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 고전을 우리의 언어와 소리로 풀어내

(사진=국립극장 제공)
(사진=국립극장 제공)

[문화뉴스 김서연 기자] 국립극장 전속단체 국립창극단이 셰익스피어 작품 '리어왕'을 창극화한 작품 '리어'의 초연을 펼친다.

국립창극단이 이번에 펼치는 '리어'는 영국 극작가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비극 '리어왕'을 창극화한 작품으로, 서양 고전을 우리 고유의 언어와 소리로 새롭게 풀어낸다.

'리어'는 시간이라는 물살에 휩쓸려가지 않으려 발버둥 치는, 어찌할 수 없는 인간의 어리석음을 2막 20장에 걸쳐 그려낸다. 창극을 위해 극본을 새롭게 집필한 배삼식 작가는 삶의 비극과 인간에 대한 원작의 통찰을 물(水)의 철학으로 일컬어지는 노자의 사상과 엮어냈다.

이 작품은 리어와 세 딸, 글로스터와 두 아들의 관계를 통해 서로의 욕망을 대비시키면서 세대와 관계없이 인간의 어리석음을 이야기한다. 첫 창극 연출에 도전하는 정영두 연출은 이번 작품에서 극 중 인물을 선악으로 구분하지 않고 각자의 생을 살아내고 욕망을 위해 투쟁하는 인간의 본성을 그리는 데 집중했다.

정 연출은 "고요해지지 않으면 들여다볼 수 없는 물처럼 흐려지기 쉬운 인간의 마음을 '리어'라는 인물을 통해 들여다보고자 한다"라며 연출 의도를 전했다.

(사진=국립극장 제공)
(사진=국립극장 제공)

무대는 고요한 가운데 생동하는 물의 세계로 꾸며져 거대한 자연 앞에서 연약한 인간의 존재를 보여준다. 달오름극장 무대 전체에 20t의 물이 채워질 예정으로, 수면의 높낮이와 흐름이 변화하며 작품의 심상과 인물 내면의 정서를 드러낸다.

고정관념을 깬 캐스팅도 눈길을 끈다. 국립창극단 간판스타 김준수와 유태평양이 각각 리어와 글로스터 역을 맡았다. 이들은 '나이 듦'에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인물이 처한 상황에 집중하며 분노와 회한, 원망과 자책으로 무너지는 인간의 비극을 섬세하게 표현할 예정이다.

'작은 거인' 민은경은 코딜리어와 광대를 오가는 1인 2역 연기를 펼치고, 이소연·왕윤정·이광복·김수인 등 국립창극단 배우들의 다채로운 면면과 조화로운 호흡을 엿볼 수 있다.

한편, 국립창극단 '리어' 공연은 오는 3월 17일부터 27일까지 달오름극장에서 열린다. 예매와 문의는 국립극장 홈페이지 또는 전화를 통해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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