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1일, 뮤지컬 '데드 독'으로 첫 내한공연을 가지는 '니하이 씨어터' 소개

   
 


[문화뉴스]
오는 21일부터 4일간 공연되는 뮤지컬 '데드 독'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뮤지컬 '데드 독'은 "오늘날 영국에서 가장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극단"이라는 찬사와 더불어 영국, 미국, 호주 등에서 수많은 열성 관객을 몰고 다니는 니하이 씨어터(Kneehigh Theatre)의 첫 내한 작품이기 때문이다. 이번 기사에서는 오는 21일 이들을 만나기에 앞서, 세계가 주목하고 열광하는 이 극단은 어떤 극단인지에 대해 보다 상세하게 소개하고자 한다.

영국을 대표하는 연극단체라고 하면 흔히 런던을 중심으로 내셔널 씨어터나 셰익스피어 글로브, 또는 로열 셰익스피어 컴퍼니 등을 떠올리곤 한다. 그러나 세계 어느 나라보다 탄탄한 연극적 기반과 두터운 관객층을 갖추고 있는 영국에 있어서는 연극의 변방이란 무의미해 보이기도 한다.

 

   
 

니하이 씨어터는 영국 남서부 해안 지방인 콘월(Cornwall)에서 1980년 창단돼 35년의 역사를 지니고 있는 극단으로, 콘월 지방의 주민 및 아티스트들과 활발하게 교류하고 있다. 이들은 지역 고유의 신비로운 색채를 진하게 유지하면서도 영국 전역을 무대로 활발한 작품 활동을 벌이고 있으며, 미국 브로드웨이로도 진출, 현재는 영국을 대표하는 극단 중 하나로 세계적인 명성을 누리고 있는 단체다.

니하이를 창립한 연출가 마이크 쉐퍼드(Mike Shepherd)는 연극에 대한 꿈을 접고 교사로 일하던 중 고향인 콘월로 돌아와 마을의 학생들과 농부, 간판제작공, 전기공, 동네 카페의 기타리스트 등 다양한 사람들을 모아 연극 워크샵을 열었고, 이는 극단의 창단으로 이어졌다고 한다.

이들은 마을 회관이나 천막, 절벽 꼭대기, 호숫가, 채석장, 오래된 성 등 장소를 가리지 않고 공연하는 집단이었다. '분홍신(The Red Shoes)', '주신 바커스(The Bacchae)'처럼 익숙한 동화나 신화, 또는 '트리스탄과 이졸데(Tristan & Yseult)'처럼 콘월 지방의 옛 전설에 바탕을 둔 이야기들은 모두 공연 장소의 신비로운 특수성과 결합, 거친 매력과 생생한 에너지를 뿜어냈고, 관객들은 이들의 매력에 사로잡히기 시작했다.

 

   
 

이들의 작품은 고전적인 스토리텔링에 충실하면서도 라이브 음악이나 인형극과 같은 여러 요소들을 극적으로 다양하게 활용한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동시에 시각적으로도 강렬한 이미지를 빚어내는 것이 특징이다. 니하이 씨어터는 이렇게 독특하고도 혁신적인 스타일을 각인시키며 영국 공연계의 중심에 굳건하게 자리 잡는 극단이 된 것이다.

이들은 2006년 '트리스탄과 이졸데'로 처음으로 미국에 진출했으며, 2007년에는 데이비드 린(David Lean) 감독의 칸 영화제 그랑프리 수상작 영화를 무대로 옮긴 '밀회(Brief Encounter)'를 발표했다. 시대를 뛰어넘어 사랑을 받는 명작 로맨스에 니하이만의 새로운 에너지를 더해 넣은 이 작품은 런던 웨스트엔드에서 대성공을 거뒀으며, 뉴욕을 비롯한 미국 여러 도시를 투어하며 토니상 2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되기도 했다. 이후 니하이의 명성은 세계로 널리 퍼져 나가기 시작해 현재는 미국뿐만 아니라 호주, 뉴질랜드, 중국, 중동에 이르기까지 전 세계를 투어 하는 극단으로 성장했다.

2010년 본거지인 콘월 지방 해안가의 아름다운 정원 속에 천막형 공연장인 어사일럼(The Asylum)을 개관한 이들은 공연의 중심지로 여겨지는 런던에서 멀리 떨어져 있으면서도 지역민들을 비롯한 영국 전역의 관객들로부터 열광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더구나 이미 영국 언론에 의해 심층 기사로 다루어진 바 있듯이, 로열 셰익스피어 컴퍼니, 내셔널 씨어터, 던마 웨어하우스, 브리스톨 올드 빅을 비롯한 영국의 다른 유서 깊은 극단들이 앞 다퉈 공동으로 작업하고 싶어 하는 단체로도 손꼽힐 만큼 그들의 크리에이티브한 저력은 크게 인정받고 있기도 하다.

특히 지난 2015년에는 영국 공연계를 더욱 놀라게 만들기도 했는데, 바로 창립자인 마이크 쉐퍼드와 함께 니하이 씨어터의 공동 예술감독으로 재직해왔던 연출가 엠마 라이스(Emma Rice)가 2016년부터 영국 런던 셰익스피어 글로브(Shakespeare's Globe)의 예술감독으로 임명되었다는 소식이었다. 이는 니하이 씨어터가 그동안 영국 공연계에 끼친 영향력이 어느 정도였는지를 입증하는 사건이었다.
 

   
 

오는 21일 LG아트센터에서 만나게 될 이들의 '데드 독'은 '거지 오페라'를 원작으로 둔다. 1728년 발표된 '거지 오페라'는 당대에 유행하던 오페라들과는 달리 길거리에서 불리는 유행가나 익숙한 노래들의 멜로디를 이용해서 음악을 만들고, 뒷골목의 거지, 도둑, 매춘부들의 이야기를 통해 사회의 부조리와 상류층의 위선을 풍자했다. '거지 오페라'는 1928년 독일의 극작가 브레히트와 작곡가 쿠르트 바일이 새롭게 각색한 '서푼짜리 오페라(The Threepenny Opera)'를 통해 더욱 유명해지기도 했다.

'데드 독'은 초연 이후 286년이 지난 2014년에 재탄생된 작품이다. 니하이 씨어터는 원작의 기본 구조만을 남겨둔 채 21세기 버전의 뮤지컬로 재탄생시켰다. 현대의 관객들이 공감할 수 있도록 음악과 대본을 새롭게 작업해 '거지 오페라'의 혁신성과 주제 의식을 계승한 작품을 탄생시킨 것이다. 이들의 혁신성과 에너지가 국내 관객들에게는 얼마나 강렬하게 다가올 수 있을지 기대가 된다.

문화뉴스 장기영 기자 key000@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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