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비아나킴 “내년 목표 클래식의 대중화, 국악의 세계화”
모든 어머니를 위한 '아이엠마더' 공연 계획

[문화뉴스 조희신 기자] "음악은 모두가 함께 즐겨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렇기에 한계와 제약이 없는 음악 활동을 하고 싶어요. “

지난 15일, 압구정 카페에서 만난 플루티스트 ​비비아나킴은 자신의 음악적 소신을 차분히 내뱉었다.

그녀는 만 14세에 최연소 베를린 국립음대 영재예비학교를 수석으로 졸업하며 독일 하노버 국립음대 최고점수로 졸업했다. 베를린시청 초청연주 및 베를린필하모니 홀 연주, 중국 시안, 낙양, 필리핀 앙헬레스 연주 그리고 한국-베트남 수교 25주년 기념'한-베 페스티벌' 연주 등 여러 곳에 초청받으며 탄탄한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여러 앨범을 낸 그녀는 지난 10월 26일, 싱글 앨범 ‘Lost’를 발매했다. 이번 곡을 15분 만에 완성하며 천재적인 면모를 보여주고 있는 그녀는 4살 즈음 절대음감을 갖고 있었다고 밝혔다.​ 빗소리에 음을 잡아내거나 옆집 피아노 소리를 듣고 그대로 실로폰으로 따라치는 등 어릴 때부터 재능을 꽃피웠다.

"부모님과 함께 간 클래식 공연에서 플루트를 보고 첫눈에 반했어요. 부모님이 사 주신 플루트를 밥도 안 먹고 이 소리 저 소리 내어보며 작은 별과 나비야를 연주했던 기억이 나네요. 만약 부모님께서 강압적이거나 집착을 하셨다면 플루트를 계속 좋아했을까 싶어요. 크면서 단 한 번도 연습하라는 소릴 들어본 적이 없었거든요"​

첫눈에 반한 플루트가 이제는 자신의 커리어가 됐으며, 떼어놓을 수 없는 사이가 돼버렸다. ​​​​​클래식 음악에 대한 선입견을 깨고자 많은 도전을 해 오고 있는 그녀는 가요, 트로트, 팝, 클래식 등을 편곡하거나, 클래식계에서 하지 않는 일을 도전하고 있다.

내년 목표가 클래식의 대중화, 국악의 세계화라고 밝히며 국악과 클래식을 합친 크로스 오버에 신경을 쓰고 있다고 한다. 일문일답을 통해 그녀에 대해 자세히 알아봤다.


비비아나킴

비비아나 킴
비비아나 킴

Q 클래식 음악에 대한 선입견을 깨고자 많은 도전을 하셨습니다. 자세히 알려주실 수 있을까요.

제가 생각하고자 하는 걸 다 못 보여드렸다고 생각해요. 10년의 독일 생활을 마치고 한국에 귀국하는 날 공항택시를 탔어요. 기사님께서 ‘클래식을 잘 모르는 사람도 쉽게 듣고 즐길 수 있으면 좋겠다’라고 말씀하셨어요. 그 말을 듣고 아차 싶더라고요. 클래식이 정장을 빼입고 조용한 분위기에 다소곳이 앉아서 들어야만 할까 라는 의문이 들었죠. 

음악이라는 것은 남녀노소 상관없이 누구나 즐기는 거라 생각해요. 클래식이라고 다른 음악하고 구분을 지어야 하나 싶더라고요. 그래서 한국에 돌아오고 첫 행사 날 택시 안에서 울려 퍼졌던 ‘돌아와요 부산항에’라는 곡을 편곡해서 연주했어요.

그때부터 가요, 트로트, 팝, 클래식 등을 편곡하거나, 비발디 사계 같은 긴 공연을 할 때는 남녀노소가 하품 한 번 안 하고 즐기실 수 있도록 뒤에 전체 스크린을 영상을 깔고 다채로운 조명을 넣어 쉽게 음악을 접하시도록 노력을 했죠.
  
 
Q 지난 10월 26일 1년 만에 싱글 앨범 ‘Lost’ 발매됐습니다. 앨범 소개 부탁드립니다.

 LOST가 모든 것을 잃었다는 뜻이에요. 사람이 우울하거나 힘들 땐 밝은 곡이 아닌 슬픈 곡을 들어야 치유가 된다고 해요. 코로나가 언제 끝날지 모르는 요즘 같은 시대에 다들 불안하고 힘들 때도 많아요. 더구나 저마다의 모양과 깊이가 다른 상처가 있잖아요. 그런 상처와 아픔들을 제가 마음 깊이 위로, 격려 해주고 공감하며 많은 분께 힘이 되고자 이번 곡을 만들게 되었어요.

또한, 이런 불안한 시대에 저만 좋다고 시대 흐름과 분위기에 맞지 않는 음악을 내는 건 실례라고 생각해요. 음악은 같이 즐기고 공감을 해야 하기에 이렇게 내게 됐네요.

