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세일즈맨의 죽음' 중 린다의 대사

   
 

[문화뉴스] "오늘 주택 할부금을 다 갚았어요. 근데 살 사람이 없네."

일평생을 세일즈맨으로 살아온 윌리 로먼, 그는 25년 주택 융자가 끝나가는 어느 시점, '더 이상 물러날 곳이 없는' 상태에 처한다. 윌리는 힘에 부쳐 외근이 힘든 나이다. 그러나 회사는 기본급은 보장하지 않은 채 여전히 외근만 시킨다. 그리고 가장 믿었던 큰아들이 무기력한 백수로 지내며, 둘째 아들도 자랑스럽지 못하기는 매한가지다. 내야할 돈은 늘고, 버는 돈은 줄어드는 상황에서 그는 설상가상 회사 사장에게 사무실 내에서 근무하게 해달라고 말하다가 해고당하기까지 한다.

 

   
 

윌리는 더 이상 도망칠 곳이 없다. 그래서인지 과거의 기억을 자꾸만 환기한다. 죽은 형과 나누던 이상적인 대화들. 그는 그것을 떠올리며 한껏 기대와 희망에 부풀었던 과거로 향해 간다. 20세기 미국이라는 시공간에서 태어난 이 작품이 21세기 대한민국에서도 여전히 공감을 불러일으킬 때, 우리는 고전의 위대함을 인정해야할까, 아니면 변하지 않는 절망의 시대를 통탄해해야 하는 것일까.

 

   
 

결국 죽음을 택한 윌리. 그의 장례식에서 아내 린다는 끓어오르는 슬픔을 억제하며 읊조린다. 25년을 버텨 결국 주택 융자를 다 갚아, 비로소 그 동안 살아오던 집이 자신들의 것이 되었는데, 그 집에서 행복하게 살 줄 알았던 윌 리가 없다는 사실을 새삼 더 절망스럽게 되뇌는 것이다.

  * 연극 정보

   - 연극 제목 : 세일즈맨의 죽음

   - 공연날짜 : 2016. 4. 14 ~ 5. 8.

   - 공연장소 :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

   - 원작, 연출 : 아서 밀러, 한태숙

   - 출연배우 : 손진환, 예수정, 이승주, 박용우, 이문수, 이형훈, 이화정, 이남희, 유승락, 최주연, 민경은 등

[글] 문화뉴스 장기영 기자 key000@mhns.co.kr

[사진] 예술의전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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