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류정한. ⓒ 쇼홀릭

[문화뉴스] "제가 범인을 알고 있습니다. 그자의 이름 바로 '잭'."

 
미해결 연쇄 살인 사건을 해결하려는 형사와 희대의 살인마 이야기를 치밀한 구성으로 풀어낸 뮤지컬 '잭더리퍼'가 류정한, 엄기준, 카이가 '다니엘' 역할로 트리플 캐스팅되어 각자의 장점을 내세우며 '3인 3색'의 매력을 보여주고 있다.
 
미궁에 빠진 사건 현장에 나타난 낯선 인물, 장기이식 학회에 참석하기 위해 7년 만에 런던으로 돌아온 외과의사 '다니엘'. '다니엘'은 작품 속의 군중과 공연장을 찾은 관객들의 호기심을 유발한다. 그는 전체적인 내용의 흐름에 설득력을 부여하는 존재다. 또한, 1888년 런던 화이트채플 배경의 어두운 분위기 속에서 '다니엘'은 '글로리아'와 로맨스를 펼치며, 관객들이 잠시나마 '잭더리퍼'의 공포를 잊게해준다.
 
류정한은 무대를 장악하는 연기력과 공연장을 가득 메우는 풍부한 성량, 관객을 압도하는 카리스마로 막이 내릴 때까지 극의 긴장감을 유지한다. 그뿐만 아니라 '글로리아'와 사랑을 속삭이는 장면에서는 기존 류정한에게서 볼 수 없었던 애교 섞인 풋풋한 모습이 관객들을 미소 짓게 하며 분위기를 완화하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다른 배우들과의 호흡에서도 중심을 잃지 않고 스토리의 흐름을 이끌어가며 공연이 끝난 후 "역시 류정한"을 외치게 하는 연기를 보여준다.
 
   
▲ 엄기준. ⓒ 쇼홀릭
 
여기에 '무대 위의 로맨스'하면 엄기준을 꼽을 수 있다. 살인마를 소재로 했지만, 그 시대 영국 런던의 낭만이 더해진 이 작품에서 진심으로 '글로리아'를 사랑하는 '다니엘'의 모습을 진정성 있게 보여준다. 초연부터 무대를 지켜온 만큼 이번 시즌에서도 자신에게 꼭 맞는 옷을 입은 듯 역할을 자연스럽게 소화하고 있다. '글로리아'를 품에 안고 오열하는 장면과 '다니엘'과 '글로리아'가 들려주는 듀엣은 관객들의 눈물샘을 자극하며 한편의 로맨스물을 보는 것 같은 착각을 일으키기에 충분하다.
 
끝으로 카이는 첫눈에 사랑에 빠진 '글로리아'와 함께 미국으로 돌아갈 계획을 세우는 순수한 역할이 가장 잘 어울린다. 극 중 '다니엘'은 의사임에도 불구하고 사랑하는 여인을 위해 불법 장기매매까지 서슴지 않게 되는데, 악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카이의 순진한 얼굴 덕에 반전의 재미는 배가된다. 사랑에 미친 자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표현하는 흡인력 강한 연기로 극이 진행될수록 진지하고 차가운 모습의 '다니엘'과 높은 일치율을 보인다.
 
   
▲ 카이. ⓒ 쇼홀릭
 
한편, 본지 서정준 기자는 [문화리뷰]를 통해 "별다른 작품 외적인 이슈 없이도 흥행 가도를 달리는 이유를 작품 스스로 증명한다. 배우들의 열연, 약간은 과해 보일 수 있지만, 캐릭터의 매력을 확 전해주며 '노래로 극을 전달한다'는 말에 충실한 넘버들, 100년이 훌쩍 지났지만, 여전히 유효한 돈과 권력으로 얼룩진 시대적 배경, 깔끔하게 떨어지는 작품의 시나리오까지. 뮤지컬 '잭더리퍼'는 다시금 '웰메이드'라는 말이 무슨 의미인지 알려주는 뮤지컬"이라고 밝혔다. 10월 9일까지 신도림 디큐브아트센터에서 공연한다.
 
문화뉴스 양미르 기자 mir@munhwanews.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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