사진=아투즈컴퍼니 제공
사진=아투즈컴퍼니 제공

Q ‘Lost’ 공개된 커버 이미지가 신선하면서 그 안에 담겨 있는 의미가 궁금합니다. 

  공연예술가는 현대미술처럼 물음표가 아닌 느낌표여야 한다고 생각해요. 작품의 적당한 부분은 대중분들에 대한 배려와 재미, 그리고 타협으로 'imagine' 상상으로 남겨두되, 무엇을 말하고자 하고 전달하고자 하는지가 명확해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이번 커버를 만들 때 센 조명으로 틀을 잡고, 펄과 보석으로 전체적인 화려함을 표현하고자 했어요. 제일 중요한 팩트인 검은색 눈물은 '아픔이 있구나'라는 걸 보여주고 싶었어요. 또, 힘들더라도 삶과 일, 자신을 잃지 말자는 의미를 담아냈죠.

Q 앨범 작업하면서 아쉬운 점이 있을까요?

코로나로 공연적 제한이 많아 제가 하고자 하는 것을 할 수 없는 게 가장 아쉽네요. 하지만, 제가 하고자 하는 미디어 적인 작업을 할 수 있으며, 저를 믿고 함께 해주시는 많은 크루의 도움 덕분에 이번 앨범이 탄생할 수 있었네요. 

Q 아티스트로 활동하면서 힘들었거나 뿌듯했던 점을 알려주세요. 
 
힘들었던 건 정말 셀 수도 없이 많았는데, 그런 거에 스스로가 무너지지 않고, 되려 즐기는 성격인 것 같아요. 아티스트로서 참 축복받은 삶이구나 생각해요. 더 강해지기 위해 이런 성격을 갖게 된 걸지도 몰라요.

공연 전이나 후에 팬분들로부터 각종 사연이 담긴 러브레터를 받을 때가 있는데, 정말 고맙고 행복하더라고요. 아티스트로서 팬들이 있기에 제가 이렇게 힘을 얻고 나아가는 게 아닐까 싶네요.

코로나로 기획했던 공연이 취소되고, 촬영과 녹음에 제약을 받는 등 이런 일들을 겪으니 끝이 없는 어두운 터널을 계속 걷는 기분이었어요. 

하지만, 어려운 상황에도 불구하고 저는 언젠가 이 터널에도 끝이 있을 거란 희망을 품으며 살고 있어요. 힘든 상황에서 곡을 많이 완성했고, 이제는 그 완성한 것을 조금씩 세상에 풀어내려고 해요. 

Q 아티스트 비비아나 킴만 가진 장점(색)이 무엇인가요?

흰색이요. 빛을 섞으면 흰색이 되고, 모든 빛을 반사하는 색도 흰색이잖아요. 음악을 빛이라고 생각했을 때, 그 모든 장르를 다루며 모든 음악을 반사하고 전달할 수 있는 게 저의 색. 흰색이라고 생각해요.

 

Q 앞으로 어떤 음악 세계를 구축해 사람들에게 전하고 싶나요?

앞서 말한 것처럼 어린이도, 택시 기사도 남녀노소 구분 없이 모두가 함께 즐길 수 있는, Limit(제한·한계)이 없는 음악 세계를 구축하고 싶어요. 

어떠한 규칙에 점철되어 있거나 퇴보되지 않고, 망설이지 않고 개척과 개혁과 혁명을 일으켜서 계속 창작하고 나아가며 뿜어나가야 한다고 생각해요.

 

Q 앞으로 계획은?

내년에 ‘와이낫’이라는 공연을 준비 중이에요. 이 공연은 왜 클래식 공연에서는 찢어진 청바지가 안 되는지, 미취학 아동이 안 되는지 등 왜 제약을 받는 것인지에 대한 물음표에서 시작했어요. 야외에 빈백을 놓고 아동들이 뛰놀을 수 있으며, 남녀노소 상관없이 모두가 편안한 복장으로 즐겁게 클래식을 즐기며 공감과 위로를 받을 수 있게 계획하고 있어요.

‘와이낫’뿐만 아니라 모든 어머니를 위한 '아이엠마더'라는 공연을 준비하고 있어요.
엄마들도 엄마이기 전에 딸이고, 강인한 여성인데 왜 한 집에 며느리로서, 누구 아내로서 엄마로서만 살아야 하나 싶더라고요. ‘아이엠마더’ 공연도 모든 엄마가 편안하게 듣고 가셨으면 좋겠어요. 


"​​​​모차르트 곡 중 하프와 플롯을 위한 곡이 있어요. 저는 이 곡을 연주하면서, 가야금이랑 플롯을 접목하면 어떨까 생각하고 곡도 다 써 놓은 상태예요. 내년에는 접목한 이 곡을 대중들에게 들려주고 싶네요."

누구보다 음악을 사랑하기에 클래식 음악에 대한 선입견을 깨고자 많은 도전을 하는 비비아나킴. 남들이 하지 않는 길을 묵묵히 나아갈 그녀의 앞으로의 행보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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