풍경, 시골집, 정갈한 음식 등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영화를 보면 '배고프다'라는 말이 절로 나올지도 모른다. 느리게 흘러가는 화면과 영상을 그저 바라만 봐도 힐링이 되는 기분이 든다. 

리틀 포레스트2: 겨울과 봄, 영화사 진진
리틀 포레스트2: 겨울과 봄, 영화사 진진

 

 

크리스마스엔 이 영화! 하얀 설원 배경의 영화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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