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리톤 양준모 ⓒ 세종문화회관

[문화뉴스] 세종문화회관 서울시오페라단이 셰익스피어 서거 400주년을 기념해 다음 달 24일부터 27일까지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오페라 '맥베드'를 선보인다.

로얄 오페라하우스, 바이에른 국립극장, 비엔나 오페라, 바르셀로나 리세우 극장 등 유럽 주요 극장에서 오페라 '맥베드'를 올리며, 세계적인 테너 '플라시도 도밍고' 역시 LA 오페라, 베이징 NCPA 오페라하우스 등지에서 '맥베드'에 타이틀 롤로 출연하는 등 올해 세계 공연계의 '맥베드'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오페라 '맥베드'는 1997년 서울시오페라단의 초연 이후, 2008년 국립오페라단 등에서 공연한 바 있다. 성악가의 난이도 높은 음악적 기량과 연기력, 많은 무대 장면 전환, 대규모 편성의 합창과 오케스트라 등 다소 어려운 점이 따르는 작품으로 쉽게 무대에 올리지 못하는 작품이다.

이번 공연에서는 구자범 지휘, 고선웅 연출, 바리톤 양준모, 소프라노 오미선, 베이스바리톤 최웅조 등 국내 정상급 제작진과 출연진이 함께 하며, 주요 출연자를 비롯해 80명의 합창단원과 70명의 오케스트라 단원이 함께 해 웅장한 무대를 선보인다.

 

   
(왼쪽부터) 구자범 지휘자와 고선웅 연출가 ⓒ 세종문화회관

구자범 지휘자와 고선웅 연출가는 각자 국내에서 많은 공연과 연주를 선보였지만, 정식 오페라 무대에 함께 참여하는 것은 모두 처음이다. 국내 무대에서는 주로 교향곡을 지휘하며 심포니 지휘자로 정평이 나 있는 구자범 지휘자는 국내 데뷔 이전, 유럽 무대에서는 독일 하노버 국립극장, 다름슈타트 극장 등지에서 오페라 지휘자로 활동했다.

국내에서는 좀처럼 오페라 작품에서 만나기 힘들었는데, 이번 작품이 구자범 지휘자의 팬들에게는 희소식일 것이다. 또한 지난 경기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상임 지휘자를 사퇴한 이후, 그의 본격적인 지휘 복귀 작품이라는 것만으로도 음악계의 이슈다.

이번 작품의 연출을 맡은 고선웅은 최근 가장 주목받는 스타 연출가다. 몇 년간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 '변강쇠 점찍고 옹녀', '칼로 막베스', '푸르른 날에' 등 연극, 뮤지컬, 창극 등 여러 장르를 넘나들며 잇따른 화제작을 선보이고 있다.

올해에는 해외에서도 그의 작품이 주목받고 있는데, 지난 4월에는 그의 작품 중 창극 '변강쇠 점찍고 옹녀'가 프랑스 파리 현지에서 찬사를 받으며 성황리에 공연을 마쳤고, 10월 중국 베이징에서는 연극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이 공연 예정이다. 그 관심과 인기를 검증하듯 2015년과 16년 최근 2년간 그는 동아연극상 대상 및 연출상, 대한민국연극대상, 연극연출가협회 올해의 연출가상, 예술의 전당 예술대상 최우수상 등 무려 7편을 수상한 바 있다.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며 다작할 수 있는 원동력으로 "몸 담고 있는 장소와 순간에 몰입하는 것이 비결"이라 말하는 연출가 고선웅은 "첫 오페라 연출인 만큼 구자범 지휘자에게 한 수 배운다는 마음으로 함께하고자 하며, 연출적으로 도움이 되는 부분이 있다면 기탄없이 조율하여 오페라 '맥베드'가 좋은 작품으로 많은 관객들 앞에 선보여지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번 작품에 참여하는 출연 성악가 역시 주목할 만하다. '맥베드' 역에는 바리톤 양준모와 김태현이 출연한다. 바리톤 양준모는 뮌헨 ARD 국제콩쿨 1위 및 청중상을 수상했다. 최근에는 뉘르베르크 국립극장 주최 콩쿨에서 2위와 청중상 수상, 바그너 특별상을 동시에 수상하며 뉘른베르크 국립오페라극장에서 주역가수로 활동 중이다.

이처럼 여러 작품을 통해 유럽무대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바리톤 양준모는 '맥베드' 역으로도 유명한데, 특히 2015년에는 하이덴하임 페스티벌에서 이번 공연의 '반코' 역을 맡은 베이스바리톤 최웅조와 동반 출연하며 성공적인 공연을 이끌어냈다.

함께 '맥베드'역으로 출연하는 바리톤 김태현 역시 하노버 국립극장과 슈투트가르트 국립극장에서 전속 솔리스트를 역임하고 현재 유럽 무대에서 오페라 가수로 활동 중인 실력파 성악가로 이번 작품을 통해 국내에서의 활약을 주목 해봐도 좋을 듯하다.

'맥베드 부인' 역은 소프라노 오미선과 정주희가 맡는다. 소프라노 오미선(성신여자대학교 교수)은 국내에서 오페라를 비롯하여, 종교음악, 심포니 등의 독창자로 활발히 활동 중이다. 소프라노 정주희는 2014년 서울시오페라단 오디션을 통해 선발돼 '마탄의 사수', '파우스트' 등 주역으로 출연한 바 있다.

'반코' 역은 베이스바리톤 최웅조와 권영명이 맡는다. 최웅조는 독일의 아헨 극장을 비롯해, 뉘른베르크, 하이덴하임, 스위스 루체른 극장에서 주역 가수로 활동해왔으며, 권영명은 독일 하노버 국립극장, 비스바덴 국립극장, 니더바이언 주립극장 등에서 전속가수를 역임하며 주역을 소화한 바 있다. 이 밖에도 테너 신동원, 엄성화, 이상규, 메조소프라노 김선정, 베이스 김영복이 한 무대에 오른다.

문화뉴스 장기영 기자 key000@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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