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영남, "첫 공연 때 떨렸다. 이제 시작이고 열심히 달릴 것"
윤서현, "CJ토월극장에서 핀 조명 잡던 과거", 현재까지 달려온 뜻깊은 소감 전해
연극 '리차드3세' 2월 13일까지 단 5주간 공연
초연보다 더 세밀해진 완성도, 2022년 꼭 봐야할 첫 번째 연극

[문화뉴스 문수인 기자] 황정민 주연의 연극 <리차드3세>가 4년 만에 귀환했다.
연극 <리차드3세>가 오늘(13일) 오후 3시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기자간담회를 진행했다.
지난 11일부터 시작해 오늘로 2일 차인 연극 <리차드3세>의 13인의 주역과 함께 서재형 연출이 현장에 참여했다.
서재형 연출가는 “2018년 초연 땐 정말 질주만 하지 않았나. 시간이 지나 올해는 질주가 멈출 수밖에 없었다. 속상하지만 돌아볼 수 있는 이 시간이 소중함을 느끼고 있다. 사회가 우리를 질주하게 만든 것이 무엇인지 생각하게 되었고 극 속에서만큼은 질주해야 하는 장면과 굳이 하지 않는 장면은 없애고 새롭게 2021년 버전을 만들게 되었다”고 밝혔다.
이어 “모든 인생살이가 다 그런 그것(연극) 아닌가. 복잡한 관계 속에서 리차드3세가 조작하고 있음이 그대로 드러나야 하는데 배우들이 잘 소화해주어 관객분들에게 분명하게 나타날 수 있어 감사하다”고 말했다.

국립창극단 출신 정은혜는 초연에 이어 '마가렛 왕비'역을 맡았다. 역할이 가진 한이 초연보다 더 짙어진 깊은 연기를 보여주었다. “2018년도 전심을 다 해 대배우와 에너지를 잘 합해서 보여드리고자 했다. 이번도 마찬가지로 늘 소외되고 외로운 캐릭터지만 예언을 하고 저주를 퍼붓는 역할이라 전달하는 데에 중점을 두고 잘해야겠다 생각했다. 육아를 하다 보니 한이 더욱 깊어질 수 있었다”라고 전했다.
또 “'그대가 무슨 죄를 지었는지 아는가?' 라는 대사가 관객에게도 전달하는 메시지가 아닐까 생각된다. 리차드가 죄를 키워가는 과정 안에서 우리가 살면서 간과하고 지나친 것들을 한 번쯤 생각해보길 바란다. 리차드가 뒤틀린 모습으로 태어나고 싶지도, 이런 악한 삶을 살고 싶지도 않았을 것이다. 결국 결핍되게 만든 요인들이 존재하고 우리는 소외된 사람들을 바라볼 수 있어야 한다”고 극을 관통하는 명대사를 뽑았다.

'리차드3세'역을 맡은 배우 황정민은 이 작품에 대한 매력에 대해 “많은 연극 중에서도 고전극을 선택하게 된 이유”가 희망을 줄 수 있을 것이라 답했다. 그는 “연극학도일 때 선배님들이 고전 작품을 대학로에서, 예술의전당과 국립극장에서 올리는 걸 보고 동경해왔다. 고전극의 힘을 그때 알았다. 하지만 현재 클래식의 위대함이 사라져가고 있더라, 그래도 연극을 좋아하는 집단인 우리가 계속해서 고전극을 해야 하지 않겠나 해서 시작한 것이 로미오와 줄리엣이었고 리차드3세였다”고 작품 선택의 이유를 전했다.
이어 “대중들뿐만 아니라 이 일을 시작하려는 학생들과 후배들에게도 이 무대를 통해 보여주고 싶었다. 선배들이 고전극을 열심히 하고 있으니 당신들도 할 수 있다고 말이다”고 전하며 뒤를 이을 연극계 후배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로 다가가길 바랐다.
황정민은 자신만의 '리차드3세'의 포인트에 대해 '빨간 얼굴'이라 답해 현장에 웃음을 선사했다, 땀이 많아 무대에 서면 금방 지워지기에 황정민의 생생한 표정 연기를 볼 수 있을 그것으로 예상한다.
연극 <리차드3세>의 방대한 대사량에 대해 그는 “배우니까 당연히 해야 한다. 연습을 하면 자연스럽게 외워지는 것”이라 답하며 “코로나19로 인해 연극무대를 지켜주신 관객분들께 너무 감사드린다. 박수 쳐주셔서 응원해주셔서 힘이 난다. 2018년도와 또 다른 에너지인 것 같고 커튼콜할 때도 뭉클함이 올라온다”고 전했다.

장영남은 오랜만에 연극무대로 돌아왔다.
극 중 리차드3세의 형수이자 피로 얼룩진 권력 쟁탈전에서 리차드3세와 경쟁 구도를 팽팽히 이루며 극의 긴장감을 높일 엘리자베스 왕비 역을 맡은 장영남은 "첫 공연에 너무 떨렸다. 다른 배우들이 '베테랑이 왜 그러냐'고 물어볼 정도로 정말 많이 떨었다. 실수 없이 첫 공연을 마친 것만으로도 만족스럽다. 앞으로 갈 길이 멀다. 이제 시작이니 열심히 달릴 준비를 해야 할 것 같다"고 첫 공연 소감을 밝혔다.
오랜만에 연극 무대에 복귀한 것에 대해 "너무 기대됐다. 초연 때 이 공연을 객석에서 봤다"며 "재공연에 대한 부담감이 있었지만 함께하는 분들이 너무나도 뛰어난 분들이기 때문에 많이 도움받고 즐겁게 연습했다. '리차드3세'를 하길 잘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황정민과 연기 호흡에 대해 “황정민 선배님은 늘 멋있고 최고다. 최선을 다해서 무대를 꽉 채우시는 그 연기 변주를 보는 것만으로도 너무 좋다”고 전했다.

극 중 리차드3세의 친형이자 요크가의 황제 에드워드4세로 변신한 배우 윤서현은 “연극과를 졸업했지만, 전통극은 처음이다. 현대극과 전혀 다른 호흡이나 발성이 상당한 부담감으로 다가온 동시에 좋은 어른을 바라보고 자란 아이는 태도가 바뀐다고, 함께하게 된 훌륭한 배우, 연출분을 통해 배워가는 시간 같다”고 전하며 무대를 진심으로 즐기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윤서현은 울컥해 하며 “CJ토월극장에서 다른 무대의 다른 배우의 핀 조명을 잡았었던 제가 떠오른다. '언제쯤 나도 저 무대에 서 볼 수 있을까?' 생각했었다. 정말 감격스럽다”고 전했다.
한편, '오징어게임'으로 화제를 모은 배우 오영수가 출연하는 연극 <라스트세션>도 매진이라는 뜨거운 결과를 보여주고 있는데, 연극계가 다시 살아나는 것만 같은 이런 현상에 대해 황정민은 “어떠한 현상이라기보다 우리는 늘 굳건히 무대를 지키고 있었을 뿐, 묵묵히 무대를 해나가고 있었다는 것을 알아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연극 <리차드3세>는 2월 13일까지 단 5주간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공연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