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가 있는 날·예술이 있는 삶을 빛냅니다…문화뉴스] 관계를 맺고 사는 존재, 인간에게 첫 관계의 시작이란 바로 타자와의 만남이다. '나'와 '너'로부터 비롯되는 관계는 세상사 다양한 관계들의 첫 출발점이다.
'인간과 인간 사이의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연극적인 탐구를 목적으로 시작된 한 축제가 있다. 바로 '2인극 페스티벌'이다. 2000년도에 시작돼 14회에 걸쳐 그 명맥을 이어온 이번 페스티벌은 "200번째 2인극을 만나다"라는 의미 있는 주제로 제15회를 맞이한다. 축제는 지난 31일 마로니에공원 야외무대에서 열린 개막식으로 그 시작을 알렸고, 이번 달 29일까지 한국공연예술의 중심인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 및 스튜디오76에서 한 달 동안 진행된다. 공식참가작 10작품, 기획초청작 4작품, 특별참가작 1작품, 총 15작품이 참여하는 이번 축제를 통해 2인극의 진정한 매력을 알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 그러나 2인극의 매력을 조금 먼저 알고 싶은 이를 위해 준비했다. 우리를 사로잡는 2인극의 결정적인 매력이 무엇일까?
단 두 명의 배우, 연기로 채우는 무대
| 2인극 '흑백다방' 작년 공연 사진 | ||
2인극은 말 그대로 단 두 명의 배우만이 등장하는 연극이다. 관객들은 단지 두 명의 배우에게 집중하면 되고, 두 배우 사이의 관계에 대해서 고민하게 된다. 주 갈등을 풀어감에 있어서 늘어지거나 지루해보일 수 있는 경향에 대비해 이것저것 부수적 장치를 덧붙이던 몇몇 작품들과 비교해본다면, 2인극은 담백하고 진솔하다. 2인극은 다른 인물의 등장으로 인해 관객들의 새로운 주의나 관심을 끌 수 없기 때문에, 관객들의 시선과 생각, 그리고 마음까지도 사로잡는 대단한 연기력을 필요로 한다. 한 마디로 배우들의 연기력이라는 진검 승부가 펼쳐질 수 있는 무대가 된다.
본질은 무엇인가, 일상으로 확대되는 고민
의사소통의 최소 단위만으로 극을 이끌어가는 2인극은 그 어떤 장르보다 갈등 구조를 명확하고 집중적으로 조명한다. 2인극은 인물의 관계나 특성을 집중적으로 탐구를 전제로 한다. 따라서 가장 심층적으로 인간관계에 대한 성찰을 불러일으키는데, 이것은 제작자에게도, 그리고 관객에게도 모두 해당되는 부분이다. 도처에 존재하는 잡음들로 인해 정작 본질에 집중하지 못하던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우리가 집중해야할 부분이 무엇인지 고민해볼 기회. 꼬여버린 인간관계에 고달파하는 많은 사람들에게, 정작 풀어가야 할 본질이 무엇인지 고민해볼 기회. 2인극은 그 기회를 관객과 창작자 모두에게 넌지시 던지고 있다.
다양한 관계, 우리 사회가 떠안아야 할 고민들
부부, 연인, 친구, 동료, 부모와 자식, 스승과 제자 등, 우리가 생각하는 두 사람이 맺는 관계는 진부하고 고정적이다. 그러나 실제로 이번 페스티벌에 참가하는 2인극들은 다양한 관계를 들여다보고 있다. 방화사건의 공범자들, 에너지 개발 연구소의 팀장과 신입사원, 취준생과 자살 도우미, 야간 경비원과 청소 아줌마, 자살자와 출소자……. 실제로 더 다양하고 구체적인 관계들이 우리 사회 전체가 돌아봐야 할 고민들을 직접 떠안고 가장 실감나게 갈등을 겪어낸다. 2인극이라고 해서 현실을 담지 못하는 개인 차원의 문제들만 다루는 것은 아니었다. 이들은 가장 개인적인 문제로부터 시작해서 관객 개개인들, 그리고 사회가 공감하고 고민하고 있던 부분을 풀어내기도 한다.
문화뉴스 장기영 기자 key000@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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