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 쌍둥이가 쏘아 올린 작은 공
학교 폭력 및 집단 따돌림을 소재로 한 일본드라마 '3학년 A반', '언내추럴', '나기의 휴식'

[문화뉴스 신지영 기자] 최근 집단 속 만연했던 괴롭힘이 수면 위로 드러나고 있다.

스포츠 여자 배구 선수 쌍둥이의 학창 시절 학교폭력은 연예계로 이어져 인기 아이돌 그룹과 일부 배우들의 과거까지 재조명되고 있다. 이웃나라 일본 또한 이지메가 사회문제로 항상 대두되어왔다. 이를 바탕으로 한 일본 드라마들을 살펴보자.  

사진=채널W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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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학년 A반

출연: 스다 마사키, 나가노 메이, 시이나 깃페이

"다른 방법은 없었을까? 생각해 봐. Let's Think!"
"말은 때로 흉기가 돼. 칼 따위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깊고 날카롭게 마음을 도려내지"
"너에게 부족한 건 상상력이야. 넌 그의 아픔을 상상하지 못한 거야."
"자신의 말에 자신의 행동에 책임을 가져"

졸업을 며칠 안 남기고 A 반의 담임 히이라기 이부키는 29명의 학생들을 교실에 가둔 채 같은 반 학생 카게야마 레이나의 자살에 누군가는 책임이 있다며 진상을 밝힐 것을 요구한다.

과연 범인은 a반 학생들 중 누구일까?

이부키는 극 중 종종 이런 말을 한다. "Let's Think". 그는 생각을 거친 행동이 선한 영향력을 발휘해야 한다고 학생들에게 마지막 가르침을 전해준다. 이 메시지는 a 반의 학생들에게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현대에는 따돌림의 범위가 시, 공간적 제약을 벗어난다. 방송을 통해서, SNS을 통해서 2차적 언어 및 정신 폭력이 가해지고 있다. 스스로가 가해자가 되지 않기 위해서는 어떤 말을 뱉을지, 어떤 행동을 취할지 항상 유의해야 한다.

사진=TBS 제공
사진=TBS 제공

언내추럴

출연: 이시하라 사토미, 이우라 아라타, 쿠보타 마사타카

"그런 폭력을 다들 못 본 척했지"
"하지만 나는 살해당했다고 생각해, 괴롭힘이라는 이름의 살인"

언내추럴은 부자연스러운 사인으로 죽음에 이른 시체들의 억울한 원인을 규명해가는 법의학 드라마이다.

극 중 7화 '살인 유희'에서는 학교 폭력으로 인해 세상을 떠난 학생의 이야기가 등장한다. 죽은 학생은 지속적으로 폭행을 당했고 그 사실을 담임 선생님 또한 알았지만 단순한 장난으로 치부했다. 시라이라는 학생은 이 모든 일을 방송을 통해 밝히기 시작한다. 처음에는 자신의 살해를 주장했지만 법의학자들과 사건의 진실을 풀어나간다. 

학교 폭력은 만연하다. 실제로 국내 영상 속 따돌림을 못 이겨 옥상으로 올라가는 엘리베이터에서 찍힌 주저앉은 학생의 모습은 수많은 이들의 마음을 울렸다. 상처받은 채 내몰린 아이의 슬픔이 화면을 통해 전해져왔다. 극 중 가해자들은 자신의 삶을 아무렇지 않게 살아갈 거라고 말한다. 죽은 아이만 이 세상에 사라졌다는 사실이 더 아프게 다가온다.

사진=TBS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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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기의 휴식

출연:쿠로키 하루, 타카하시 잇세이, 나카무라 토모야

"분위기라는 거 스스로 만들어 내는 거잖아, 분위기를 읽으려 하면 지는 거야"
"지금까지의 인생을 통째로 리셋하고 조금 쉬도록 하겠습니다."
"어쩌지 어쩌지 침묵을 못 견디겠어"

학교뿐만 아니라 사회에서도 집단이 형성된다면 따돌림은 쉽게 일어난다.

'나기의 휴식'은 줄곧 타인의 눈치만 살피며 '공기를 읽느라' 분위기를 살피던 오사마 나기가 과호흡으로 쓰러진 것을 계기로 새로운 인생을 살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야기이다.

남들의 시선 탓에 폭탄 맞은 듯한 꼬불 머리를 아침마다 정성스럽게 피며 출근했던 나기가 퇴사와 함께 모든 것을 뒤로하고 금방이라도 무너질 듯한 집으로 이사를 가며 이야기는 시작된다.

일본 특유의 여름 분위기가 연출되며 허름한 집에서 다양한 사람들과 엮이며 나기는 한층 성장해 나간다. 그녀의 휴식 과정은 인간관계에 지쳐버린 수많은 '나기'들에게 자그마한 웃음을 건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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