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연 배우가 모델인 브랜드 적극 활용
황제가 반한 치킨, 황실 커피 맛인 커피
황제 미모 관리템 LED마스크, 멀티밤 등
[문화뉴스 MHN 박혜빈 기자] 김은숙 작가의 드라마 '더 킹: 영원의 군주'(이하 '더킹')가 노골적인 PPL(Product Placement·간접광고)로 시청자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더 킹’은 치킨, 커피, 빵, 화장품 등 다양한 상품들의 기능과 맛을 자세하게 설명하며 드라마의 맥을 끊었다. 일부 시청자들은 드라마가 아니라 마치 1시간 짜리 광고를 보고 있다는 기분이 든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물론 드라마 속 간접광고는 이미 보편화된 현실이다. 문제는 인물들의 서사가 녹아있어야 할 자리에 과도하게 친절하고 자세한 PPL 상품 설명이 들어가 있어 극의 몰입을 방해한다는 점이다.
'더 킹'의 본격적인 PPL 시작은 대한제국 군주인 이곤(이민호)이 현대 사회로 넘어와 반반치킨의 매력에 빠지는 장면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실제로 배우 이민호가 광고모델이기도 한 치킨브랜드는 그 후 거의 매회 등장하며 치킨박스와 이민호가 치킨 먹는 장면이 클로즈업돼서 보여졌다. '더 킹'에 등장한 치킨은 B사의 신제품인데, 방송 직후 치킨브랜드 내부 게시판에 주문 건수가 크게 늘었다는 점주 글이 수백 건 올라왔다는 후문이다. 치킨브랜드 관계자는 "이민호 배우만이 가진 매력이 제품 특성에 더해져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남자주인공 이곤이 통화하던 장면에서는 느닷없이 마시던 커피 G사의 커피음료를 칭찬한다. "황실 커피랑 맛이 똑같아. 첫맛은 풍부하고 끝 맛은 깔끔해. 대한민국은 이걸 시중에서 판다고."란 대사는 마치 CF의 한 장면을 도려낸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커피음료는 그 후 매회 방송에 등장하며 황제가 좋아하는 커피로 눈도장을 찍었다.
'더 킹' 내 PPL은 식품뿐만 아니라 미용 제품까지 확장되었다. LED마스크는 치킨처럼 실제로 배우 이민호가 광고모델인 뷰티&헬스케어 전문 브랜드이다. 극중 C사의 LED마스크는 이곤이 '황제의 특별 미모 관리템'이라면서 '황실 전용', '황제만을 위한'이란 수식어까지 붙이며 매회 등장했다. 대한제국의 황제 이곤 뿐만 아니라 대한제국의 총리 구서령이 사용 중인 모습까지 꽤 오래 비춰졌다.
여주인공 정태을(김고은)이 화장품 가게에 간 장면에서는 종업원이 K사의 미스트 제품을 들고 "건조한 편이시면 이 제품 한번 테스트 해드릴까요. 밖이 참 건조하죠. 세수하자마자 뿌리시면 되게 촉촉하고..."라고 말한다. 또 정태을은 차 안에서 동일 브랜드의 '멀티밤'을 연신 바른다. 그 모습을 본 장미카엘이 신기해하며 "그 신문물은 뭔데 입술 얼굴 다 바르시냐"고 놀라자 정태을은 "너 가져 이거 하나면 다 돼"라는 CF 카피 같은 대사를 친다. 해당 제품은 김고은이 모델인 브랜드의 화장품이다. 대사가 끝난 후 제품을 한 번 더 클로즈업으로 보여주며 PPL임을 각인시켰다. 방송 후 화제성을 몰고 왔으니 화장품 PPL에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선을 넘는 PPL로 논란의 중심에 있는 '더 킹'은 결국 1~2회를 제외하고 쭉 한 자릿수 시청률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흥행보증수표와 같았던 김은숙 작가의 신뢰도 역시 급격히 떨어졌다. 과도한 PPL로 논란이 된 다른 작품도 많지만 '더 킹'은 김은숙 작가의 작품이라 더 문제가 된 모양새다. 전작 '미스터 션샤인'에서는 베이커리, 햄, 그릇 등 다양한 브랜드를 자연스럽게 녹여내 호평을 받았기 때문이다.
PPL이 여러 기업이 가장 선호하는 광고 마케팅 방법 중 하나이고 제작진은 제작비를 회수할 수 있다는 점에서 둘 다 윈윈하는 기회가 될 수도 있지만 극의 몰입을 방해하는 과도한 PPL은 결국 시청자들을 돌아서게 만들 것이다. '간접' 광고의 효과를 톡톡히 보고 싶다면 선을 지키는 것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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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킹: 영원의 군주' 논란의 PPL 정리, 브랜드 매출 효과 있었을까?
주연 배우가 모델인 브랜드 적극 활용
황제가 반한 치킨, 황실 커피 맛인 커피
황제 미모 관리템 LED마스크, 멀티밤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