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신하은 기자] 국립현대무용단이 2021 시즌 프로그램을 공개했다. 국립현대무용단은 2010년에 창단하여 동시대 다양한 가치를 무용작품으로 구현하고자 하는 국내 유일의 국립 현대무용단체다. 2021년 시즌 프로그램으로 총 8개를 공개한다.  

빨래 - 안무 남정호
빨래 - 안무 남정호

■ 빨래 - 안 무 남정호(3.19-3.21)

2021년의 시즌 첫 프로그램 으로 남정호 예술감독의 대표 레퍼토리 '빨래'를 공연한다. 1993년 예술의전당 오페라하우스  개관기념공연으로 초청된 후 세계 곳곳에서 공연된 작품으로, "다양한 의미를 지닌 장면 배치는 평범한 빨래의 과정을 고결한 장면으로 승화시켰다"는 러시아 현지의 호평을 받은 바 있다.

​짧고 무더운 한여름 밤, 잠 못 이루는 여인들이 함께 모여 빨래를 하며 노동을 성스러운 정화의 의식으로 승화시키는 과정을 보여주는 것으로 시작된다. 동시대적 시각으로 여성의 노동과 연대감 그리고 공동체 의식을 깊게 조명해온 작품으로, 2021년 다시 만나는 이번 공연에서는 유연하면서도 강한 힘을 가진 개성적인 춤꾼들과 함께 새로운 무대를 선보일 것이다. 

그 후 1년 - 안무 권령은, 김보라, 랄리 아구아데
그 후 1년 - 안무 권령은, 김보라, 랄리 아구아데

■ 그 후 1년 - 안무  권령은,  김보라,  랄리 아구아데(6.4~6.6)

지난해 코로나19로 취소된 권령은, 김보라, 랄리 아구아데의 트리플 빌 프로젝트가 다시 시작된 다. '취소' 혹은 '멈춤'의 키워드로 점철되어 온 지난 1년간 각 안무가의 시선이 이동한 과정과 지점들을 조명한다. 불가항력적으로 멈춰진 시간으로부터 그들의 1년은 무엇으로 채워지고, 또 소멸되었는가? 

권령은은 사회 현상과 제도 속에 속한 춤과 몸의 현상에 주목하면서 춤의 본질을 탐구하고 춤추는 몸의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하는 작업을 해왔다. 김보라는 공연계 주요 화두로 떠오른 예술과 기술의 접목에 주목하여, 기존의 이미지텔링 기법에 한층 더 고차원화한 무대를 선보인다. 호페쉬 쉑터, 마르코스 모라우, 아크람 칸 등 세계적 안무가들과 협업해온 랄리 아구아데는 짙은 연극적 색채의 작품을 추상적 움직임으로 풀어낸다.

스텝업- 안무 이인수, 임지애, 황수현
스텝업- 안무 이인수, 임지애, 황수현

■ 스텝업 - 안무 이인수, 임지애, 황수현(7.3~7.4/7.9~7.11)

국립현대무용단의 '지속 가능한 무용 레퍼토리 발굴' 프로젝트. 현대무용의 다채로운 매력을 만끽할 수 있는 무대가 펼쳐진다. 국내외에서 왕성하게 활동 중인 안무가들이 참여하며, 그들의 선명한 주제 의식을 발전시켜 완성도 높은 작품을 관객에게 선보일 예정이다.

지난해 온라인으로 선보인 황수현의 '검정감각 360'은 보이는 것과 볼 수 없는 것의 경계 너머, 소리와 파장에 둘러싸이는 경험을 선사한다. 베를린 한인무용단의 활동을 함께했던 임지애의 '산, 나무, 구름과 호랑이 ver.0'은 이주와 전통에 대한 고민, '디아스포라의 몸'에 대한 질문을 나눈다. 이인수의 'Was one  man show'는 같은 장소, 다른 시간 속에서 펼쳐지는 안무가의 고민을 담는다.

HIP 合-  안무 김보람, 김설진, 이경은
HIP 合-  안무 김보람, 김설진, 이경은

■ HIP 合 -  안무 김보람, 김설진, 이경은(8.20~8.22)

힙합, 비보잉, 팝핑, 락킹 등 스트리트댄스와 현대무용, 그리고 국악이 만나는 협업 프로젝트. 2021년 신규 기획 공연으로 선보이는 이번 프로젝트에서는 김보람(앰비규어스 댄스컴퍼니 예술감독), 김설진(무버 예술감독), 이경은(리케이댄스 예술감독) 안무가의 신작을 소개한다. 

