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뮤지컬 '노서아 가비' 공연 사진 ⓒ벨라뮤즈

[문화뉴스] 다소의 아쉬움은 남지만, 진한 커피 향이 가슴에 남는 뮤지컬이었다.

뮤지컬 '노서아 가비'는 김탁환 작가의 원작 소설 '노서아 가비'를 무대로 옮겨온 작품이다. 2012년에 제작된 영화 '가비'가 미스터리, 드라마 장르에 초점을 맞췄다면 뮤지컬 '노서아 가비'는 여주인공 '따냐'의 삶에 초점을 맞춘 작품으로, 로맨스가 한층 가미됐다.

   
▲ 뮤지컬 '노서아 가비' 공연 사진 ⓒ벨라뮤즈

'따냐' 역에 이지유, 혜미, 금조(이상 나인뮤지스), 여은(멜로디데이), '이반' 역에 이승현과 우찬, '강찬' 역에 이민재와 신윤철, '고종' 역에 최정수와 김결, '손탁' 역에 정다혜와 전소영, '요세프' 역에 박정우, '모래여우' 역에 김유현, '두두' 역에 이상근, '장옌' 역에 한충의가 출연한다.

제목의 '노서아'는 러시아를, '가비'는 커피를 의미한다. 특히 최근 공연계에서 자주 들을 수 있는 노서아라는 단어에서 보이듯, '노서아 가비'는 1900년대를 전후로 명성황후가 죽은 뒤의 대한제국을 배경으로 한다.

   
▲ 뮤지컬 '노서아 가비' 공연 사진 ⓒ벨라뮤즈

가비는 인물마다 제각각의 의미를 지닌다. '따냐'를 이용하려는 '이반'에겐 야망의 도구로, 달콤한 커피 향을 기억하는 '따냐'에겐 사랑의 증거로, 죽은 아내를 그리워하는 '고종'에겐 추억의 향기로. 뮤지컬 '노서아 가비'는 그들에게 밴 진한 커피 향이 느껴지는 작품이다.

음악 역시 마찬가지로 전체적으로 잔잔하거나, 부담 없는 음악이 많다. 신나는 노서아를 보여주는 오프닝부터 여운을 남기며 집에 가는 길에 떠올리게 될 커튼콜 곡까지 세련되거나 기교적으로 훌륭하고 배우의 가창력을 폭발시키는 노래들보다는 부드럽게 녹아드는 커피 같은 곡으로 관객의 귓가를 맴돈다.

   
▲ 뮤지컬 '노서아 가비' 공연 사진 ⓒ벨라뮤즈

또, 극의 전체적인 밸런스가 좋다. 전체 배우들이 때로는 배역으로, 때로는 앙상블로 힘을 합쳐 풀어가는 안무와 노래, 극의 조화가 인상적이다. 그로 인해 요세프, 두두 같은 조연 캐릭터들이 단순한 조연에 그치지 않고 조금 더 각자의 캐릭터를 보여줄 수 있게 된다.

   
▲ 뮤지컬 '노서아 가비' 공연 사진 ⓒ벨라뮤즈

하지만, 이 부분에서 여주인공 '따냐'를 전면에 내세운 작품이지만 사랑에 빠지는 여성성이 강조된 측면이 있다. 멋진 사기꾼이자 조선 최초의 바리스타인 그녀의 매력이 다소 반감되는 느낌이다. 반면 고종은 한결 같이 멋있는 모습으로 나온다. 여타의 작품에서 고종의 인간적이고 연약한 면을 부각한 것과는 다른 행보다.

   
▲ 뮤지컬 '노서아 가비' 공연 사진 ⓒ벨라뮤즈

그렇지만 전체적인 스토리 라인은 탄탄한 원작 소설을 배경으로 한 만큼 매력적이다. '따냐'의 성장 배경과 극의 핵심 사건이 적절히 연결돼 관객이 긴장감을 놓지 않고 극 후반부로 달려가게끔 한다.

   
▲ 뮤지컬 '노서아 가비' 공연 사진 ⓒ벨라뮤즈

하지만 이 공연의 진짜 아쉬운 점은 바로 무대다. 무대와 객석의 거리가 굉장히 가까운 데 비해 무대의 만듦새가 아쉬워서 좋은 공연에도 불구하고 흐름을 조금씩 끊어먹는 부분이 있다.

   
▲ 뮤지컬 '노서아 가비' 공연 사진 ⓒ벨라뮤즈

이런 부분을 커버하는 것은 앞서 말했듯이 전체적인 밸런스를 만드는 배우들이다. 소극장에서 보기 힘든 수준의 화려한 액션을 펼치거나 안무, 곡 소화까지 훌륭히 해낸다. 탄탄한 스토리와 배우의 힘을 느낄 수 있는 뮤지컬 '노서아 가비'는 11월 11일까지 서초역 흰물결아트센터 화이트홀에서 공연된다.

   
▲ 뮤지컬 '노서아 가비' 공연 사진 ⓒ벨라뮤즈

문화뉴스 서정준 기자 some@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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