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위험을 극복하기 위해 우리 주위를 면밀히 살펴야 합니다. 스스로 재앙의 징후를 감지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매일 아침 뉴스를 통해 다른 곳에서 벌어진 화재사건을 보고 분개하지만, 자기 집 지붕 밑, 바로 자신의 코앞에서 벌어지는 일에는 애써 눈을 감습니다."
 
올해로 창단 30주년을 맞이하는 극단 작은신화가 정기공연으로 '싸지르는 것들'을 18일부터 11월 6일까지 서강대학교 메리홀 소극장에서 공연한다. 전후 독일 문학의 대표적인 작가 중 하나인 막스 프리쉬가 1953년 선보인 '비더만과 방화범'을 새롭게 번역, 각색하면서 우리말 '싸지르는 것들'로 바꿔 선보이는 이 작품은 현대사회 중산층의 속물근성과 이기주의를 이야기하는 작품으로 사회적 재앙과 문제를 인지하고 막을 수 있지만 자기 자신이 가진 사회적으로 안정된 삶과 물질(재산)의 보호와 안녕만을 확인하는 그들의 문제를 꼬집는다.
 
'불'이 가지는 다양한 의미와 함께 이를 이용한 '방화'라는 범죄는 다른 범죄의 결과나 현상보다 대상을 가리지 않고 쉽게 주위로 번지고 퍼지며 예측할 수 없는 큰 파멸의 결과를 끌어낸다. '방화' 사건이 신문뉴스로 떠들썩하게 장식하며 시작되는 '싸지르는 것들'은 사회에서 벌어지는 문제와 갈등에 대해 사회에서 대표적 구심점 역학을 기대하는 중산층의 시각과 행동에 대한 조소 어린 작품으로 2차 세계대전 이후에 쓰인 작품이지만 현재, 지금 우리 사회에서 여전히 적용될 수 있는 날카로운 질문들을 던진다.
 
극단 작은신화 관계자는 "창단 이후 30년간 꾸준히 활발한 활동을 이어오고 있는 민간예술단체의 예술적 열정과 그 저력의 힘을 볼 수 있는 30주년을 맞이하는 이번 정기공연 작품으로 '싸지르는 것들'을 선정하면서 여전히 그 단체가 지향하는 가치만큼은 변하지 않게 지금, 여기, 우리에게 강한 메시지를 던지고자 한다"고 밝혔다.
 
   
▲ 최용훈 연출. ⓒ 문화뉴스 DB
 
이번 공연은 작품을 각색한 최용훈 연출을 비롯해 30년간 극단 작은신화를 함께 한 극단의 주요 단원들이 함께 올라 무대를 이끈다. '비더만' 역엔 김은석, 임형택, 최지훈 배우가, '바베테' 역엔 홍성경, 최성희, 정세라 배우, 그리고 '슈미츠' 역엔 서광일, 강일, 이승현 그리고 '아이젠링' 역엔 장용철, 박윤석, 안성헌, '안나' 역엔 이혜원, 송윤, 이지혜 등을 비롯해 총 26명의 배우가 다양한 색깔과 매력으로 찾아간다.
 
한편, 극단 작은신화는 1986년 창단이래 진지한 태도와 열정을 생명으로 순수연극만을 고집해오고 있다. 극단 작은신화는 창단공연으로 제작되었던 카페순회공연을 비롯해 구성원 모두가 작품구성에 참여하는 공동창작, 우리창작극의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고자 하는 우리연극만들기, 실험단편연극제 자유무대, 고전을 새롭게 해석했다.
 
동시에 그 가치를 발견하는 고전 넘나들기, 연극을 통한 사회봉사를 추구하는 특별공연, 관객에게 더욱 가까이 다가가기 위한 야외공연 등 다양한 방법의 실험과 공동작업을 통하여 공연문화의 활성화에 노력해 왔다. 실험의식, 아카데미즘, 공동체 의식, 관객과의 적극적인 교류로 요약될 수 있는 작은신화의 작업방향은 성년이 되는 지금에까지 '젊은 극단'으로 불릴 수 있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돐날', '황구도', '코리아 환타지', '트루러브', '창신동', '토일릿 피플' 등을 만들었다.
 
문화뉴스 양미르 기자 mir@mhns.co.kr

주요기사
관련기사

 
저작권자 © 문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