反공매도 운동 가시화
한투연, 셀트리온-에이치엘비 주주들과 연합 추진
기재부 "군집행동 예의주시 할 것"

한국주식투자연합회(한투연)가 공매도 반대 운동을 위해 운행하는 버스. '공매도 폐지', '금융위원회 해체' 등의 문구가 부착됐다. [사진=연합뉴스]

[MHN 문화뉴스 한진리 기자] 그야말로 전쟁이다.

금융당국이 오는 3월 16일 공매도를 재개할지 이목이 집중된 가운데, 미국 증시를 뒤흔든 '게임스톱' 사태가 국내서도 발발할지 주목된다. 

 

한투연 "공매도 세력과 전쟁 선포"

셀트리온-에이치엘비 주주 연대

지난 1일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이하 한투연)은 성명을 통해 공매도 세력과의 전쟁을 선포했다.

한투연은 "불공정을 바로잡기 위해 대한민국 공매도 금지는 1년간 연장돼야 한다"며 뉴욕 증시 발(發) '게임스탑' 사태를 언급했다.

'게임스탑' 사태는 미국 개인 투자자들은 게임스톱 주식을 매수해 주가를 급등시켜 공매도를 한 헤지펀드 등에 손해를 입힌 사건이다. 이를 계기로 국내에서도 '동학개미'가 뭉쳐서 공매도에 대항해야 한다는 여론이 일었다. 

한투연은 "외국인 개인투자자들과 힘을 합해 우리나라 공매도 세력에 맞서 공동으로 대처하겠다"며 국내 공매도 잔고 금액 1위 셀트리온과 에이치엘비 주주들과 연합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는 동학개미와 서학개미뿐만 아니라 미국의 로빈후드 투자자들과도 연대할 계획이다.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 관계자들이 27일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 후문에서 공매도 폐지를 촉구하는 피켓 시위를 하고 있다. [사진=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 제공]

정의정 한투연 대표는 "셀트리온과 에이치엘비 주주가 연합하면, 사실상 100만 동학개미가 뭉치게 되는 것이고 공매도 피해가 큰 기업들의 주주들이 더욱 가세할 것이어서 공매도 세력과 싸우기에 부족함이 없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불법 공매도가 원천적으로 근절될 수 있는 제도개선이 완벽하게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공매도 재개를 운운하는 것은 난파선에 있는 구멍을 수리하기도 전에 시간이 됐으니 빨리 배에 타라고 보채는 행위"라며 "구명조끼는 공매도 투자자만 입고 있는데 누가 죽고 누가 살아남겠는가"라고 지적했다.

한편 한투연은 오는 3월 5일까지 ‘나는 공매도가 싫어요’, ‘공매도 폐지’, ‘금융위원회 해체’ 등의 문구가 쓰인 공매도 반대 홍보 버스를 약 한 달간 국회, 금융감독원, 청와대,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운행할 계획이다.

정 대표는 "기울어진 운동장 등 공매도 제도의 문제는 아직 해결되지 않았고, 무차입 공매도 등을 막을 장치도 여전히 부족하다"며 "일단 1년 정도 추가로 공매도를 금지하고, 내년 3월에 공매도 제도폐지 여부 등을 최종적으로 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진=네이버금융/한국거래소
셀트리온

공매도 잔고 1위 '셀트리온'

개인 '팔자' 주가 하락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현재 국내 공매도 잔고 1위는 셀트리온이다.

셀트리온의 공매도 잔고 금액은 2조598억원으로 유가증권시장 종목 중 가장 많다. 코스닥 시장에서는 에치이엘비가 3,079억원으로 가장 많은 잔고를 보유했다. 

국내 반(反) 공매도 운동의 대장주로 꼽히는 셀트리온은 전일 매수세가 이어지며 장 마감 기준 14.51%(47,000원) 상승한 371,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그러나 이날 매도세가 이어지며 주가가 하락했다.  

셀트리온은 전일대비 4.18%(15,500원) 하락한 355,500원에 장을 마쳤다. 에이치엘비 역시 1.76%(1,700원) 하락한 94,8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두 종목 모두 개인과 기관의 매도세가 거세 주가가 하락했다. 반면 외국인은 매수했다.

반 공매도 운동의 일환으로 개인 매수세가 이어질 거란 예측과 달리 개인이 매물을 던진 이유에 대해 관심이 쏠린다.

일각에서는 주가 조정의 원인으로 개인의 차익 실현 매물이 이어진 것이라고 풀이했다. 외국인의 매도세는 한국판 '게임스톱' 사태를 우려한 외국인이 공매도한 주식을 갚으려고 사들였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김용범 기획재정부 차관이 2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거시경제 금융회의'를 주재,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기재부 제공]

공매도 재개, 반대 6 찬성 4 
기재부 "면밀히 지켜볼 것"

공매도 재개에 대한 여론 반응도 차갑다.

지난달 29일 YTN 의뢰로 리얼미터가 진행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국민 10명 중 6명은 공매도 재개에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매도 재개에 대해 ‘찬성한다’는 응답은 24.0%, ‘반대한다’는 응답은 60.4%로 나타났다. 잘 모르겠다는 답변은 15.5%로 집계됐다. 

한투연을 구심점으로 한 개인 투자자들의 움직임에 기획재정부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김용범 기획재정부 차관은 2일 서울은행회관에서 열린 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게임스탑 등 일부 종목을 둘러싸고 벌어진 사태는 군집행동이 시장 변동성을 높인 사례로 그 파장을 예의주시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다수의 시장참가자들이 실시간으로 투자정보를 손쉽게 접할 수 있는 디지털 거래 환경에서 이같은 군집행동이 빈번하게 나타날 수 있다"며 "금융안전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한국판 게임스톱 운동'의 현실화 가능성에 대해 전문가들의 평가가 갈리는 만큼, '동학개미'들이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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