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예술의전당 SAC CUBE가 2016년 라인업을 공개했다.

SAC CUBE는 2014년 브랜드 출범이래 매 시즌 다양한 장르의 작품을 선보여 온 예술의전당 오페라하우스 기획공연 프로그램이다. 예술의전당 관계자는 "내년에는 시즌 3년 차를 맞이하게 됐다. 더욱 엄선된 기획프로그램으로 관객에게 품격 있는 즐거움과 활력, 일상의 여유를 제공할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2014년 "창의로운 생각상자"를 표방하며 "관객에게 더 가까이"라는 목표로 시작된 SAC CUBE는 첫 해 연극 '환도열차', '별무리', '프랑켄슈타인', '가족이란 이름의 부족_Tribes', 오페라 '어린 왕자' 등을 발표하며 큰 주목을 받았다. 특히 장우재 작·연출의 연극 '환도열차'는 '한국연극 선정 2014 공연 베스트 7', '동아연극상 희곡상', '공연과 이론 작품상'과 같은 대표적인 연극상을 휩쓸며 '장우재 신드롬'을 일으켰으며, 연극 '별무리'와 '가족이란 이름의 부족_Tribes' 등은 동시대 세계연극의 경향을 맛볼 수 있는 기획으로 호평을 받았다. 오페라 '어린 왕자' 또한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새로운 가족오페라로 주목받았다.

2015년 시즌에는 연극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 '페리클레스', '맨 끝줄 소년'이 차례로 무대에 올랐다. 유명 소설을 연극화하거나 대문호의 잘 알려지지 않았던 걸작을 국내 초연으로 무대에 소개한 점, 스페인 현역 최고 작가의 영화로도 소개된 동명의 작품을 연극화 하는 등 다양한 의미의 작품을 새롭게 작품화함으로써 세 공연 모두 매진행렬을 이어가며 관객과 평단의 열띤 호응을 얻었다. 또한 시벨리우스 탄생 150주년을 맞이해 핀란드 베르카테다스(Verkatehdas) 극장과 공동 제작해 유럽과 한국에서 공연한 현대무용 '투오넬라의 백조'와 브로드웨이 최신작으로 작품성을 인정받은 뮤지컬 '원스'를 공동주최하해 보다 다양한 관객의 문화적 수요에 부응한 바 있다.

SAC CUBE 2016 라인업은 총 여섯 장르, 열 세편의 공연으로 지난 시즌과 마찬가지로 다양한 성격의 신작 초연작품이 준비 중이며, 더불어 과거 기획공연 중 다양한 평가와 수요를 분석하여 선정된 두 작품을 리바이벌함으로써 각 작품이 초연보다 더욱 업그레이드된 감동을 선사할 수 있도록 준비 중이다.

1. "초연보다 큰 감동"을 더하다: 다시 보는 화제의 리바이벌 레퍼토리

연극 '환도열차' (3. 22 ~ 4. 17.) / 자유소극장

   
 

6.25 전쟁 당시 피난민을 가득 싣고 떠난 열차가 수십 년이 흐른 뒤 서울 한복판에 다시 나타났다는 기발한 설정이 눈에 띠는 수작이다. 이 연극은 작가의 눈에 비친 우리 현대사의 질곡과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으로, 2014년 한국연극협회 선정 '2014 올해의 연극 베스트연극 7', '동아연극상 희곡상' 등을 수상하며 연일 매진행렬을 이어갔던 화제작이기도 하다. 2016년 재공연에서는 사건의 개연성을 높이기 위해 디테일한 시대설정과 주요 인물의 캐릭터 등을 새롭게 구성한다.

오페라 '마술피리' (9. 23, 25, 27) / 오페라극장

   
 

지난 봄에 예술의전당 자체 제작 신작 오페라로 6년 만에 선보였던 가족오페라 '마술피리'가 다시 오페라극장 무대에 오른다. 예술의전당 관계자는 "세계무대에서 큰 활약을 펼치고 있는 순수 국내파 성악가들과 실력 있는 국내 스태프만의 조합으로 세계적 수준의 앙상블을 선보였던 초연의 감동을 더욱 배가시킬 무대를 재현하기 위해 2016년에도 테너 김우경, 바리톤 공병우, 베이스 전승현 등 최정상급 주요 성악가와 마에스트로 임헌정이 지휘하는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가 다시 무대에 설 예정"이라고 전했다.

연극 '페리클레스' (11. 15 ~ 12. 4.) / CJ 토월극장

   
 

CJ 토월극장에서 매진 행진을 이어가며 고전 희곡 레퍼토리로서 기념할만한 흥행성공을 기록했던 연극 '페리클레스'가 업그레이드돼 돌아온다. 셰익스피어 후기 낭만주의 희곡으로 연출가 양정웅의 독창적인 해석과 획기적인 무대 연출로 원작의 방대한 스케일과 자유분방한 문학적 상상력과 시대와 인간에 대한 풍자가 오늘의 관객들에게 오롯이 공감될 수 있도록 이끌었던 스펙터클한 작품으로서 유인촌, 남윤호, 이국호, 김윤희 등 첫 무대를 빛낸 배우와 스태프가 다시 무대에 오르고, 초연 시 화제가 되었던 50톤의 모래를 이을 새로운 무대가 등장할 예정이다.

