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산 순서 문제, 숫자와 연산자 표기법에서 오는 문제점
역사적으로 정해진 이유는 없어...모호함을 피해야 옳은 문제

[문화뉴스 권성준 기자] 8÷2(2+2)의 답은 무엇일까? 한동안 트위터 상에서 화제가 되었던 사칙연산 문제다.
주로 답은 1과 16 사이에서 논란이 되었는데 이런 차이가 발생하는 원인은 계산 순서에서 기인하였다.

답이 1이라고 주장하는 사람은 괄호가 있는 항을 먼저 다 계산하면 8이 되고 8을 8로 나누면 1이 된다고 주장한다.
한편 답이 16이라고 주장하는 사람은 괄호 안을 더해 4를 만들면 문제가 8÷2×4가 되어서 앞부터 계산하여 16이 된다고 주장한다.
얼핏 들어보면 둘 다 말이 되는 계산법처럼 들린다. 무엇이 도대체 맞는 계산법일까?

답을 말하기 전에 모든 문제의 원인인 사칙연산 계산 순서에 대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초등학교에서는 분명 계산을 할 때 곱셈과 나눗셈을 먼저 계산하고 덧셈과 뺄셈은 마지막에 계산한다고 가르친다.
계산 순서가 발생하는 원인은 현재 인류 문명이 계산 연산자를 숫자 중간에 쓰는 중위 표기법을 채택하였기 때문이다. 중위 표기법을 선택한 데에는 이유가 있다.

폴란드의 논리학자 얀 우카시에비치는 연산자를 앞에 놓는 전위 표기법을 제안하였다. 전위 표기법은 폴란드 표기법이라고도 불린다.
2+2×2는 대표적으로 중위 표기법으로 쓸 때 순서 문제가 생기는 문제인데 전위 표기법으로 쓰면 +×2 2 2 순서 문제없이 쓸 수 있다. 이 식을 말로 풀어쓰면 2와 2를 곱한 수에 2를 더해라가 된다.
또는 연산자를 뒤에 쓰는 후위 표기법도 존재하는데 후위 표기법은 언어랑 유사하게 해석할 수 있어서 순서 문제가 잘 발생하지 않는다.
하지만 전위 또는 후위 표기법을 쓰면 식이 길어질 경우 매우 복잡해지고 보기 어렵다. 그래서 수학에서는 자연스럽게 보기 쉬운 중위 표기법이 채택되었다.

중위 표기법을 채택한 대신 순서 문제가 발생하였고 흔히 다음과 같은 순서로 계산을 진행하기로 약속하였다.
1. 괄호를 (), {}, [] 순서로 계산한다.
2. 제곱을 계산한다.
3. 곱셈과 나눗셈을 계산한다.
4. 덧셈과 뺄셈을 계산한다.
이 순서를 지키면서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계산하라고 가르친다. 이는 외국에서도 마찬가지이며 'BODMAS'라는 이름으로 가르친다.
2번 순서에서 제곱 계산을 지수 계산으로 통합해서 생각하여 'PEMDAS', 'BEDMAS' 등의 다른 이름으로 부르기도 하지만 크게 차이는 없다.

이러한 규칙은 누가 만들었을까? 그 역사는 정확하게 알려지지 않았다. 연산 기호가 탄생하면서 경험적으로 이 규칙이 편리하였기 때문으로 생각된다.
17세기가 되면서 말로 기술되던 방정식들을 연산 기호로 표현하는 움직임이 처음 나타났는데 이 시기 문헌부터 연산 순서에 대한 언급이 있었다고 전해진다.
1800년대가 되어서야 지금의 모습과 유사한 계산 규칙이 나타났으며 계산 순서에 문제가 없도록 괄호를 사용하는 것이 권장되었다.

대부분 이러한 계산 순서 논쟁을 낳는 문제들은 표기 자체를 모호하게 하여 잘 정의되지 않은 문제들이다. 애초에 문제 자체에 불량이 있다.
중위 표기법의 단점을 이용하여 답을 낼 수 없는 형태로 문제를 제시하였기 때문에 애초에 정답을 논의할 수가 없었던 문제다.
계산기 또한 사람이 입력한 순서에 따라 계산하기 때문에 입력 방법마다 이 계산을 다른 순서로 수행한다. 그래서 계산기마다 답이 다르고 어느 것도 답이 될 수 없는 문제라고 할 수 있다.
-----
정말로 완벽하게 알고 있나요? 헷갈리는 사칙연산 규칙
계산 순서 문제, 숫자와 연산자 표기법에서 오는 문제점
역사적으로 정해진 이유는 없어...모호함을 피해야 옳은 문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