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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뉴스] 흔히 쓰는 표현이 아니라 정말 '가슴이 따듯해지는' 작품이 왔다.
대학로의 '오프대학로' 쪽으로 불리는 선돌극장에서 공연되는 연극 '선물'은 대학로가 아닌 그 어느 대형 극장에서 하는 공연 못지않은 감동을 관객에게 전달해준다. 이번 가을 짧은 공연 기간이 유난히 아쉬운 작품들이 많은데 '선물'은 그중에서도 손꼽힐 만하다.
태수 역에 신덕호, 우람 역에 정욱진, 강승호, 한수 역에 이건영, 지영 역에 강애심, 희진 역에 김화영, 교도관 역에 장재권, 이 부장 역에 김조연, 현주 역에 정아혜가 출연한다.
※본 리뷰는 연극 '선물'의 주요한 내용이 포함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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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극 '선물' 공연 사진 ⓒ벨라뮤즈 | ||
연극 '선물'의 최대 장점은 따듯한 스토리를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것이다. 생명이 위험한 신부전증에 걸린 아들을 마찬가지로 신부전증에 걸린 아버지의 하나 남은 신장으로 구한다는 내용을 지닌 이 작품의 스토리를 들으면 누구나 눈물을 펑펑 흘리며 감동적인 이야기를 나누는 장면을 상상할지 모른다.
하지만 '선물'은 윤정환 연출의 효과적인 스토리텔링이 빛난다. 일반적인 신파 경향을 따라는 가지만 완벽히 일치시키지 않고, 감정적으로 최고조에 다다르는 장면을 극 중반부에 배치하는 묘수를 뒀다. 관객은 극대화된 감정이 서서히 가라앉으면서, 담담한 태도로 감동적인 희생을 한 발 건너 바라볼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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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극 '선물' 공연 사진 ⓒ벨라뮤즈 | ||
'선물'은 감정을 자극하는 요소가 많은 작품이다. 교도소에 복역 중인 사람들, 각자가 지닌 슬픈 사연, 죽음을 앞둔 등장 인물들, 뇌병변 장애로 인한 지체 장애를 여과 없이 표현하는 '우람' 역의 배우 등. 그러나 '선물'은 이를 관객의 눈물을 쏟게 하는 데 쓰지 않으려고 한 발 떨어져 보게끔 한다. 너무 가까이서 보면 초점이 맞지 않듯이 소극장에서 충분히 지나치게 몰입될 수 있는 재료들을 가지고 조금은 담담하게 보게 하는 연출력이 돋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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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극 '선물' 공연 사진 ⓒ벨라뮤즈 | ||
또 이를 적극적으로 무대 위에서 구현하는 것에서 한발 더 나아가 연기 그 자체만으로도 감정을 느끼게 하는 배우들의 연기가 일품이다. 예를 들면 '태수' 역의 신덕호 배우는 연극배우로서 태수 역을 연기하며 태수가 극 중에서 연기하는 장면을 연기하는 모습에서도 배우가 아닌 인물로서 약간은 어설퍼 보이는 태수의 연기를 충실히 그려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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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극 '선물' 공연 사진 ⓒ벨라뮤즈 | ||
'우람' 역의 배우가 보여주는 지체 장애 연기는 그야말로 훌륭하다. 또 일반적으로 장애인을 그려내는 비장애인의 시선이 동정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과 달리 자립적인 인물로서의 장애인을 훌륭히 연기한다. 바닥에 앉아있을 때 불편한 손가락이 접힌 채로 앉는 디테일한 동작부터, 불편하고 위축된 모습이 아닌 장애인으로서 살아온 24년을 그대로 연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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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극 '선물' 공연 사진 ⓒ벨라뮤즈 | ||
우리는 연극 '선물'을 통해 대단한 목표, 큰 사건이 벌어지지 않아도 소박한 저녁 밥상을 꿈꾸는 한 청년의 모습 속에서 진실한 감동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작품의 가장 큰 단점은 공연 기간이 23일까지라는 것이다.
문화뉴스 서정준 기자 some@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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