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작 작품을 재창조한 ‘원소스 멀티유즈’ 공연은 이미 수도 많고 공연뿐 아니라 다양한 영상매체에서도 손쉽게 볼 수 있다. 과거에는 소설이나 만화, 영화 등의 리메이크가 대부분이었다면 최근에는 웹툰, 웹 소설, 웹드라마 등의 다양한 장르의 뉴미디어 콘텐츠의 작품 수가 늘고 있다. 웹툰을 기반으로 한 뮤지컬 <신과함께>, <은밀하게 위대하게>, 연극 <운빨로맨스>등은 웹툰과 별개로 공연 작품으로 인정받았고 최근에는 고전 소설을 기반으로 개막을 앞두고 있는 뮤지컬 <붉은정원>, <히든클리프> 영화를 공연화 한 뮤지컬 <고스트> 등 열거하기도 어려울 만큼 다양한 리메이크 작품들을 볼 수 있다.

사진= 연극 운빨로맨스 공식포스터
사진= 연극 운빨로맨스 공식포스터

 

그렇다면 이렇게 원작을 기반으로 한 공연들의 강점은 무엇일까? 무엇보다 작품 자체에 대한 대중적인 이해도가 높다는 점이다. 원작작품이 기존에 보유하고 있는 팬층이나 대중의 이해도는 공연에 대한 관심으로까지 자연스럽게 이어질 수 있다. 덕분에 홍보비용이나 새로운 작품을 개발하고 구체화하는 초기 세팅 비용을 줄일 수 있다. 마지막으로 이미 원작 자체가 작품성 면에서 대중적으로 인정을 받았다면 기본적인 완성도를 보장받을 수 있다는 점도 강점이다. 이러한 점들 때문에 이미 오래전부터 공연 제작자들 사이에서 공연화 시킬 수 있는 콘텐츠에 대한 수요가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이렇듯 작품 자체의 지명도는 분명한 강점이지만 달리 보면 약점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유명도 만큼이나 재해석 된 공연에 대한 기대치 역시 높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원작 작품을 무대로 구현했을 때 방대한 원작의 양을 2~3시간 분량으로 줄이면서 내용을 100퍼센트 담는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이에 원작이 가진 고유 매력은 유지하면서도 각색을 통해 새로운 재미를 선사해야 하는데 이러한 부분에서 원작 팬들에게는 반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위험요소가 존재한다. 특히 공연으로 재탄생 되는 작품들의 빈도가 높아지면서 그중에서도 차별화를 갖기 위해서는 작품 자체에 대한 높은 이해도와 명확한 메시지로 차별화를 줘야만 한다는 부담감도 존재한다.

양날의 검처럼 장, 단점이 존재하지만, 원소스멀티유즈 공연의 숫자는 계속해서 늘어가고 있다. 공연 시장의 규모가 커지면서 제작 비용이나 리스크도 함께 높아지기 때문에 제작자들의 고민도 커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이렇듯 리메이크 공연 시장이 커질수록 우리 창작 공연 시장의 위축이 걱정스러울 수밖에 없다. 제작자들에게 무조건적인 위험 감수를 강요할 수는 없지만, 장기적인 공연 시장의 성장을 위해서는 순수 창작 공연의 숫자도 지금보다는 늘어날 수 있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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