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측 김치, 한복 등 문화·역사 왜곡 심각
'빈센조' 중국 비빔밥 PPL 논란
PPL전문가 "주연배우 송중기 오케이 했을 것"

사진=tvN '빈센조'
사진=tvN '빈센조'

[문화뉴스 한진리 기자] 송중기, 전여빈 주연의 드라마 '빈센조'가 중국 비빔밥 PPL(간접광고) 논란에 휩싸였다. 

16일 디스패치는 tvN '빈센조'의 중국 비빔밥 PPL 관련 보도를 전했다.

문제가 된 장면은 '빈센조' 8회 방송분에 등장하는 식사 장면이다. 전여빈(홍차영 역)은 지푸라기 사무실에서 근무하고 있는 송중기(빈센조 역)에게 비빔밥 도시락을 건냈고, 송중기는 해당 도시락으로 식사를 했다. 

방송 직후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눈을 의심했다. 이 시국에 중국 PPL이라니'라는 글이 올라오며 황당하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해당 제품은 국내에서 잘 알려지지 않은 중국 즈하이궈의 인스턴트 식품이다. 게다가 주연배우 송중기가 직접 먹는 장면으로 등장했다. 단 몇 초간의 노출이라도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에서 스트리밍 되는 만큼 그 홍보효과와 파급력은 매우 클 것으로 짐작할 수 있다. 

사진=농림축산식품부
사진=농림축산식품부

최근 중국은 김치부터 한복, 유명인, 영토까지 왜곡하는 문화·역사공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지난해 11월 중국 관영매체 환구시보는 '파오차이(중국식 절임 채소)'가 김치의 원조라는 황당한 주장을 보도했다.

환구시보는 국제표준화기구(ISO)의 김치 산업 6개 식품 국제 표준을 제정했다며 "중국의 김치산업은 이번 인가로 국제 김치 시장에서 기준이 됐다. 우리의 김치 국제 표준은 세계의 인정을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중국식 염장 채소인 파오차이는 김치와 엄연히 다른 음식인데, ISO 인증을 두고 마치 중국의 김치가 국제 표준이 됐다는 식의 잘못된 보도를 한 것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보도자료를 통해 이를 즉각 반박했다.

농식품부는 “우리 김치에 관한 식품규격은 2001년 유엔국제식량농업기구(FAO) 산하 국제식품규격위원회에서 회원국들이 이미 국제 표준으로 정한 바 있다”며 “이번에 ISO 24220으로 제정되는 내용은 파오차이에 관한 사항이며, 이는 쓰촨의 염장채소”라고 설명했다.

특히 “ISO 문서도 파오차이로 명시하면서 해당 식품 규격이 김치에 적용되지 않는다는 내용이 명시돼 있다”고 강조했다. 

사진=tvN '빈센조'
사진=tvN '빈센조'

제작사 입장에서 막대한 제작비를 감당하기 위한 PPL은 불가피한 선택이다. 대다수의 시청자들 역시 이를 감안해 PPL 자체를 문제 삼지는 않는다. 그러나 최근 역사, 문화를 두고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중국 제품 PPL이라면 이야기가 다르다.

비빔밥은 명백히 한국 고유의 음식이다. 중국식 비빔밥이 판매되고 있어도 분명히 한국의 전통 비빔밥과는 다른 음식이다. 

만일 한국에 대해 잘 모르는 외국인이 해당 장면을 본다면 비빔밥을 중국 전통 음식으로 오해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누리꾼들은 문제를 제기한 커뮤니티 글에 '차라리 확실한 중국음식인 훠궈, 마라탕을 내보내지 그랬느냐'는 등의 댓글을 올리며 날선 반응을 보이고 있다.

사진=온라인커뮤니티 캡처

전문가들도 아쉬움을 토로했다.

중국의 문화공정을 강력하게 규탄해 온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제작비 부분을 무시할 순 없지만 요즘 시기엔 정말 안타까운 결정인 것 같다"고 강조했다.

서 교수는 최근 중국이 김치, 한복, 판소리 등을 자국 문화라고 주장하고 있는 상황을 언급하며 "한국 드라마의 세계 영향력을 통해 수많은 나라에 제품 홍보를 노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국어가 적힌 비빔밥이 자칫 해외 시청자들에겐 중국 음식으로 오해를 불러 일으킬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PPL 전문가는 배우의 안일함을 지적했다.

그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배우의 최종 승낙 없이는 그 어떤 PPL도 진행되지 않는다. 중국 비빔밥을 받은 제작사도 그렇지만 이를 OK 하고 먹는 배우도 문제"라고 강조했다.

한편 빈센조 제작사 측은 논란이 불거지자 해당 제품의 잔여 PPL 계약 취소 수순을 밟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송중기, 전여빈 등 배우들의 호연과 감각적인 연출로 시청률 고공행진을 이어가던 '빈센조'가 중국 PPL 논란을 말끔히 씻어내고 시청자들의 마음을 돌릴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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