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만화의 형식을 실험하고 확장하는 전시 '칸의 사생활'이 9월 7일까지 열립니다.

지난 17일부터 파주 아트스페이스 휴에서 열린 '칸의 사생활'은 꾸준히 만화 작업의 과정과 형식을 고집하며 자신의 길을 모색하고 있는 한국의 만화가들과 함께, 화이트 큐브에서 가능한 만화의 형식을 실험하고 확장하는 전시입니다.

만화는 작은 종이에 수많은 칸들이 그려지고 다시 그 안에 캐릭터와 배경, 대사와 톤이 끊임없이 채워지고 비워지면서 완성됩니다. 작가는 책상에 앉아 자료수집부터 최종 탈고의 과정까지 강도 높은 노동력을 채워 넣는데요. 컴퓨터 그래픽의 최소단위가 픽셀이듯, 만화의 창작과정에서 칸(Frame)은 스토리와 이미지를 어떻게 전달할 것인지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작품의 흐름을 연결할 수 있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며, 설정 방향에 따라 작품의 완성도를 가늠할 수 있는 결정적인 역할을 합니다.

이번 만화 기획전 '칸의 사생활'은 오랜 시간동안 각자의 작업세계를 구축해온 만화가들이 자신만의 방식으로 칸을 재해석하는 방식을 보여줍니다.

김한조, 마영신은 자전적 경험을 바탕으로 하는 장편 만화가로, 그동안 해오던 스토리텔링에서 벗어나 칸 안에 그려지는 이미지가 어떻게 전달되는지, 또 작업 이면에 부딪히는 일상에 관한 이야기를 풀어냅니다. 만화와 미술 사이를 자유롭게 오가며 활동하는 유창창, 신명환은 칸과 칸 사이에 벌어지는 사건을 탐색하며 '루나웨이', '당당토끼'로 대비되는 자신의 캐릭터를 통해 위치를 탐색하고 엉뚱함과 재기발랄한 어린이 만화와 성인 만화를 동시에 그리는 하민석은 한국에 독재가 계속되고 만화가 탄압받는 내용을 담은 '2030코리아 오딧세이'를 가상현실 비디오로 제작한다고 하네요.

구조상 다소 갇혀 있을 수밖에 없는 만화의 한계를 극복하고자 하는 시도이자, 관객에게는 만화의 창작과정에 접근하는 새로운 통로와 재미를 선사할 것으로 보이는 이번 전시는 전시 기간 중에 참여 작가의 단행본과 독립출판 만화잡지, 스티커 등을 판매할 예정이라고 하니 체크하시기 바랍니다.

   
▲ 마영신, 엄마들
   
▲ 유창창, To you(blue mars)
   
▲ 하민석, 칸의 사생활 엽서
   
▲ 하민석, 2030 코리아 오딧세이 (1)
   
▲ 하민석, 2030 코리아 오딧세이 (2)
   
▲ 신명환, '당당토끼 피아노', 120x130cm
   
▲ 김한조, '"일단 눈 좀 붙일게"- 책상과 침대 사이', 2016

[글] 문화뉴스 서정준 기자 some@mhns.co.kr

[사진] 아트 스페이스 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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