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가 있는 날·예술이 있는 삶을 빛냅니다…문화뉴스] '햄릿 증후군'을 아시는가? "죽느냐, 사느냐 이것이 문제로다"라는 말에서 출발한 이 증후군은 현대인들이 무수히 많은 정보 속에 치여 결정을 잘하지 못하는 현상을 말한다. 문화계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문화뉴스가 이 달의 문화 추천 시리즈를 준비했다. 뮤지컬, 연극, 영화, 전시, 음악회 등 다양한 분야의 문화예술 콘텐츠 중 문화뉴스가 직접 작품들을 뽑아 추천한다. 11월의 추천 연극은 무엇인지, 지금부터 확인한다.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 / 연출 - 고선웅

출연 - 장두이, 임혹식, 이영석 등 / 개막일 - 11월 4일

드디어 국립극단과 고선웅이 만났다. 작품은 중국고전 '조씨고아'를 고선웅 연출이 직접 각색했다. 기원전 6세기 조씨 가문 300명이 멸족되는 재앙 이후 유일하게 살아남은 조무가 가문을 다시 세웠다는 짤막한 역사적 사실에 연극적 허구를 덧붙인 것이다. 연극계 대표 배우들이 선보이는 이번 공연은 '선수들의 학예회'를 표방한다. 고선웅 특유의 만화적 상상력과 비극 속에 내재된 희극성을 극대화되는 것이다. '푸르른 날에', '홍도'를 잇는 또 하나의 고선웅표 비극이 기대된다.

'살짝 넘어갔다가 얻어맞았다' / 연출 - 김광보

출연 - 유연수, 김영민, 유병훈 등 / 개막일 - 11월 5일

김광보의 드림팀이 한 자리에 모였다. 얼마 전 서울시극단의 단장을 맡은 김광보 연출가가 인연이 깊은 LG아트센터와 다시 손을 맞잡고 새로운 작품을 꾸린 것이다. 츠치다 히데오의 희곡이 원작인 연극 '살짝 넘어갔다가 얻어맞았다'를 통해서 말이다. 어느 날 그어진 선 하나에 마음이 기운 여섯 명의 죄수와 두 간수의 이야기. 연극은 교도소 안에서 일어난 '선 긋기' 사건을 통해 구별로부터 생긴 차별, 그 차별이 대립으로 발전하는 과정을 다룬다.

'거미여인의 키스' / 연출 - 문삼화

출연 : 이명행, 최대훈, 김호영 등 / 개막일 - 11월 7일

2011년 이후 무대에서 볼 수 없었던 연극 '거미여인의 키스'가 5년 만에 팬들의 성화에 못 이겨 다시 돌아왔다. 올해 하반기 끊임없이 무대에서 열정을 쏟아냈던 배우 이명행과 얼마 전 뮤지컬 '맨 오브 라만차'에서 산초 역으로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해냈던 김호영, 그리고 공연과 방송을 오가며 활발하게 연기 활동을 보이는 최대훈이 몰리나역을 함께 맡아 화제다. 작은 감방 안에서 만난 두 남자, 몰리나와 발렌틴. 2015년 새롭게 태어나는 '거미여인의 키스'는 어떤 방식으로 두 남자의 진한 인간애를 표현해낼지 기대해 봐도 좋겠다.

 

   
 

'폭스파인더(Foxfinder)' / 연출 - 박지혜

출연 - 손상규, 양조아, 양종욱, 최희진 / 개막일 - 11월 13일

두산아트센터 창작자육성 프로그램 아티스트인 양손프로젝트가 신작 '폭스파인더'를 내놨다. 양손프로젝트는 배우 손상규, 양조아, 양종욱과 연출 박지혜로 구성된 연극그룹이다. 이 그룹은 팀원 모두가 작품선정부터 전체 창작과정을 함께 공유하며 결정하는 공동창작 방식으로 작업하는 것이 특징이다. 연극은 어느 마을에서 발생하는 원인 모를 사건들을 해결하기 위해 찾아온 폭스파인더와 마을 사람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통해, 인간의 믿음에 대해 다뤄보고자 한다.

'해변의 카프카' / 연출 - 니나가와 유키오

출연 - 미야자와 리에, 후지키 나오히토, 후루하타 니노 등 / 개막일 - 11월 24일

세계 문학의 거장 무라카미 하루키의 대표작 '해변의 카프카'가 연극으로 다시 태어난다. "연극은 관객이 눈으로 보면서 황홀감이 들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니나가와 유키오의 연출법대로 연극은, 이야기를 23개의 투명 아크릴 상자 세트를 이용해 환상적으로 펼쳐내려고 한다. 어김없이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LG아트센터의 프로그램으로, 이번 공연 또한 아쉽게도 단 5일 간의 공연 기간만 갖게 됐다. 놓치지 않고픈 관객이라면 예매를 서두르자.

'맨 끝줄 소년' / 연출 - 김동현

출연 - 박윤희, 염혜란, 전박찬 등 / 개막일 - 11월 10일

2006년 스페인 작가 및 출판협회가 뽑은 베스트 작품상 MAX(막스상)을 수상한 '맨 끝 줄 소년'이 국내에서 초연된다. 연극 '먼 데서 온 여자', '하얀앵두' 등으로 알려진 김동현 연출가가 국내 초연의 연출을 맡은 것이다. 연극은 욕망과 도덕, 문학과 미술, 픽션과 논픽션에 대한 깊이 있는 질문을 던진다. 교실 맨 끝줄에 앉은 클라우디오와 문학 교사 헤르만의 위험한 줄타기를 김동현만의 날카로운 지성과 시적인 감수성의 조화로 풀어나간다.

'엘리펀트송' / 연출 - 김지호

출연 - 박은석, 정원영, 정원조 등 / 개막일 - 11월 13일

미국, 영국, 프랑스 등 세계 전역에서 작품성을 인정받는 연극 '엘리펀트송'이 번역돼 한국 관객들에게 처음으로 무대를 선보인다. 정신과 의사 로렌스의 실종사건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마이클과 그린버그의 두뇌게임. 공연의 마지막까지 긴장의 끈을 놓칠 수 없다는 '엘리펀트송'의 캐스팅도 화제다. 마이클 역에 박은석, 정원영, 이재균, 그리고 그린버그 역에 김영필, 정원조가 캐스팅돼 대학로 연극 팬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는 작품이다. 한국의 '엘리펀트송'은 어떤 긴장을 선사할까 궁금해진다.

문화뉴스 장기영 기자 key000@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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