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정성열 작가

[문화뉴스] 지난주 한국에 방문하며, '스타트렉 비욘드' 홍보 활동을 했던 배우 사이먼 페그의 대사 중 하나를 골랐습니다.

 
영화 '미션 임파서블: 고스트 프로토콜' 중에서 요원 '벤지'는 자신의 콜사인으로 '명왕성'을 받자, "난 왜 명왕성이야? 이제 행성도 아니잖아"라고 투덜거립니다. 이에 '브랜트'(제레미 레너) 요원은 "그럼 천왕성은 아직 존재한다"며 콜사인을 추천합니다. 이렇게 농담의 소재가 되는 명왕성은 2006년 오늘, 체코 프라하에서 개최된 국제천문연맹(IAU)의 세계천문학회를 통해 태양계 행성의 지위를 상실했습니다.
 
1930년 발견된 후 76년 만에 행성 지위를 잃고 '외행성'으로 강등된 것이었는데요. 이를 놓고 세계천문학회에선 다양한 토론 끝에 '태양계 행성의 조건'을 정리했습니다. 태양을 중심으로 공전하며, 중력으로 안정적인 형태를 지닐 능력이 있어야 하고, 끝으로 여기에 자신의 궤도 근처에 있는 모든 천체를 위성으로 만들거나 밀어낼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는 것이었죠.
 
마지막 조건은 명왕성의 행성 지위 박탈에 결정적으로 작용했는데요. 국제천문연맹 산하 행성정의위원회는 "해왕성과 궤도 일부가 겹치며, 비슷한 궤도에 있는 명왕성보다 약 30% 더 큰 '에리스'의 발견 등 주위의 다른 왜행성들과 비슷한 규모의 천체와 공전 주기가 비슷한 명왕성은 행성이 될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 뉴 호라이즌스 호로 촬영한 명왕성 모습. ⓒ NASA
 
지난해 명왕성 탐사에 처음 성공한 뉴 호라이즌스 호의 발견으로 명왕성에 관한 관심은 커졌는데요. 이 상황에 다시 명왕성을 행성으로 복귀해야 한다는 천문학자들도 등장했죠. 한편, 에리스를 발견한 마이클 브라운 박사는 '천문학 저널'을 통해 "올해 초 명왕성 너머에 새로운 행성이 존재하고 있음을 입증할 증거를 발견했다"고 주장했습니다.
 
과연, 명왕성을 대체할 '제9의 행성'은 등장할까요? 명왕성의 운명은 앞으로 어떻게 될까요? 그렇다면 우리 인간이 우주의 작은 일부밖에 알지 못하는 상황에서, 행성을 규정지을 권리는 있을까요? 여러 가지를 생각해볼 수 있는 하루입니다.
 
문화뉴스 양미르 기자 mir@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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