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버스·모빌리티·헬스테크·지속가능성·게임 5개 키워드
최고혁신상 20개사 중 5개사 국내 스타트업 수상

사진='CES 2023'이 개최된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LVCC) 웨스트 홀/연합뉴스 제공
사진='CES 2023'이 개최된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LVCC) 웨스트 홀/연합뉴스 제공

[문화뉴스 정다소 기자] 지난 5일부터 8일까지 진행한 세계 최대 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3'을 통해 올해 주목해야 하는 기술 트렌드와 국내 기업들의 활약을 소개한다. 

세계가전전시회(CES:The International Consumer Electronics Show)는 미국 소비자 기술협회(CTA:Consumer Technology Association)가 주관해 매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다. 

사전 미디어 행사에서 CTA가 뽑은 'CES 2023'의 핵심 키워드는 메타버스, 모빌리티, 헬스테크, 지속 가능성, 게임 등이다. 이번 행사에서는 지난 사전 기자 간담회에서 말한 인간 안보 대신 게임이 들어갔다.

메타버스

메타버스는 현실 세계와 같은 사회·경제·문화 활동이 이뤄지는 3차원 가상 세계로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며 주목받게 됐다. 'CES 2023'에서는 3세대 인터넷 '웹 3.0'의 개념이 추가됐다. 웹 3.0은 컴퓨터가 웹페이지를 이해하고 개인에 맞는 정보를 알아서 찾아주는 차세대 지능형 서비스를 말한다. 

CTA는 메타버스가 가상화와 몰입을 중점으로 발전해 나갈 것으로 전망했다. 앞으로는 다양한 분야에서 특정 행위를 가상으로 제공하는 서비스가 등장할 것이다. 얼마나 소비자가 원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는지가 주 경쟁일 것이다. 또한 AR·VR과 같은 장비를 활용해 소비자의 몰입도를 높이는 것도 큰 쟁점으로 보인다. 

사진=롯데하이마트 VR스토어/롯데하이마트 제공
사진=롯데하이마트 VR스토어/롯데하이마트 제공

롯데정보통신은 자회사인 칼리버스와 협력해 메타버스 플랫폼 '롯데 메타버스(가칭)'을 선보였다. 관람객들은 현장에서 가상 세계에 접속해 쇼핑과 엔터테인먼트 경험했다. 롯데 메타버스 공간은 그래픽에 집중해 현실처럼 정교하게 구현된 게 특징이다.

모빌리티

모빌리티는 사람과 사물의 이동성을 제공하는 이동 수단 혹은 지능형 서비스를 말한다. 미래 핵심 사업 중 하나인 만큼 여러 기업이 도전하고 있다. 

CTA는 전기차가 배터리를 포함한 하드웨어, 즉 물리적 외형(폼팩터)는 어느 정도 안정화됐다고 분석했다. 이제 모빌리티 사업에서의 경쟁은 자율주행과 소프트웨어에 있다. 자율주행이 다양한 영역에 활용되는 만큼 생태계도 빠르게 확장되고 발전 속도 역시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자율주행이 안정화되면 알아서 달리는 이동 수단 안에서 탑승자들이 보내는 시간을 사로잡기 위한 경쟁이 펼쳐진다. 하드웨어적으로는 차량 곳곳에 스크린이 설치되고 소프트웨어적으로는 각종 음성 제어 시스템 경쟁이 심화돼 둘을 제어할 운영체제(OS) 경쟁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현대자동차그룹의 부품 공급 계열사 현대모비스가 '뉴 모비스(NEW MOBIS)' 비전을 공개하고, 소프트웨어를 중심으로 한 통합 플랫폼을 제공하는 모빌리티 전문 기업으로의 도약을 선언했다.

사진=(왼쪽부터)엠비전 HI, 엠비전 TO/현대모비스 공식 유튜브 캡처
사진=(왼쪽부터)엠비전 HI, 엠비전 TO/현대모비스 공식 유튜브 캡처

현대모비스는 이번 CES에서 목적기반 차량(PBV) 콘셉트 모델 '엠비전 TO'와 '엠비전 HI' 2종을 공개했다. 엠비전 TO에는 네 바퀴에 조향 기능이 달린 'e-코너 모듈'이 탑재돼 제자리 회전이나 평행주행이 가능하다. 내부에는 목적에 따라 접거나 회전이 가능한 좌석이 들어섰다.

