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중심 성장전략’ 제시 국방·교육·의료 ‘K-소버린 AI’와 제조업 융합 ‘피지컬 AI’ 강조
“엔비디아 26만 GPU 확보 등 인프라 확충... 5년 내 AI 초강국 도약 가능”

(문화뉴스 주진노 기자) “1990년대 통신망이 대한민국을 IT 강국으로 이끌었듯, 지금은 인공지능(AI)망이 국가의 운명을 결정할 시기입니다. AI는 단순한 신기술이 아니라 산업 기반이자 국가의 새로운 전기(電氣)입니다.”
통신 엔지니어 출신으로 청와대 경제보좌관을 거쳐 국가 AI 정책 설계자로 활약해 온 주형철 전 국정기획위원회 기획위원이 ‘AI 중심의 새로운 국가 성장전략’을 제시했다. 주 전 위원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대한민국이 나아가야 할 길로 ‘성장우선(Growth First) 전략’과 ‘국가 주도 AI 인프라 구축’을 역설했다.
“AI·바이오·방산 등 6대 축 중심의 ‘생산성 주도 성장’ 필요”
주 전 위원은 인구 감소 시대의 해법으로 노동 투입 중심이 아닌, AI와 자본 투자를 결합한 ‘생산성 주도 성장모델’을 강조했다. 그는 이 전략의 핵심으로 ▲AI ▲바이오(Bio) ▲문화(Culture) ▲방산(Defense) ▲에너지(Energy) ▲공장(Factory) 등 6개 분야를 묶은 ‘ABCDEF’ 전략을 꼽았다.
그는 “미국이 빅테크를 통해, 중국이 데이터 주권으로 패권을 잡았다면 한국은 ‘AI 국가전략’을 산업정책의 최상위 개념으로 설정해 체질을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SK커뮤니케이션즈 대표 시절 자연어 처리 기반 검색엔진을 도입하며 AI 상용화의 가능성을 일찍이 목격했던 그는 “기술 혁신의 본질은 결국 도전과 협력”이라며 “과거 통신 불모지에서 CDMA 세계 최초 상용화를 이뤄낸 DNA를 AI 시대에도 발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국가가 10만 GPU 클라우드 센터 구축... 전 국민이 AI 활용해야”
주 전 위원은 AI 경쟁력의 핵심인 ‘컴퓨팅 파워’ 확보를 위해 정부의 적극적인 개입을 주문했다. 민간이 감당하기 힘든 대규모 인프라를 국가가 책임져야 한다는 논리다.
그는 “10만 장 규모의 그래픽처리장치(GPU)를 갖춘 ‘국가 AI 클라우드센터’를 구축해야 한다”며 “이를 거점으로 데이터 허브와 샌드박스(실험 공간), 교육 플랫폼을 연계해 누구나 AI를 활용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어 “과거 초고속통신망이 전 국민을 인터넷으로 연결했듯, 이제는 ‘사람의 학습망’을 연결해 전 국민을 AI 활용 전문가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그는 최근 엔비디아와 맺은 ‘AI 동맹’을 긍정적인 신호로 해석했다. 주 전 위원은 “정부와 기업의 노력으로 2030년까지 엔비디아의 고성능 GPU 26만 장을 공급받기로 한 것은 국내 AI 생태계에 큰 전기가 될 것”이라며 “이는 중형 데이터센터 5개를 짓고도 남는 규모로, 적극적인 정책이 뒷받침된다면 5년 내 AI 초강국 도약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국방·교육·의료 ‘3대 자주 AI’와 ‘피지컬 AI’
주 전 위원은 대한민국의 기술 주권을 지키기 위한 ‘K-소버린(Sovereign) AI’ 전략도 구체화했다. 그는 국가가 반드시 직접 기술을 보유해야 할 3대 분야로 ▲자율방어 및 사이버 대응을 위한 ‘국방 AI’ ▲개인 맞춤형 학습을 위한 ‘교육 AI’ ▲생명보건 주권 확보를 위한 ‘의료 AI’를 지목했다. 공공 부문이 기술 개발의 마중물 역할을 하고, 그 성과가 민간으로 확산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자는 구상이다.
또한, 한국의 제조 경쟁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피지컬(Physical) AI’의 중요성도 역설했다. 자동차, 로봇, 드론, 공장 기계 설비가 AI 클라우드와 연결되어 데이터를 주고받는 구조다. 이를 위해 6G 등 차세대 네트워크 고도화가 필수적이라는 설명이다.
“지금 필요한 건 테크 리더십... 대한민국을 AI 테스트베드로”
주 전 위원은 AI 시대의 리더십으로 기술 이해를 바탕으로 한 ‘테크 리더십’과 직접 혁신을 진두지휘하는 ‘스피드 리더십’을 꼽았다. 그는 “행동 없는 리더십은 공허하다”며 정부와 기업, 구성원 간의 소통과 협력을 강조했다.
끝으로 주 전 위원은 “대한민국이 다시 한번 전 세계의 ‘AI 테스트베드’가 되어야 한다”며 “기술이 아닌 사람 중심, 산업이 아닌 삶 중심의 AI가 우리가 추구해야 할 진정한 강국의 모습”이라고 말을 맺었다.
[프로필] 주형철 전 국정기획위원회 기획위원
△1965년 대전 출생 △서울대 컴퓨터공학 학사 △MIT 경영학 석사 △SK커뮤니케이션즈 대표이사 △서울경제진흥원 대표이사 △대통령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 위원 △한국벤처투자 대표이사 △청와대 경제보좌관 △경기연구원장 △더불어민주당 집권플랜본부 K먹사니즘본부장
사진= 주형철 대표
문화뉴스 / 주진노 기자 evelev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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