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8월 24일 ~ 9월 12일 국제갤러리 K1
2021년 9월 15일부터 국제갤러리 리졸리 스튜디오
‘황홀망’, 다양한 문화를 포괄하는 물질과 의식의 공명

 [문화뉴스 박준아 기자]  국제갤러리는 오는 8월 24일부터 K1에서 양혜규 작가의 신작 황홀망恍惚網(이하 황홀망)을 최초로 선보인다.

양혜규는 1990년대 중반부터 서울과 베를린을 기반으로 왕성하게 활동하며 동시대 미술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작가 중 하나라는 평가를 받는 우리나라 대표 작가 중 하나이다.

 

양혜규 신작 '황홀경' 중 '고깔 풍차진 (사진 = 국제갤러리 제공)
양혜규 신작 '황홀경' 중 '고깔 풍차진 (사진 = 국제갤러리 제공)

 

이번 전시 황홀경에서 쓰인 ‘까수기’라고도 불리는 설위설경設位設經은 종이를 접어 오린 후 다시 펼쳐 만드는 여러 가지 종이 무구巫具 혹은 이런 종이 무구를 만드는 무속 전통을 말한다.

그간, 주로 공간을 다루어 온 작가는 설위설경을 통해 종이라는 미미한 물질에 정신을 불어넣는 영靈적인 행위에 바탕을 둔 종이 무구 전반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문양이나 장식이 자주 등장하는 공예적인 전통에 꾸준히 주목해온 작가는 황홀망에서 평평한 종이를 단순한 재현적 재료 이상, 즉 삶을 서사하는 정신적 물질로 상정한다.

 

황홀경 중 '텔레파시 충천 나란히 넋전' (사진 = 국제갤러리 제공)
황홀경 중 '텔레파시 충천 나란히 넋전' (사진 = 국제갤러리 제공)

 

설위설경을 원형으로 한 이러한 방법은 다양한 문화권의 종이 공예 전통이 담보하는 정신적 토대들과 각기 다른 미학적 양상에도 불구하고, 인류문화사적으로 공히 물질에 영혼, 정신, 삶의 방식을 투영하고 있다. 이렇듯 황홀망 연작은 상이한 전통을 포괄하고자 한다.

한편, 지난 2020년부터 시작한 황홀망 연작은 한지를 콜라주한 12점의 신작으로, 삼청동의 풍경을 면한 창이 있는 K1 전시장에서 9월 12일까지 보여진다. 이후 9월 15일부터는 국제갤러리의 새로운 한옥 공간인 리졸리 스튜디오(Rizzoli Studio) 내 뷰잉룸으로 자리를 옮겨 6점 정도 추가적으로 소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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