엠비전 HI는 차량 유리를 대형 디스플레이로 활용해 영화 감상이나 인터넷 쇼핑 등을 할 수 있다. 시선을 컴퓨터 마우스처럼 활용하는 원거리 조작 기술이 적용돼 별다른 조작 없이 사용자가 원하는 콘텐츠를 편리하게 즐길 수 있다.

헬스 테크

헬스 테크는 건강 관리를 최첨단 기술과 접목한 것을 말한다. 크게 원격 진료와 피트니스테크 2개로 나뉜다.

원격진료는 말 그대로 원격으로 병을 진단받고 치료하는 서비스로 아직 규제 요소들이 많아 빠르게 진전되지 않을 전망이다. 다만 정신과 상담 등 정신 케어 부분은 온라인으로도 진행할 수 있는 만큼 많은 발전을 보일 것으로 예측된다. 재활운동과 같은 외과적인 부분 역시 VR과 결합한다면 좋은 서비스가 나올 것이다. 

피트니스 테크는 현재 스마트 워치, 스마트 밴드 형태로 전반적인 건강 상태를 모니터링 하는 수준을 넘어 특정 질병을 진단하고 사전에 감지하는 제품들이 다양하게 개발될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왼쪽부터) 제로 와이어드, 제로 글래스/SK바이오팜 제공
사진=(왼쪽부터) 제로 와이어드, 제로 글래스/SK바이오팜 제공

SK바이오팜은 자체 개발한 웨어러블 디바이스 '제로 글래스TM(Zero GlassesTM)'와 '제로 와이어드TM(Zero WiredTM)'로 국내 제약사 최초로 디지털 헬스 부문에서 혁신상을 받았다.

안경 디자인을 적용한 '제로 글래스'와 스마트폰에 연결해 사용하는 유선형 디바이스인 '제로 와이어드'는 뇌파, 심전도, 움직임 등 복합 생체신호를 측정할 수 있는 웨어러블 디바이스다.

두 제품 모두 SK바이오팜이 자체 개발한 모바일 앱인 '제로 앱TM(Zero AppTM)'을 통해 실시간으로 생체신호 기록 및 전송이 가능해 전문 의료진은 물론, 환자 개인도 손쉽게 사용할 수 있다. 

지속가능성

지속가능성은 친환경, 사회적 책임 경영, 지배구조 개선 등 투명 경영을 고려해야 지속 가능한 발전을 할 수 있다는 개념으로 새로운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이에 따라 전 세계 기업들이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 트렌드에 맞춰 지속 가능성과 연계된 비전과 기술, 제품들이 대거 선보였다. 

사진=LG전자 'CES 2023' ESG존/LG전자 제공
사진=LG전자 'CES 2023' ESG존/LG전자 제공

LG전자는 'CES 2023'에서 지구를 위한(For the Planet), 사람을 위한(For People), 우리의 약속(Our Commitment) 3가지 테마로 구성한 'ESG 존'을 운영해 자사의 ESG 경영 성과와 중장기 전략, 계획 등을 밝혔다. 

ESG존은 친환경 소재를 활용해 꾸몄으며, 전시관 내 각 존의 안내판에 시각장애인을 위해 점자 표기를 적용하고 휠체어 이용 관람객을 고려해 안내판 높이를 낮췄다. 청각장애인을 위해 수어 도슨트와 디지털휴먼 수어 서비스를 제공하는 LG 클로이 가이드봇을 배치해 접근성을 높였다. 

게임

CTA는 2022년 기준 미국에 약 1억6400만 명의 게이머가 있다고 게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게임의 인식은 전 세계적으로 긍정적이진 않지만, 많은 이가 게임을 즐기는 만큼 시장의 규모가 크다. CTA는 게임이 발을 걸치는 IT분야 역시 생각 이상으로 거대하며 이 시장을 놓치지 않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앞으로는 게임패드, 게이밍 전용 모니터 디스플레이, VR기기 같은 게임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는 하드웨어 시장의 경쟁이 심화될 전망이다.  

사진= 삼성전자 제공
사진=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는 2023년형 TV 신제품과 세계 최초 듀얼 UHD 게이밍 모니터 등 올해 출시할 신제품을 대거 공개했다. 이번 신제품들은 한층 강화된 화질과 연결성을 제공하는 것은 물론 한 단계 진화된 게이밍 경험을 할 수 있다. 게임을 하면서 언제든지 실행해 다양한 게임 정보를 확인하고 기본 설정을 간편하게 조작할 수 있는 '게임 바' 기능이 강화됐다.

