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관 리뷰] 금요일 밤 사랑이 움트는 올모스트, 연극 '올모스트메인'
  • 박한나 기자
  • 승인 2021.01.08 11: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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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보고 쓰는 공연 리뷰 연극 '올모스트메인'
괜찮아, 사랑이야 연극 '올모스트메인'

[MHN 문화뉴스 박한나 기자] 직접 보고 쓰는 공연 리뷰, 그게 사랑이라면 그럴 수 있어. 연극 '올모스트메인'이다. 

사진=극단소년
[직관 리뷰] 금요일 밤 사랑이 움트는 올모스트, 연극 '올모스트메인'

두 남녀가 한껏 상기된 표정으로 벤치에 나란히 앉아있다. 한 마디 한마디, 주고받을 때마다 보는 사람의 마음도 덩달아 설레어온다. 입을 뗀 지네트는 '너랑 가까워져서 좋다'라는 수줍은 고백을 남긴데 그런데, 도대체 의도를 알 수 없는 피트의 반응으로 지네트와 멀어진다. 그녀는 생각한다. '도대체 이 남자 무슨 말을 하는 거야?'. 멀어지는 그녀를 보며 그 남자는 생각한다. "어? 아까보다 더 가까워졌네". 그렇게 가까워지던 두 사람은 멀어진다. 아니 어쩌면 더 가까워진다. 

사진=극단소년
[직관 리뷰] 금요일 밤 사랑이 움트는 올모스트, 연극 '올모스트메인'

어설프기에 아름다운 이야기

연극 '올모스트메인'은 젊은 아홉 커플의 이야기를 옴니버스 형식으로 그려낸 작품이다. 고요한 달빛만이 비추는 한겨울의 청명한 금요일 밤 9시에 이 모든 일이 일어난다. 연달아 이어지는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지만, 작은 마을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을 만큼 정말 다양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같은 듯 다른 이 들은 사랑을 시작하기도 하고 잃어버리기도 하며 다시 되찾기도 하는 과정을 거쳐가며 외부에 조건에 집중하는 것이 아닌 오직 자신의 자리를 찾아 지키는 것에 집중하는 서사를 이어간다. 

심장이 쪼개진 '글로리'와 이를 고쳐주겠다는 '이스트', 통증을 느끼지 못하는 '스티브'와 그런 남자의 감각을 되살려주려는 여자, 11년의 긴 연애의 끝을 향하는 '게일과 렌달', 오랜 친구 사이의 '랜디와 채드', 그리고 오랜 남사친, 여사친의 관계를 정리하게 된 '론다와 데이브' 등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자 하면, 어느 순간 과몰입하게 된다. 누구나 한 번쯤은 겪을 법한 남녀의 사랑이야기는 관객들의 공감을 끌어낸다.

사진=극단소년
[직관 리뷰] 금요일 밤 사랑이 움트는 올모스트, 연극 '올모스트메인'

미국 북쪽의 메인 주에서도 동쪽 끝에 자리 잡은 작은 마을 '올모스트'. 이 곳 사람들에게는 '거의(almost)' 세상의 끝이라고도 할 수 있는 곳이다. '거의' 캐나다에 가깝지만 캐나다는 아닌 '거의 '미국인 곳. 이곳에 자리 잡고 살고 있지만 영혼만큼은 아직 자리 잡지 못한 사람들은 아직 지도상에서도 자리 잡지 못한 이 마을을 '올모스트'라고 부르고 있다.
 

달빛도 없고 차갑고 깨끗한 한겨울, 금요일 밤 9시. 아홉 커플에게 동시에 일어나는 마법 같은 사랑 이야기! 사랑을 시작하고, 잃고, 되찾고, 위로 받고...
지금은 방황하고 있지만, 언젠가 자기 자리를 찾아 빛나게 될 거예요. 오늘 밤 9시에 펼쳐질 저 오로라처럼.

사진=극단소년
[직관 리뷰] 금요일 밤 사랑이 움트는 올모스트, 연극 '올모스트메인'

올모스트메인, 극단 소년의 첫 라이선스

극단 소년은 2015년 겨울 한림연예예술고등학교 1기 졸업생 표지훈, 이한솔, 최현성 등 5명에 의해 설립되었다. 설립 이후 연극 '슈퍼맨 닷컴', '마니토즈', '소년, 천국에 가다' 등을 통해 가능성을 입증 받고 있다. 이번 시즌, 극단 소년의 선택은 '올모스트메인'이었다. 

사진=극단소년
[직관 리뷰] 금요일 밤 사랑이 움트는 올모스트, 연극 '올모스트메인'

연극 '올모스트메인(Almost, Maine)'은 2004년 미국 메인 주 포틀랜드에서 초연했다. 초연부터 현재까지 미국에서만 2500개가 넘는 프로덕션에서 공연된 이 작품은 이미 20개 이상의 언어로 번역되어 전 세계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는 따뜻한 작품이다. '올모스트메인'은 2000년대 후반부터 국내 여러 극단이 다양한 형식으로 선보여 왔으며 극단 차이무가 번안한 '그 때, 별이 쏟아지다'와 원작을 올렸고, 공연배달서비스 간다도 원작대로 공연한 국내 관객들과의 소통을 이어오고 있다. 

'찾길 바래. 네가 있어야 할 곳"을 주제로 한 이 작품은 사랑 그 자체보다 본연의 자리를 찾아가는 용기 있는 한 발자국에 대한 이야기와 응원을 담는다. 따라서 때로는 위태해 보이기도 하고 아슬한 관계 사이의 긴장감은 감정의 흐름에 주체 없이 흐르기보다, 각 캐릭터가 주관을 가지고 자신의 이야기를 이끌어 간다는 특성이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사진=극단소년
[직관 리뷰] 금요일 밤 사랑이 움트는 올모스트, 연극 '올모스트메인'

조금 더디면 어때, 사랑이잖아!

사랑이라는 감정은 언제 어떻게 찾아올지 모르는 불청객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렇기에 더 설레고 기대된다는 것은 누구도 부정하지 못할 것이다. 그렇다.  무대 위에 펼쳐지는 사랑이야기는 우리는 설레게 한다. 반면, 언제 올지 모르는 만큼 언제 떠나질도 모르는 게 사랑이다. 사랑을 하고 있는 이들에게 이별과 무뎌짐은 암묵적으로 예약과도 같다. 이 모든 과정 가운데 '올모스트메인'은 다른 어떤 조건이나 압박이 아닌, 나 자신에 초점을 맞춘 선택을 내린다. 사실 헤어진 연인의 미련 담긴 안부 인사는 마음을 먹먹하게 만들기도 할 텐데 말이다.

아홉 커플의 사랑이야기는 맨 처음 소개된 피트와 지네트의 이야기로 마무리된다. 멀어진 줄 알았던 그 관계가 어느 순간 가까워지기도 하고, 어쩌면 이별은 또 다른 사랑의 시작을 말하는 듯한 느낌도 들었다. 조금 어설프고 더디며 아프더라도 어떠한가. 그게 사랑이라면 괜찮다. 누구나 사랑하니깐.

사진=극단소년
[직관 리뷰] 금요일 밤 사랑이 움트는 올모스트, 연극 '올모스트메인'

한편 연극 '올모스트메인'는 2월 14일까지 대학로 TOM 2관에서 관객들과 함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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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관 리뷰] 금요일 밤 사랑이 움트는 올모스트, 연극 '올모스트메인'

직접 보고 쓰는 공연 리뷰 연극 '올모스트메인'

괜찮아, 사랑이야 연극 '올모스트메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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