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합창곡, 가곡, 민요, 재즈, 팝 등 다양한 합창곡 선보여
앵콜곡 '아리랑'으로 올해 공연 마침표 

오케스트라와 합창단이 함께 한 송년음악회 (사진=국립합창단 제공)
오케스트라와 합창단이 함께 한 송년음악회 (사진=국립합창단 제공)

 

[문화뉴스 김창일 기자] 지난 27일 롯데콘서트홀에서 국립합창단 송년음악회 ‘겨울가면 봄오듯이’가 관객과 만났습니다. 국립합창단은 창작합창곡, 가곡, 민요, 재즈, 팝 등 다양한 합창으로 올해의 마지막을 장식했습니다.

소프라노 박미자, 테너 김재형, 바리톤 고성현, 국악인 고영열과 국립합창단이 함께 무대를 꾸몄으며, 송년음악회의 곡들은 현재의 모습을 돌아보고 미래로 나가자는 의미를 담고 있는 곡들이었습니다. 합창을 듣고 가사를 음미해보며 올 한해의 다사다난했던 순간들이 떠올랐습니다. 

 

From a distance를 부른 소프라노 진지영, 김명희, 알토 김해인 (사진=국립합창단 제공)
From a distance를 부른 소프라노 진지영, 김명희, 알토 김해인 (사진=국립합창단 제공)

 

<무언으로 오는 봄>에는 “말을 잘함으로써 우선은 그럴싸해 보이지만”이란 가사가 있습니다. 시간이 변하면서 말을 잘한다는 의미도 바뀌는 것 같습니다. 언변이 뛰어난 사람을 동경하지만, 나이가 들면서 ‘하지 말아야 할 말은 하지 않는 것’이 말을 잘한다는 의미로 다가옵니다. 때로는 침묵이 더 강력한 말이 되기 때문입니다.

류수영 사회자는 무반주곡인 <From a distance>는 ‘세계 각지의 미군 위문공연 때 부른 노래’라고 했습니다. 곡은 전쟁과 평화를 상징하는 군인에게 잔잔한 위로를 전하는 노래입니다. 찰리 채플린은 “인생은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지만 멀리서 보면 희극이다”라고 했죠. 삶의 이벤트에 일희일비(一喜一悲)하지 않으려고 노력하지만, 성취와 좌절이 동석한 롤러코스터에서는 정중동의 마음을 잡을 수 없게 됩니다.

 

밀양아리랑, 힘내라 대한민국을 부른 국악인 고영열 (사진=국립합창단 제공)
밀양아리랑, 힘내라 대한민국을 부른 국악인 고영열 (사진=국립합창단 제공)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는 푸쉬킨의 시를 편곡한 곡입니다. “삶이 그대를 차마 속일지라도 슬퍼하거나 화내지마”라고 합니다. 삶은 누구에게나 공평하지만, 누구에게도 평등하지 않죠. 세월을 맞은 머리카락은 바래지고, 얼굴에도 삶의 골짜기가 생깁니다. 삶이 나를 속일지라도, 자조 섞인 말을 나에게 하지 않는 것이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점입니다.

국악 <새타령>에서는 소프라노 박미자와 플릇이 뻐꾸기 소리를 주고받는 장면, <밀양아리랑>에서는 오케스트라에 꽹과리가 추가돼 음악의 풍미를 더해줬습니다.

 

국립합창단 송년음악회 커튼콜
국립합창단 송년음악회 커튼콜

 

공연 중에 윤의중 단장 겸 예술감독과의 짧은 인터뷰가 있었습니다. 윤의중 단장은 "내년에는 워너뮤직코리아와 우리 가곡으로 세계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 있다며, "K-Classic의 위상을 넓히겠다"고 했습니다. 

국립합창단은 내년 3월 2일 ‘위대한 합창시리즈 I’, 4월 26일 ‘창작합창 컬렉션 I’로 다시 관객과 만납니다. 2022년 국립합창단의 정기·기획공연에 대해서는 국립합창단 홈페이지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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