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일단 퀸/킹카에 대한 존경심에서부터 시작한다. 보통 퀸카킹카라 함은 외모는 물론 인성까지 좋은 사람을 칭한다. 얼굴만 놓고 퀸카라하는건 용납할 수 없음이다.그리 완벽한 존재기에 퀸카와 킹카 주위엔 항상 이성이 많다. 그리고 아주 높은 확률로 애인이 있다.퀸카 공략을 하기에 먼저 알아야 할 것은 확률이다. 평범한 사람이 결혼하기 전 사귀는 사람이 몇 명이나 될까. 통계는 내보지 않았지만 주위를 보면 그래도 4-5명은 사귀는 것 같다. 결혼을 그 중 한 명과 한다고 볼 때, 결국 이성관계의 로망에 골인하는 확률은 겨우 20
[문화뉴스] 일본 프로야구에는 '사와무라상'이란 게 있다. 일본 야구 초창기에 활약한 특급 투수 사와무라 에이지를 기리기 위해 만든 상으로 미국의 '사이영상'과 흡사하다.사이영상이 양대리그(AL, NL)에서 한 명씩 총 두 명에게 주는 것과 반면, 사와무라상의 조건은 무척 까다롭다. 한 시즌 기준으로 25회 이상 등판, 15승 이상, 10경기 완투, 방어율 2.50 이하, 승률 6할 이상, 200이닝 이상 투구, 탈삼진 150개 이상이라는 조건을 모두 충족시켜야 한다.기준에 도달하지 못하면 아예 수상자를 내지 않는 게 원칙이
[문화뉴스] 가장 처음 좋아하기 시작한 야구팀은 해태 타이거즈다. 해태를 좋아한 이유는 다른 많은 사람과 비슷하다. 유명해서 혹은 잘해서. 야구가 내 눈에 초점 잡히기 시작한 건 아마 초등학교 3, 4학년 정도였던 것 같다. 토요일 낮이라야 WWF 레슬링을 보면 된다지만, 일요일 낮에의 무료함은 견딜 수 없었다. 낮 1,2시경은 드라마 재방송이 하는 시간이었고, 3시 이후부터는 야구, 농구 등이 중계됐다. KBS에선 농구와 야구가 고루 나왔지만 MBC는 주로 야구를 방송했다. 그런데 뭔가 이상한 게, 유독 빨간 유니폼만 많이 나왔다
[문화뉴스] 언젠가 지하철에서 아무 특징도 없는, 냄새도 흔적도 없을 것 같은, 한 여자를 바라보며 생각에 잠긴 적이 있다.'저렇게 평범하고 색깔 없는 여자일지라도, 내 여자라는 의미를 부여하는 순간 특별한 사람이 되겠지'라고 말이다. 얼마나 평범했냐면 잠시 후 지하철을 내리고는 키가 얼마였는지, 머리색은 무엇이었는지, 하물며 성별이 여자가 맞긴 한 건지 또렷하지도 않았다.이어 생각은 '반대로 볼 때 아무리 예쁘고 찬란하게 빛나는 여자일지라도, 아무런 의미가 담겨 있지 않다면 평범하기 그지없다'라는 데까지 이어졌다. 즉, 의
[문화뉴스] 과장을 보태 100번은 되는 것 같다. 누군가를 누군가에게 소개해준 적이. 그러나 도둑질도 100번이면 전문가가 되는 것에 반해 이 '소개'라는 건 좀처럼 실력이 늘지 않는다.소개를 잘한다는 건 어떤 것일까. 그냥 서로 인사를 시켜주는 것? 하지만, 소개팅 주선에서 '잘한다'라는 말을 듣는 건 십중팔구는 '좋은 사람을 소개해줬을 때'다. 마음에 드는 사람이 소개팅에 나왔을 때에야 말로 짝이 이뤄지건 아니건을 떠나 "그때 정말 고마웠어. 맘에 들었음"이라는 진심 어린 감사를 받게 된다.소개를 제대로 못한다는