2. "새로운 해석과 형식"을 더하다: 익숙한 고전명작의 색다른 감동

연극 '세일즈맨의 죽음' (4. 14 ~ 5. 8.) / CJ 토월극장

   
 

아서 밀러의 대표작으로 1920년 미국의 대공황과 그 시대를 살다간 현대인들의 소외와 고독을 다룬 원작이 한국연극의 대표적인 중진연출가 한태숙을 통해 새롭게 해석된다. 이번 공연은 번역·각색 배삼식, 무대미술 박동우 등 각자의 분야에서 뚜렷한 색깔로 최고로 손꼽히는 스태프들이 참여함으로써 그 기대를 모으고 있다. 공연 관계자는 "연출가가 특유의 섬세함으로 원작이 지니고 있는 메시지와 가치를 훼손하지 않고 살리되 사건의 내면에 담겨있는 등장인물 간의 갈등과 연민 그리고 내밀한 관계를 집중 조명해 현대사회에도 통용되는 살아있는 인간에 대한 이야기를 그릴 예정"이라고 전했다. 더구나 CJ 토월극장을 활용한 획기적인 무대운용도 눈여겨 볼 요소이다.

연극 '보물섬' (7. 26 ~ 8. 28.) / 자유소극장

   
 

신예 이대웅 연출가의 각색 및 연출작이다. 최근 작품 '정글북'을 통해 새로운 개념의 음악극을 선보이며 주목을 받은 이대웅 연출은 전작과 마찬가지로 우리에게 어린 시절의 동화와 만화로 너무 익숙하지만 반면에 그 특수성에 따른 한계로 인해 원작의 방대한 스토리와 그에 담긴 메시지가 묻혀버린 소중한 작품을 새로운 음악극이라는 형식을 빌려 온가족, 전 연령층이 작품 전체를 즐기고, 이해하고, 감상할 수 있도록 꾸밀 예정이다. 음악은 밴드 '고래야'의 리더 옴브레가 맡고 김도완, 김진곤 등 연극과 무용 등에서 그 재능을 인정받은 배우들이 합세해 지금까지와는 차별화된 예술의전당 여름시즌 가족공연을 선보인다.

뮤지컬 '라비다' (11. 22 – 17. 1. 8.) / 자유소극장 / 한엔터테인먼트 공동주최

   
 

2007년 'CJ 창작뮤지컬 쇼케이스'에서 인기상을 거머쥐고 단박에 최고의 화제작으로 올랐으나 지금까지 공연으로 오르지 않았던 웰메이드 신작 뮤지컬이다. 특별히 셰익스피어 서거 400주년을 맞이하는 2016년의 연말을 의미 있게 장식할 본 작품은 원작인 '햄릿'을 뮤지컬화한 작품으로, 축제를 의미하는 스페인어 제목 라비다(La Vida)가 축제를 의미하듯 '인생은 한 판의 축제'라는 새로운 발상과 해석으로 익숙한 고전 '햄릿'을 전혀 새로운 각도의 감동으로 만나는 기회를 제공한다.

3. "기발한 소재, 동시대적 경향 그리고 새로움"을 더하다: 콜라보 시리즈

연극 '렛미인' (1. 23 ~ 2. 28.) / CJ 토월극장 / 신시컴퍼니 공동주최

   
 

지난 시즌 최고의 화제작 뮤지컬 '원스'의 연출가인 존 티파니가 직접 연출한 최신 연극 레퍼토리로 영국 로열코트와 미국 브로드웨이에 최근 공연이 올라 큰 화제를 모은 작품이다. 서구유럽의 전통 속에 자주 등장하는 뱀파이어와 인간 사이의 치명적인 인연과 사랑을 다루며 현대 우리시대의 개인주의와 무관심, 그를 통한 상처와 치유에 대한 메시지를 담은 작품이다. 공연 관계자는 "대한민국 연극 최초 레플리카 형식으로 공연하는 작품으로 관객들은 언어만 다를 뿐 원작 그대로의 대본, 연출, 무대, 의상 등을 토월극장 무대에서 감상하여 영국, 미국의 관객과 동일한 감동을 체험하는 색다른 무대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연극 '나무 위의 군대' (2015. 12. 19 ~ 2. 28.) / 자유소극장 / (주)연극열전 공동주최

   
 

2차 대전 직후, 일본 오키나와에서의 실제 사건을 극화하며 큰 반향을 일으켰던 작품인 '나무 위의 군대'는 나무 위의 두 병사를 통해 전쟁이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인지, 사람들에게 어떤 슬픔과 변화를 주는지를 섬세하게 보여준다. 국내 연출은 지적이고 섬세한 해석과 연출로 관객들로 하여금 작품을 통해 많은 것을 사유하게 만드는 대표 중견 연출가 강량원이 맡아 최근 우리와 많은 교류와 협업으로 가까워진 일본 현대희곡이 우리 무대 위에서 어떤 모습으로 관객과 만나고 소통할 수 있는지를 보여줄 것으로 기대한다. 김영민, 윤상화 등 우리 연극에서 손꼽히는 연기파 배우들이 주연을 맡고 자유소극장 무대를 가득채운 거대한 뱅골 보리수 무대를 보는 것만으로 큰 즐거움을 제공한다.

판소리 '이자람의 이방인의 노래' (4. 21 ~ 5. 1.) / 자유소극장 / 판소리만들기-자 공동주최

   
 

남미문학의 최고 거장 가브리엘 마르케스의 단편 'Bon Voyage, Mr.President'를 모티브로 해 우리의 판소리로 작·작창한 이자람의 최신작이다. 2007년부터 세계 고전을 고유의 판소리화하는 작업에 매달려 온 이자람의 이번 작품은 2015년 초연 당시 복잡다단한 현실의 사회와 삶 속에서 잠시나마 잊었던 마음속의 여유를 되돌리게 한 수작으로 많은 관객들에게 사랑을 받았던 작품이다. 내년 초연에서는 미처 담지 못했던 원작의 많은 에피소드를 보다 정교한 판소리로 담아내며 초연보다 더 큰 감동으로 관객에게 다가설 예정이다.

문화뉴스 장기영 기자 key000@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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