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1995년 오늘, 한 편의 애니메이션이 일본 'TV 도쿄'에서 방영했습니다. 그리고 그 애니메이션은 이젠 우리말 주제가처럼 '신화'가 됐습니다.

 
바로 안노 히데아키가 만든 '신세기 에반게리온'입니다. 종말론을 다룬 SF 애니메이션으로, 거대 휴머노이드 '에반게리온'을 이용해 '사도'라고 불리는 정체불명의 괴물체와 싸우는 준군사 조직 특무기관 '네르프'를 둘러싸고 일어나는 사건을 다루고 있죠. '신세기 에반게리온'은 1990년대를 대표하는 TV 애니메이션 작품으로 일본 영화, 일본의 특수촬영물(전대물), 애니메이션 기법을 총 집편하며, 캐릭터의 내적 측면을 부각하는 등 참신한 연출로 이후 애니메이션에 큰 영향을 끼쳤습니다.
 
'신세기 에반게리온'은 흥행과 비평을 모두 사로잡았을 뿐만 아니라 OSMU(원 소스 멀티 유즈) 전략에 탁월하게 맞춰진 작품인데요. 애니메이션 한 편이 소설, 만화, 게임, 음반, 캐릭터 상품(프라모델, 트레이딩 카드 등), 심지어 파칭코 게임기로 파생되는 미디어 믹스의 효시가 됐습니다. 일본에선 일본우정공사가 직접 '에반게리온' 우표를 애니메이션 시리즈 중 하나로 발매하기도 했습니다.
 
   
 
 
한편, 1995년 10월 4일 처음 방영된 '신세기 에반게리온' 1회엔 다음과 같은 장면이 등장합니다. 어렸을 때 어머니가 죽고, 아버지에게 버림받아 자기 자신을 외부 세계에 격리하기 시작한 '이카리 신지'를 중심으로 전개가 되는데요. '신지'는 '네르프'의 총사령관인 아버지 '겐도'의 부름으로 '제3신동경시'로 불려옵니다.
 
이어 '신지'는 '에반게리온' 초호기를 조종하는 '칠드런'으로 인류를 위협하는 '사도'와 맞서 싸우라고 강요를 받습니다. '신지'는 초호기에 타지 않겠다고 말하며, 아버지는 "타지 않을 거면 돌아가라"는 말을 남기죠. 한편, '이카리 신지'는 다른 '칠드런'인 '아야나미 레이'가 부상으로 실려 가는 것을 보게 되고, 이후 "도망치면 안 돼"를 연발하며 '에반게리온'에 탑승할 것을 다짐합니다.
 
"도망치면 안 돼"는 '신세기 에반게리온' 팬들이 가장 좋아하는 대사 중 하나인데요. 극 중 14살의 '신지'는 소심하고 내성적이며 혼자 있는 것을 좋아합니다. 자신감이 사실상 없다고 할 수 있으며, 남들과의 관계에서도 어려움을 겪죠.
 
이 사건 이후, '신지'는 산산이 조각난 관계인 아버지에게서 인정과 사랑을 받기 위해 노력합니다. '사도'와의 싸움이 계속되면서 '신지'는 조금씩 자신감을 찾아가지만, 이야기 후반부의 '어쩔 수 없는' 여러 충격 앞에 사태는 파국으로 달려가게 됩니다. 첫 방영일에 한 번 추억의 '정주행'을 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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