[문화뉴스] 하는 일이 글쓰기이다 보니 좋은 커피숍이 어디인지에 대해 항상 많은 고민을 한다.집에서 쓴다면 좋겠지만 예로부터 집에서 무슨 일이라도 하려 할 경우, 부모님은 있는 심부름 없는 심부름을 '5개/시간' 정도의 횟수로 생산해 내신다(능력자이심). 커피숍에서 하는 작업은 일도 하고 좋아하는 커피도 마실 수 있는 일거양득의 효과를 낸다.일단 가장 먼저 하는 고민은 '자리가 있느냐'다. 작업을 하러 노트북을 낑낑 가져갔는데 자리가 하나도 없다면(그것도 연인들만 넘치는) 완벽한 낭패. 특히 번화가에서도 핫플레이스는 자리 잡
[문화뉴스] 몰골이 말이 아닌 채로 집 밖을 나서는 일이 있다.정확히는 자주 있다. 전날 늦게까지 술을 마시고 잠과 사투를 벌이다 간신히 승리를 거두고 나오는 길이 보통 그렇다. 그런 날 아침은 보통 샴푸와도 한바탕 승부를 가린다. 내가 도대체 너를 썼느냐 안 썼느냐를 가지고 말이다. 피곤함에 샴푸를 했는지 않았는지도 확인하지 못한 채 길을 나선다.그런데 이상하게 그런 날이면 유독 시선을 많이 받는단 느낌이 든다. 앞에 앉아 있는 아주머니도 나를 보는 것 같고 특히 지나가는 많은 젊은 처자들은 한 번씩 나를 훑고 가는 것 같다. 물
* 요즈음 [명사] 바로 얼마 전부터 이제까지의 무렵. 문화뉴스판 사설(社說)[문화뉴스=아띠에터 칼럼그룹] 언젠가부터 '케바케'라는 용어가 심심치 않게 들리고 있다. 'case by case', 직역을 하면 '개별적으로', '신중하게' 정도의 의미이지만 우리나라에서 이 말은 '경우에 따라 다르다' 정도로 해석된다. 무언가 상담거리를 들고 오는 동료의 질문에 대해 가장 적절하고도 무관심해 보이는 대답이기도 하다.그만큼 케바케는 모든 영역에 해당되는 말이다. '경우에 따라 다르다', 이 얼마나 논리적이고도 포괄적인
[문화뉴스] 투첼로스(2chellos). 이름만 들으면 단순히 첼리스트 두 명이 나오는 그룹 같다. 정장 차림의 두 사람이 나와 바흐의 첼로 곡 정도를 치는 예상 가능한 연주. 하지만, 크로아티아 출신의 이 그룹이 이름처럼 빤한 뮤지션이 아니라는 건 단 한 곡만 들어도 알 수 있다. '헤드뱅잉 첼리스트'라고 불리는 게 괜한 이유가 아니다. 유난히 하늘이 찌뿌드드했던 지난달 25일, 투첼로스 내한 일정의 두 번째 공연이 치러졌다. 오전부터 많은 비가 내려 텅 빈 객석을 예상했지만 기우에 불과했다. 투첼로스의 내한 공연은 3일 모두
* 요즈음 [명사] 바로 얼마 전부터 이제까지의 무렵. 문화뉴스판 사설(社說)[문화뉴스=아띠에터 칼럼그룹] 야구에서 수비를 정말 잘하는 선수에게 '명품 수비수'라는 말을 쓴다. 한국에서 찾자면 명품유격수 박진만, 국민우익수 이진영 등이 있다. 미국으로 갈 경우 명예의 전당에 헌액된 클리블랜드 인디언즈의 유격수 오마 비즈켈 등이 있다.비즈켈이나 이진영의 경우 아크로바틱한 명장면이 많다. 거의 50여 미터를 달려 볼을 잡는가 하면 다른 야수가 흘린 공을 기가 막히게 잡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이 세사람의 수비를 비교할 때 이진영은
