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2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개최
120여 명의 무용수, 200여 벌의 의상 발레계의 블록버스

'라 바야데르' 커튼콜
'라 바야데르' 커튼콜

 

[문화뉴스 김창일 기자] ‘라 바야데르’는 클래식’ 발레 중 유일하게 인도의 황금제국을 배경으로 한 작품입니다. ‘바야데르(Bayadère)’는 프랑스어로 ‘인도의 무희’를 뜻합니다. 무희 ‘니키아’, 그녀가 사랑한 전사 ‘솔로르’, 솔로르를 사랑한 공주 ‘감자티’, 승려의 본분을 잊고 니키아를 사랑한 최고승려 ‘브라만’의 얽히고설킨 비극적인 사랑이 하나의 드라마로 그려집니다. 1877년 러시아에서 초연됐을 때는 5막 7장에 육박하며 비극적인 결말이었다고 합니다. 

4월27일 저녁, 예술의 전당 오페라극장 무대에서 첫 막을 올린 ‘라 바야데르’는 총 3막으로 구성됐습니다. 1막은 ‘니키아’와 ‘솔로르’의 사랑, 2막은 ‘니키아’를 배신하고 ‘감자티’와 약혼하는 ‘솔로르’, 3막은 ‘니키아’를 잊지 못하는 ‘솔로르’의 이야기가 서정적으로 펼쳐집니다.

120여 명의 무용수, 200여 벌의 의상 등 발레계의 블록버스란 말이 무색하지 않게 대작의 기운이 느껴지는 무대였습니다. 

 


 

사랑과 배신의 서막을 알리는 1막

 

1막은 전체적인 스토리가 시작되는 도입부입니다. ‘브라만’은 ‘니키아’에게 고백하지만, ‘니키아’는 그의 사랑을 거절합니다. ‘니키아’는 ‘솔로르’와 사랑의 맹세를 합니다. 둘의 안무는 발레를 모르는 사람이 봐도 사랑의 기운이 느껴지는 안무였습니다. 하지만 둘을 보고 분노하는 ‘브라만’에 의해 둘의 사랑은 어긋나기 시작합니다.

 

발레리노와 발레리나의 디베르띠스망이 돋보인  2막

 

화려한 군무가 아름다운 2막 (사진=국립발레단 제공)
화려한 군무가 아름다운 2막 (사진=국립발레단 제공)

 

1막에 이어 2막은 화려한 무대의상과 많은 인원을 동원해 화려함을 극대화한 무대였습니다. 막이 시작되며 발레리노와 발레리나가 함께 하는 ‘디베르띠스망(divertissement)’ 군무는 발레의 흥겨움을 선사하기에 충분했습니다. 각 무대가 끝날 때마다 관객이 보내는 박수는 ‘왜 발레가 무대에서 관객과 함께 해야 하는지’를 보여준 시간이었습니다. 디베르띠스망이란 ‘심심풀이, 오락’이란 뜻으로 볼거리 위주의 춤을 보여 춤을 말합니다. 

‘디베르띠스망’이 끝나고 ‘니키아’의 독무. 사랑하는 사람에게 버림을 받을 거라고 생각하지 못한 ‘니키아’의 모습에서 진한 아련함이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니키아’를 연기한 박슬기 발레리나의 아름다운 동선은 ‘발레의 아름다움은 이런 것이다’라고 말하는 것 같았습니다. 

 

발레리나의 품격을 보여준 3막

 

3막이 끝난 후 커튼콜
3막이 끝난 후 커튼콜

 

30여명의 발레리나가 경사면을 따라 아라베스크 동작을 하며 내려오는 모습에서 모짜르트의 ‘레퀴엠’이 들리는 듯했습니다. 한 명 한 명, 발레리나가 늘면서 같은 동작을 반복하지만 흥분과 떨림은 없었고, 죽은 ‘니키아’의 원혼을 위로하는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발레하면 생각나는 ‘발레 블랑(백색 발레)’의 대표적인 장면이었습니다. 백조의 호수, 지젤, 라 바야데르를 3대 발레 블랑으로 꼽을 수 있습니다. 

 


 

극이 끝나고 집에 돌아가면서 우리가 비극을 보고 카타르시스를 느끼는 이유를 이해하게 됐습니다. 만약 둘의 사랑이 이뤄졌다면 너무나 일반적이어서 이야깃거리를 찾기 힘들겠죠. 비극적인 사랑이기에 두고두고 곱씹고 다시 되새기게 됩니다.

 ‘나라면 어땠을까?’라고 말이죠. 극에 나를 투영하게 된다는 건 그만큼 극에 몰입했다는 이유가 아닐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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