'쓰리 볼레로'에서 볼레로 음악에 대한 차별화된 해석과 방식으로 각자의 안무적 개성을 보여준 김보람과 김설진, 다양한 안무작을 통해 창작 활동의 반경을 확장해가고 있는 이경은의 예술세계를 만나볼 수 있다. 

이것은 유희가 아니다 - 안무 남정호
이것은 유희가 아니다 - 안무 남정호

■ 이것은 유희가 아니다 - 안무 남정호(10.22~10.24)

춤과 삶의 유희성에 천착해 온 남정호 안무가가 현대사회를 역설적 시각으로 통찰하여 고발한 '경쟁 사회의 우화'. 게임, 아름다운 풍경, 명화의 한 장면 등으로 묘사되며 관객을 웃음 짓게 하던 유희적 사건들은 예측 불가하게 발생한 찰나의 위협들로 소멸되며 이유 없는 가해자와 피해자를 양산한다.

2020년 10월 초연되어 온라인 생중계로 관객을 만난 바 있는 '이것은 유희가 아니다'는 2021년 재공연을 통해 한층 더 조밀해진 에피소드와 무대 구현의 다채로움을 더하여 '삶의 유희적 반영'이라는 남정호 안무가의 메시지를 더욱더 강렬하고 선명하게 전달한다.

우리가족 출입금지 - 안무 이민경, 시모지마 레이사, 퀵쉬분
우리가족 출입금지 - 안무 이민경, 시모지마 레이사, 퀵쉬분

■ 우리가족 출입금지 - 안무 이민경,  시모지마 레이사,  퀵쉬분(11.19~11.21)

국립현대무용단의 아시아 안무가 프로젝트. '가족'이라는 주제로 아시아의 현재를 조망하고자 한다. 혈연관계 위주의 전통적인 '가족'의 개념에서 벗어나 1인 가구, 대안가족, 사회적 가족이 나타나고 있는 동시대 아시아의 모습을 한국, 일본, 싱가포르 3개국 안무가의 방식으로 표현한다. 

이번 프로젝트는 싱가포르 T.H.E 댄스컴퍼니의 예술감독으로 활동하며 주변 환경을 작품화하는 퀵쉬분, 일본 현대사회의 이슈를 다루는 시모지마 레이사 그리고 장르의 확장을 꾸준히 시도하는 한국의 이민경이 안무가로 참여한다. 세 안무가가 각기 다른 문화적 배경과 개인의 작업방식으로 해석하는 '가족'의 모습과 의미를 무대에 담는다.

겨울 나그네 - 안무 김원, 안영준, 차진엽
겨울 나그네 - 안무 김원, 안영준, 차진엽

■ 겨울 나그네 - 안무 김원, 안영준, 차진엽(12.3~12.5)

무용가 개인의 삶과 철학을 진솔하게 담은 무대로 관객과 공감한 국립현대무용단 '댄스살롱', '춤이 말하다', '댄서 하우스'. 2021년에는 새로운 기획 프로그램으로 '겨울 나그네'가 12월 연말 무대에 오른다.

오랫동안 무대를 지켜온 무용가들을 초청하여 그들의 춤을 통해 삶의 역사가 기록된 변경된 몸, 축적된 시간성을 가진 몸에 대한 오마주를 그려내며, 슈베르트의 '겨울 나그네' 음악을 바탕으로 사계절이 변화하듯 자연의 이치에 따라 변화하는 인간의 삶을 조명한다. 올해는 김원, 안영준, 차진엽 안무가가 출연하여 각자의 이야기를 옴니버스 구성으로 소개한다.

구두점의 나라에서 - 안무 정영두
구두점의 나라에서 - 안무 정영두

■ 구두점의 나라에서 - 안무 정영두(12.10~12.12)

국립현대무용단 어린이·청소년 무용 레퍼토리 두 번째 신작은 크리스티안 모르겐슈테른의 시와 라트나 라마나탄 그림의 '구두점의 나라에서'를 모티브로 한다. 멈춤과 중단, 비킴과 정지의 표시물이자 동시에 다양한 감정과 의도를 지시하기도 하는 구두점 부호들의 이야기를 안무가 정영두의 해석으로 풀어낸다. 

어린이·청소년 무용 레퍼토리 개발 5개년 프로젝트(2018~2022)에서 선보인 첫 공연 '루돌프'(48개월 이상 관람)에 이은 두 번째 작품으로, 2021년 신작 '구두점의 나라에서'는 8세 이상 어린이들이 즐길 수 있도록 준비할 예정이다. 

[사진=국립현대무용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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