* 요즈음 [명사] 바로 얼마 전부터 이제까지의 무렵. 문화뉴스판 사설(社說)[문화뉴스=아띠에터 칼럼그룹] 좋아하는 걸 직업으로 삼는다는 건 무척 행복해 보인다. 축구를 좋아하는 사람이 축구 선수가 되고, 노래하기를 사랑하는 사람이 가수가 되는 일은 무척 멋져 보이기도 하고 왠지 성공은 따 놓은 당상 같다. 하지만, 경험한 사람들은 안다. 마냥 행복한 게 아니라는 걸 말이다.글쓰기를 좋아하고 글 쓰는 일을 하고 있지만 좋아하는 게 직업으로 다가오는 건 또 다른 고민거리로 다가온다. 좋아하던 게 싫어하는 것이 될 수 있다는 것. 소설
[문화뉴스] 나이가 들었다는 걸 확실히 느낄 때는 바로 식사를 한 다음이다. 10대, 20대 시절만 해도 파릇파릇한 청춘과 넘치는 체력을 앞세워 졸음 따위 어렵지 않게(사실은 힘겹게) 이겨냈으나 이젠 너무 힘들다. 잠을 후련히 자고 싶지만 그렇게 편히 눈을 감을 수 있는 순간은 그다지 많지 않다(문제는 지금도 졸림). 그래서 언젠가부터 잠을 쫓아내기 위한 혼자만의 전쟁이 시작됐다. 겪지 않으면 의심하고 보는 성격 때문에 일단 체험을 목표로 하나씩 실천하고 있다. 식이요법도 있고 산책, 수다 등 다양한 방법을 시도했다.가장 단순하고
* 요즈음 [명사] 바로 얼마 전부터 이제까지의 무렵. 문화뉴스판 사설(社說)[문화뉴스=아띠에터 칼럼그룹] '숫자 맞추기'는 가끔씩 즐기는 놀이다. 지금이 몇 시인지, 또 몇 도인지, 저 사람의 체중은 몇인지 머릿속으로 가늠해본다.대략적으로 대충대충 즐기는 놀이라고 하지만 그래도 뭔가 승부욕이 생겨 허투루 질러대지는 않는다. 남산만한 덩치의 레슬링 선수를 보고 '56킬로겠지'라고 하지는 않는다. 다 규칙은 있다.일단 시간은 기억으로 더듬어 간다. '집에서 8시 10분에 나왔고 지금이 용산 역이니 8시 40분쯤이겠지' 하는
[문화뉴스 아띠에터 칼럼그룹] 언젠가 이상형에 대해 고민하다 집어치운 적이 있다. 코는 어떻고 눈은 어떻고 하며 조건을 붙여 나가다, 결국 이런 식으로 가면 김태희를 능가하는 지색겸비의 미인이 등장할 거란 예상 때문이었다. 결국 모든 조건이 최상인 사람이라면 이상적인 게 아닐까.하지만 이상형의 범위를 내 수준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 사람으로 정하면 달라진다. 생각해보면 제대로 된 이상형을 설정하는 건 대학교 입학이나 취업을 할 때와 꽤 비슷하다. 결국 대학 진학이나 취업은 '자신의 수준보다 좀 더 높지만 노력하면 갈 수 있는' 곳
* 요즈음 [명사] 바로 얼마 전부터 이제까지의 무렵. 문화뉴스판 사설(社說)[문화뉴스=아띠에터 칼럼그룹] 최근 들어 머릿 속을 빙빙 도는 생각 중 하나는 호감과 비호감에 대한 것이다. 난 호감형일꺼 비호감형일까. 사람들과 두루두루 별 탈 없이 지내는 걸 떠올리면 호감형이란 생각이 들면서도, 한편으로는 종종 다투기도 하고 얼굴을 붉힌 적도 있어 자신 없다.하지만 주위를 볼 때 그 둘을 구분하는 건 어렵지 않다. 사람의 기호가 천차만별이라지만 교집합을 이루며 이곳저곳에서 다시 저곳이곳으로 떠밀리며 뒷말의 대상이 되는 사람이 있다.그래
