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HN리뷰] 악마로 부터 온 편지, 인간을 구원할 이 누구인가 '대심문관과 파우스트'
  • 박한나 기자
  • 승인 2020.11.03 11: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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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보고 쓰는 공연 리뷰 연극 '대신문관과 파우스트'
인신주의와 신인주의, 그 한가운데 서 있는 파우스트의 혼돈. 연극 '대신문관과 파우스트'
멈추어라 순간이여, 너는 정말 아름답구나!

[문화뉴스 MHN 박한나 기자] 직접 보고 쓰는 공연 리뷰, 비극적 실존에서 직면한 인간의 구원을 향한 지고한 물음을 던지는 연극 '대심문관과 파우스트'다.

출처 아트리버
[MHN리뷰] 악마로 부터 온 편지, '인간을 구원할 이 누구인가' 연극 '대심문관과 파우스트'

막이 오르고 물이 담긴 무대 중앙 의자에 앉아있는 배우의 모습이 드러난다. 한껏 웅크려있는 그의 모습과 차분한 음성은 공연 장 내 모든 공기를 차분하게 가라앉혔다. 이윽고 배우는 물이 담긴 틀을 나와 무대의 이곳저곳으로 향하며 극을 진행한다. 메피스토펠레스로의 편지로 시작된 그의 움직임은 한 인간 속에 공존하고 있는 다양한 페르소나를 극적이지만 자연스럽게 끌어낸다. 그의 내뱉은 한 마디, 한 마디에 관객들은 고개를 갸우뚱거리거나 연신 끄덕이며 그의 거침없는 논리에 빠져든다. 

신이란 무엇인가. 인간은 구원을 받을 수 있는 것인가. 악이란 무엇인가. 

극단 피악의 인간에 대한 인문학 성찰 시리즈 일곱 번째 작품 연극'대심문관과 파우스트'는 단 한 명의 배우, 정동환의 1인극으로 진행된다. 올해로 데뷔 51년을 맞이한 배우 정동환(71)은 1969년 데뷔 후 처음으로 도전하는 1인극이다. 일흔이 넘은 나이에 처음으로 도전하는 1인극에 '위대한 도전'이라고도 표현되는 이번 작품은 러시아의 대문호 도스토예프스키 소설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과 괴테의 ‘파우스트’를 극단 피악 대표 나진환이 각색, 연출한 ‘대심문관과 파우스트’를 통해 세상의 빛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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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HN리뷰] 악마로 부터 온 편지, '인간을 구원할 이 누구인가' 연극 '대심문관과 파우스트'

배우 정동환은 1969년 연극 ‘낯선 사나이’로 데뷔한 이후 ‘레이디 맥베스’, ‘오이디푸스’, ‘고도를 기다리며’ 등의 걸작을 오갔다. 그는 특히 지난 2017년 7시간짜리 연극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에서 1인 4역을 맡았다. 당시 대심문관을 연기하며 무려 20여 분간 독백을 쏟아낸 경험이 있지만, 인터미션 없이 105분간 여섯 배역의 소화를 요구하는 이번 작품은 정동환만이 보여줄 수 있는 연기의 관록일 것이다. 이번 작품에는 대심문관, 파우스트, 메피스토펠레스, 이반·알료사 형제까지 다채로운 인물들이 오직 배우 정동환을 통하여 드러난다.

멈추어라 순간이여, 너는 정말 아름답구나!

신처럼 되고 싶은 파우스트와 대심문관, 신이 사라진 자리를 대체하려는 메피스토펠레스, 냉소적 이성주의자 이반과 따뜻한 신앙심의 소유자인 동생 알료샤, 대심문관 등 상반된 입장에서 팽팽한 긴장감을 유지하는 주요 캐릭터를 포함한 극 중 등장하는 악령까지  다양한 캐릭터들이 각자의 논리를 펼쳐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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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HN리뷰] 악마로 부터 온 편지, '인간을 구원할 이 누구인가' 연극 '대심문관과 파우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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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HN리뷰] 악마로 부터 온 편지, '인간을 구원할 이 누구인가' 연극 '대심문관과 파우스트'

신학, 철학 등 방대한 양의 인문학의 고비를 넘기는 순간. 순식간에 다른 인물로 변신하여 몰입하는 그의 열연에 약간은 난해할 수 있는 작품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집중하게 된다. 여기에 고뇌와 감정이 극에 치닫게 되는 순간 천장에서 떨어지는 물들로 요란한 빗소리가 만들어지고 캐릭터의 더욱 몰입하게 만든다. 다양한 공간 속 배우의 연기를 섬세하게 드러내기 위해 중간마다 카메라를 이용 프로젝터에 배우의 표정을 보다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극중 대사인 '멈추어라 순간이여, 너는 정말 아름답구나!'는 공연장을 떠나는 길 내내 머릿속에 맴돌았다. 신의 질서를 이해하고 인간을 이해하는 신의 일부가 되고 싶었던 파우스트. 그러나 악마와의 시험으로 한순간에 자신의 나약함과 마주하게 된 그의 절망과 슬픔 그리고 절규는 보는 이의 마음을 뒤흔들어놨다. 인간이란 무엇일까. 인간을 구원할 신은 존재하는가. 만약 그가 존재한다면 우리는 구원에 이를 수 있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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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HN리뷰] 악마로 부터 온 편지, '인간을 구원할 이 누구인가' 연극 '대심문관과 파우스트'

배우 정동환 1인극 연극'대심문관과 파우스트'는 이해랑예술극장에서 오는 8일까지 관객들을 찾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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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HN리뷰] 악마로 부터 온 편지, '인간을 구원할 이 누구인가' 연극 '대심문관과 파우스트'

직접 보고 쓰는 공연 리뷰 연극 '대심문관과 파우스트'

인신주의와 신인주의, 그 한가운데 서 있는 파우스트의 혼돈. 연극 '대심문관과 파우스트'

멈추어라 순간이여, 너는 정말 아름답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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