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대학로 TOM 1관을 감동의 도가니로 만든 콘서트가 열렸다.

바로 집들이 콘서트 19번째 시간인 '두 도시 이야기' 특별편이다. '두도시민, 다시 살아나다'란 이름으로 진행된 이번 집들이 콘서트는 변함 없이 유쾌한 진행을 선보인 MC 호박고구마와 함께 2014년 비운의 종연을 맞이한 뮤지컬 '두 도시 이야기'의 출연진들을 불러 모았다.

   
▲ 유쾌한 진행으로 분위기를 살린 MC 호박고구마.

초연부터 삼연까지의 출연진을 모아놓은 이번 콘서트는 시드니 칼튼 역에 서범석, 루시 마네뜨 역에 임혜영, 찰스 다네이 역에 최수형, 마네뜨 박사 역에 김도형, 마담 드파르지 역에 이정화, 어니스트 드파르지 역에 임현수, 에버몽드 역에 배준성, 바사드 역에 김대종, 미스 프로스 역에 전국향, 자비스 로리 역에 김용수, 스트라이버 역에 김호섭, 크런처 역에 박송권, 크런처 부인 역에 김가희, 가스파드 역에 이우승, 마담 애꾸 역에 이현정, 재판관 역에 양승리, 재봉사 역에 유리아, 예술가 역에 한유란, 영보이 역에 강민욱, 가벨 역에 왕시명, 리틀 루시 역에 박미유가 출연했다.

뮤지컬 '두 도시 이야기'는 비오엠코리아에서 제작해 2012년 초연부터 13년 재연, 14년 삼연까지 공연된 작품으로 2014년 7월 29일 공연 15분 전 취소란 초유의 사태를 겪었다. 뒤이어 비오엠코리아의 대표가 잠적하며 그간 반복된 출연료 미지급 사태가 밝혀진 바 있다. 비오엠코리아는 이미 2013년에도 뮤지컬 '헤이, 자나'를 티켓 판매 저조를 사유로 조기 종연한 사례가 있었다.

   
▲ 'I Can't Recall' 리허설 중인 서범석 배우.

2억 부 이상 팔린 찰스 디킨스의 유명 원작 소설을 바탕으로 만든 뮤지컬 '두 도시 이야기'는 런던과 파리를 배경으로 염세적인 변호사 시드니 칼튼의 루시 마네뜨를 향한 위대한 사랑을 다뤘다.

이날 집들이 콘서트는 공연 시작 전부터 남다른 기대감이 고조됐다. 다음 공연이 기약 없는 작품이고, 마니아층이 두터웠던 작품이어서 예매 3분만에 매진이 될 정도였다. 배우들 역시 '두 도시 이야기'의 전체 넘버를 리딩 형식으로 소화한 1부 공연에 이어 2부의 소감 토크에서 '관객들이 시작하자마자 이미 울고 있어서 놀랐다'는 소감을 밝혔다.

하지만 배우들의 소감은 놀랄 일이 아니었다. 그들 역시 길게는 5년 만에 다시 모인 배우들은 넘버 뿐임에도 불구하고 완벽한 공연을 펼쳤다. 중간 중간 실수가 있기도 했지만, 특히나 시드니 칼튼 역의 서범석과 마담 드파르지 역의 이정화는 마치 어제까지 공연했던 사람인 것처럼 살아있는 감정선을 보여주며 '역대급' 무대를 만들었다.

   
▲ 'Resurrection man' 리허설 중인 세 배우. 좌측부터 김호섭(스트라이버 역), 양승리(재판관 역), 강민욱(영보이 역).

2부 토크 시간 내내 배우들은 하나같이 '이 작품을 다시 공연할 수 있을지 몰랐다'며 이 자리를 있게 해준 스테이지키와 '두도시민'들에게 감사했다. 두도시민들의 사랑은 공연 내내 뜨거운 호응과 열기로 이어졌다. 그 예로 2부 코너로 '관객과 함께하는 Bluff'가 마련됐다. 서범석, 김대종 두 배우가 나서 관객과 함께 'Bluff' 넘버를 선보인 코너인데 관객들은 몇 년이 지났지만, 가사를 잊지 않고 부르며 '두 도시 이야기'에 대한 애정을 보여 최인숙 안무감독을 비롯해 배우들의 박수를 받아냈다.

한편, 이 자리에선 얼마 전 뮤지컬 '레드북' 공연을 마친 유리아의 소감도 눈에 띄었다. 2012년 재봉사 역으로 참여한 그녀는 '작은 역이지만, 재봉사 역을 맡은 후 과분한 관심을 보여주셨고 이후 일이 잘 풀리는 중인 것 같다'는 소감을 남겼다. 실제로 그녀는 이후 다수의 작품에서 호연을 펼치며 인정받았고 지금은 당당히 '키다리 아저씨'와 '레드북' 등을 통해 한 작품을 끌고 갈 수 있는 배우임을 증명했다.

   
 

이후 여러 재미있는 과거 공연 당시의 에피소드가 이어진 후 유리아부터 '두 도시에게 쓰는 편지'가 시작됐다. 배우들은 저마다 다른 표현 방식으로 이 좋은 작품이 꼭 다시 올라와 제대로 갖춰진 공연을 관객들에게 선보이고 싶다는 바람을 내비췄다. 

특히 리틀 루시 역의 박미유는 '이제 내가 너무 커서 역에 안 맞을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하고 싶다'며 초연, 재연, 삼연에 모두 참여했던 배우로서 애정을 보였다. 

TOM 1관을 꽉 채운 두도시민들과 함께 아역 배우 박미유부터 전국향, 김용수 등 중견 배우들까지 참여한 이번 콘서트는 뮤지컬 '두 도시 이야기'가 얼마나 사랑받는 작품이었고, 지금도 사랑받는지 보여줬다.

   
 

비록 모두의 바람과 달리 2017년 공연 일정에도 여전히 '두 도시 이야기'는 잡히지 않았지만, 9년 만에 공연된 '스위니토드', 10년 만에 돌아온 '미스터마우스'처럼 언젠가는 돌아와 다시 한번 관객의 가슴에 별빛을 수놓으리라 믿게 된 집들이 콘서트였다.

문화뉴스 서정준 기자 some@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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