* 요즈음 [명사] 바로 얼마 전부터 이제까지의 무렵. 문화뉴스판 사설(社說)[문화뉴스=아띠에터 칼럼그룹] 언젠가 누군가한테 이런 이야기를 듣고 나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거렸다."턱수염이 나면 키가 더이상 자라지 않는데." 20살도 넘었지만 내 키는 여전히 자라고 있었고 턱수염 또한 하나도 없었다. 조니 뎁이나 최민식처럼 턱수염을 멋있게 기른 사람을 보며 부러워하다가도, 키가 좀 더 자랐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다시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20살 때 179cm였던 내 키는 군대에 가서도 조금씩 커졌고 제대할 무렵엔 182cm가 돼
* 요즈음 [명사] 바로 얼마 전부터 이제까지의 무렵. 문화뉴스판 사설(社說)[문화뉴스=아띠에터 칼럼그룹] 마을버스를 타면 흔히 보게 되는 장면이 있다. 바로 운전기사가 창밖으로 누군가와 인사를 나누는 모습. 교차로를 지날 때나 골목 어귀에 잠시 정차할 때 "어이, 밥은 먹었어?"라고 기사에게 누군가 친근하게 말을 건넨다.언젠가 그렇게 버스 기사가 창밖으로 대화하는 걸 보다 일상 같은 모습에 자던 잠을 다시 청하려다, 무엇인지 확실치 않은 위화감에 머리 한 편이 싸해지며 신경이 쓰였다. 대체 왜 신경이 쓰이는 건지 다시 고민하기
* 요즈음 [명사] 바로 얼마 전부터 이제까지의 무렵. 문화뉴스판 사설(社說)[문화뉴스=아띠에터 칼럼그룹] 친구 중 가장 편한 건 역시 '동네 친구'다. 하지만 토박이가 아닌 한 동네에 친하고 편한 친구들이 있기란 쉽지 않은 일. 광명으로 이사를 간 지 4,5년이 된 어느 날, 내겐 '동네 친구 하나 있으면 좋을 텐데'하는 간절함이 들었다.그러다 생각이 미친 게 '바(bar)'였다. 특히 바텐더들이 있는 모던 바. 퇴근이 늦을 수밖에 없는 특성 상 유흥업소 종사자들은 근처에 사는 경우가 많고 또 그런 곳에서는 대화를 할
* 요즈음 [명사] 바로 얼마 전부터 이제까지의 무렵. 문화뉴스판 사설(社說)[문화뉴스=아띠에터 칼럼그룹] 지난 3월 29일 1박 2일의 일정으로 이외수 작가가 있는 화천 '감성마을'에 다녀왔다. 감성마을 문학교실의 2기 연수생인 친구를 통해 4기 공모 소식을 들었고 지원을 해 새 식구가 됐다.신입 연수생들의 오리엔테이션은 2주 전인 15일에 열렸으나 바쁜 일정으로 챙기질 못했다. 3월 마지막 주말인 첫 수업일 또한 할 일이 발에 챘으나 이번에도 못 가면 앞으로 주욱 못 갈 것 같다는 예감에 다른 일들을 모두 뒤로 꾹 밀어버렸다
* 요즈음 [명사] 바로 얼마 전부터 이제까지의 무렵. 문화뉴스판 사설(社說)[문화뉴스=아띠에터 칼럼그룹]사회생활을 하는 사람이라면 대부분 5-6개 이상의 카카오톡 그룹에 속해 있고 각 방당 하루에 10개의 메시지만 받아도 이미 50개가 넘는다. 또 활성화된 카톡 방에는 몇백 개를 넘어 천 단위까지 대화가 오고 간다. 알림도 진동도 꺼놓고 모른 채 넘어가고 싶지만 노란 카톡 아이콘에 살포시 매달려 있는 빨간 숫자에 오늘도 한숨을 쉬며 버튼을 누른다. 일단 들어가기만 하면 숫자 표시는 사라지니까. 하지만, 단순히 숫자를 지우러 터치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