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사랑의 힘
기모토 산포는 오늘이 좋아
혼자 울어도 슬프지 않은 날에

 

사진=좋은땅 출판사 제공

첫 사랑의 힘

양승균 지음|좋은땅 출판사

[문화뉴스 조희신] 흔히 ‘첫사랑의 기억은 평생 가슴에 묻고 산다’는 말을 한다. 누군가는 아련한 짝사랑으로, 누군가는 처음의 미숙함으로 인한 실패의 경험으로 첫사랑을 기억한다.

어떤 경험이든 처음의 기억은 강렬하게 마련이고 사랑에 있어서는 더더욱 그렇다. 그렇기에 ‘첫사랑과의 재회’는 사람들이 가진 로망과 환상을 자극하고, 그런 이유로 영화나 드라마의 단골 소재가 되기도 한다.

그러나 양승균의 ‘첫 사랑의 힘’은 조금 다르다. 첫사랑에 대한 아련함이 조금씩 사라지고, 젊은 시절의 뜨거운 설렘이 다시는 없을 것 같았던 50대 중년의 주인공에게 첫사랑이 다시 나타난 것이다. ‘중년의 첫사랑 재회 로맨스’라는 장르가 신선한 호기심을 자극한다.

대학교 오리엔테이션 첫날, 승찬은 고등학교 동창 민구를 만난다. 이야기를 나누던 중 민구는 스터디 그룹을 제안하고 승찬은 흔쾌히 수락한다.

민구는 함께 스터디를 할 스터디원이자 자신이 좋아하는 여자인 한은수를 승찬에게 소개하고, 승찬은 처음 본 그녀가 왠지 낯설지 않은 느낌을 받는다. 그렇게 셋은 가까이 사귀며 즐거운 대학생활을 보낸다.

입대하게 된 승찬, 군 복무 중 충격적인 소식을 접하게 되고 제대 후 졸업과 취업 그리고 작가 데뷔를 위해 정신없이 살다, 자연스럽게 한은수의 존재를 잊게 된다.

그렇게 50대 중년에 접어든 승찬은 어느 날 우연히 북한산에서 한은수와 마주친다. 삼십 년이 지나 다시 만난 첫사랑, 과연 한은수는 어떤 삶을 살아왔을까? 이 만남은 어떤 결과를 가져올까?

 

사진=소미미디어 제공
사진=소미미디어 제공

 

기모토 산포는 오늘이 좋아

스미노 요루|소미미디어

수수께끼도 사건도 판타지도 없는 어디에나 있는 일상 속에서도 즐거움을 찾아내는 산포, 산포의 이야기 하나하나에는 평범한 일상이니까 특별한 거라는 산포의 가치관으로 가득하다.

무미건조한 일상을 긍정적인 에너지로 색칠하는 독보적인 매력을 지닌 주인공을 통해 저자는 자신이 동경하는 일상을 친근하게 그려냈다.

주말에는 꼭 낮잠을 자거나 짠 음식을 먹었을 때는 반드시 달달한 디저트를 먹거나 어떨 땐 과감하게 꾀병을 부리며 출근을 빼먹었음에도 죄책감에 몸부림치는 인간적인 면모까지 보여준다.

남의 의견에 휘둘리지 않는 대신 스스로 취하는 산포의 독특한 행보는 읽으면 읽을수록 독자를 산포의 사랑스러운 매력 속으로 이끈다.

 

사진=북랩 제공
사진=북랩 제공

 

혼자 울어도 슬프지 않은 날에

노형진 지음|북랩

코로나19 속에서 개개인의 파편화는 점차 가속하고 있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물리적 거리는 물론, 심리적 거리까지도 멀어지고 있는 현실이다.

이러한 시대상 속에서 ‘사랑’이라는 것은 점차 그 힘을 잃는다. 급속한 도시화가 진행되고 개인주의가 보편화된 사회에서 사람들은 메말라간다.

거기에 설상가상으로 찾아온 팬데믹과 언택트. 먹고살기에 급급한 젊은이들은 연애도, 결혼도 포기한 지 오래다. ‘사랑’은 한낱 낭만에 불과한 것으로 변해간다.

시인 노형진은 이러한 시대상을 거스르기라도 하듯 꿋꿋이 그리고 묵묵히 사랑에 대해 쓴다. 사랑하는 이를 그리워하는 마음에도 순도(純度)가 있다면 노형진의 시에 담긴 정서는 꽤나 고순도다. 순도 높은 그리움과 이별의 아픔은 69편의 시가 됐다.

시 속에서 그것들은 때론 그리워하는 자신의 마음이 되기도 하고, 때론 떠나간 사랑이 되기도 한다. 그리고 이 자연친화적 시어들은 삭막한 도시에서 살아가는 우리에게 한 줄기 위로가 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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