게임 바 3.0은 전체 게임 화면 중 사용자가 원하는 특정 화면을 확대해서 볼 수 있는 미니맵 줌, 확대한 화면을 무선으로 다른 스크린에 공유할 수 있는 미니맵 공유, 1인칭 슈팅 게임에 최적화된 조준점 표시하기 등의 기능이 처음 적용됐다.

국내 스타트업들의 활약

이번 'CES 2023'에서는 최고혁신상을 받은 기업 총 20개사 중 국내기업 9개사가 수상했다. 그중 닷, 그래핀 스퀘어, 지크립토, 버시스, 마이크로시스템 등 5개사가 벤처·창업 기업으로 국내 스타트업의 위상을 높였다. 

사진=(왼쪽부터)닷 패드, 그래핀 라디에이터/닷, 그래핀스퀘어 제공
사진=(왼쪽부터)닷 패드, 그래핀 라디에이터/닷, 그래핀스퀘어 제공

닷(Dot Incorporation)은 촉각 디스플레이 '닷 패드(Dot Pad)'로 접근성 부문에서 최고 혁신상을 받았다. 2015년 설립된 소셜벤처로 시각장애인용 디바이스와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있다.

닷 패드는 총 2400개의 핀으로 PC, 모바일, 전자칠판 등에 나온 도형, 기호, 표, 차트 등 시각적인 그래픽을 촉각 그래픽으로 표시한다. 손가락의 촉감으로 그림이나 사진 등을 만져 해당 내용을 인식할 수 있어 다양한 분야에서 접근성을 높이는 데 활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래핀스퀘어(Graphene Square)는 그래핀 라디에이터로 가전기기 분야 최고 혁신상을 받았다. 그래핀은 탄소 원자로만 이뤄진 탄소 동소체 중 하나로 ‘꿈의 신소재’로 불리기도 한다. 

그래핀 라디에이터는 그래핀의 우수한 발열성을 이용했으며 홀로그램 디스플레이를 통해 다양한 영상과 정보를 표시한다. 'Z' 모양의 폴더블 구조로 간단하게 접어 휴대할 수 있다. 그래핀 히터는 기존 히터 대비 최대 30% 에너지 절감이 가능하며 전자파를 거의 발생시키지 않는다. 

사진=(위)지크립토 '지케이보팅', (아래 왼쪽부터) 버시스 '메타 뮤직 시스템', 마이크로시스템 CCTV
사진=(위)지크립토 '지케이보팅', (아래 왼쪽부터) 버시스 '메타 뮤직 시스템', 마이크로시스템 CCTV

지크립토는 블록체인 온라인 투표시스템 지케이보팅(zkVoting) 기술을 선보여 기술사이버 보안과 개인정보 보안 분야에서 최고 혁신상을 수상했다. 지케이보팅은 국내 유일의 '영 지식 증명(ZKP·Zero Knowledge Proof)' 기술을 바탕으로 유권자가 신분과 투표 내용을 공개하지 않은 상태로 투표할 수 있도록 돕는다. 

영 지식 증명은 블록체인 환경에서 상대에게 데이터는 전달하지만 데이터 생산자가 누구인지는 알 수 없도록 하는 기술이다. 투표를 포함한 모든 과정이 앱 안에서 이뤄져 선거관리에 드는 인력·비용·시간을 절감할 수 있다.


뮤직 테크 스타트업 버시스는 인공지능을 활용해 만든 메타버스 모바일 앱 '메타 뮤직 시스템'으로 스트리밍 부문 최고혁신상을 받았다. 가상 공간에 만들어진 뮤지션의 세계관 속에 들어가 다양한 음악 테마를 탐험하고 인공지능이 자신만의 음악으로 만들어주는 서비스다. 커뮤니티 안에서 음악을 공유하고 NFT도 발행할 수 있다. 


스마트 시티 분야 최고 혁신상은 마이크로시스템에게 돌아갔다. 마이크로시스템이 선보인 지능형 (AI) CCTV는 전자식 자가세정(DFG) 기술이 최초로 적용돼 센서 표면의 오염물을 신속히 제거할 수 있다. 태풍과 같은 기상재해 환경에서도 선명한 화질로 실시간 영상 감시가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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