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정피로'를 느끼는 과학적 이유
잡스, 오바마, 저커버그, 아인슈타인의 공통점
'밥 뭐 먹지'와 같은 사소한 결정에도 에너지 쓰여 

[문화뉴스 MHN 박혜빈 기자] 제목 그대로 선택지가 많은 것이 결코 좋은 것이 아니다. 너무 많은 선택권이 주어질 경우, 판단력이 흔들려 올바른 결정을 내리기가 더욱 힘들어지게 된다. 결국 소수의 선택권을 가졌을 때보다 더 안 좋은 선택을 하거나 심지어 결정 자체를 포기하게 된다. 

왜 이런 부정적인 결과가 나오는 것일까? 그 이유는 단순하다. 선택지가 많을수록 내가 못 가지게 되는 선택지도 많아지기 때문이다. 또한 선택지가 많은 만큼 내가 좋은 것을 선택할 거라는 기대감과 좋은 것을 선택하지 못했을 때 얻는 실망감이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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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정피로'를 느끼는 과학적 이유?
신경세포 활성화에 많은 에너지 사용

선택을 할 때 우리가 피로감을 느낀다는 사실은 과학적으로도 증명됐다. 한 번의 결정을 위해 우리 뇌는 생각보다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다. 우리 몸에서 뇌의 무게는 약 2% 밖에 안 되지만, 사용하는 에너지는 전체 에너지의 20% 이상이다. 

결정을 앞둔 상황에서 우리 뇌에서 일어나는 현상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우리의 두뇌에서는 두 가지의 신경세포가 활성화되며 우리 선택에 영향을 미친다. 바로 측좌핵의 '도파민계' 신경세포와 '오피노이드계' 신경세포다. 

먼저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를 따질 때는 측좌핵의 '도파민계' 신경세포들이 활성화된다. 예를 들어 음식 메뉴를 고를 때 내가 달콤한 맛을 원하는지 매운 맛을 원하는지, 허기를 달래기 위해 먹는 건지 포만감을 느끼기 위해 먹는 건지 선택을 하는 경우가 여기에 해당한다. 이와 동시에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를 따지게 되면 뇌 중심부 근처에 존재하는 측좌핵의 '오피오이드계' 신경 세포들이 활성화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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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스, 오바마, 저커버그, 아인슈타인의 공통점? 
사소한 일에 에너지 쓰기 싫어 같은 옷만 고집

스티브 잡스가 블랙 터틀넥과 청바지만 고집했던 이유도 이와 관련이 있다. 무엇을 입을지와 같은 사소한 일에 에너지를 쓰는 것이 싫었기 때문이다. 잡스뿐만 아니라 천재 물리학자 아인슈타인 역시 생전에 회색 정장만 입고 다녔고, 페이스북을 만든 마크 저커버그는 회색 티셔츠를 고집했다. 

재임 시절 회색이나 네이비 슈트만 입었던 미 전 대통령 버락 오바마는 "뭘 입을지, 먹을지, 이런 결정은 하고 싶지 않다. 사소한 일에 방해를 받으면 하루를 잘 보낼 수 없다. 간단한 의사 결정을 하느라 에너지를 써버리면 다음 의사 결정을 할 때 능력이 떨어진다.”라는 말을 남겼다.

잡스, 오바마, 아인슈타인의 공통점은 '습관'처럼 같은 옷을 입음으로써 뇌가 느끼는 결정피로를 줄였다는 것이다. 우리가 점심메뉴를 고를 때 구내식당이나 한 가지 메뉴만 나오는 백반집에서만 먹는 것, 혹은 '칼로리가 낮은 메뉴', '고기 반찬이 들어간 메뉴' 등 자신 만의 기준으로 손쉽게 선택하는 것 역시 같은 맥락에서, 일종의 '습관'으로서 에너지 소모를 줄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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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 뭐 먹지'와 같은 사소한 결정에도 에너지 쓰여 

우리는 매일 무한한 선택의 순간을 맞이하면 살아간다. 고도로 발전한 사회에 살고 수많은 정보가 우리에게 제공된다. 수많은 선택의 기회를 갖고 있지만 어떤 기회를 가질지 고르고 선별하는 것은 스트레스를 동반하며 선택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 

물론 우리는 세계적 기업의 사장도, 대통령도 아니지만 굳이 고민하지 않아도 되는 자잘한 의사 결정에 온종일 에너지가 투입된다면 한 번쯤은 '이 고민을 내가 꼭 해야 하나?'라는 질문을 던져보자. 그리 중요하지 않다면 남이 결정하게 하거나 하나의 선택을 반복함으로써 다른 중요하고 의미 있는 일에 집중할 수 있다. 때론 결정하지 않는 것이 원하는 목표에 한 걸음 더 다가갈 수 있는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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