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전쟁 장관 “살찐 장군‧제독, 뚱뚱한 병사 용납 못해”

(문화뉴스 이기철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0일(현지시간) 버지니아주 콴티코 해병대 기지에 소집한 미국 장성과 제독 800여명을 대상으로 “핵 전력을 업그레이드하겠다”라고 강조했다. 미군 장성이 소집된 것은 최근 80년 만의 4번째일 정도로 이례적이다. 역대 3번의 소집 직후엔 전쟁 등 대규모 군사작전이 전개됐다.
트럼프는 이날 전국 지휘관 회의에서 “그 힘(핵무기)은 너무도 엄청나서 실제로 쓰게 되는 상황은 결코 있어서는 안 된다. 우리는 그것을 절대로, 절대로 사용하고 싶지 않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또 “앞으로 수년 동안 군을 지금보다 더 강하고, 더 거칠고, 더 빠르고, 더 무섭고, 더 강력하게 만들겠다”라며 “세계에서 가장 치명적이고 지배적인 군대로서 수십 년, 수세대 동안 미국을 지켜내야 한다”라고 했다.
트럼프는 “러시아가 최근 핵을 언급했을 때, 나는 즉각 핵잠수함을 러시아 해안에 배치했다. 우리의 잠수함은 탐지할 수 없고 세계 최강”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은 세계에서 가장 앞선 핵잠수함 전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러시아와 중국에 최소 25년은 앞서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는 체력, 능력, 인격, 강인함에 초점을 다시 맞추고 있다. 미국 군대의 목적은 누구의 감정을 보호하는 게 아니라 우리가 매우 사랑하는 공화국을 지키는 것"이라며 "미국의 자유를 수호하는 데 있어 우리는 정치적으로 올바르지 않을 것이고, 우리는 싸우고 이기는 기계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연설을 시작하면서 "내 말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방을 나가도 된다"라며 "물론 당신의 계급도 날아가고 미래도 날아갈 것"이라고 뼈있는 농담을 던졌다.
피트 헤그세스 미국 전쟁부 장관(국방부 장관)은 “국방부는 더 이상 ‘방어(Defense)’가 아닌 ‘전쟁(War)’ 부서”라며 전면적인 군 개혁 의지를 밝혔다. 그는 이날 “(이 자리는) 수십 년간 썩어온 것을 바로잡는 자리”라며“오늘은 또 다른 해방의 날(Liberation Day)”이라며 “우리는 전사(Warriors)”라고 강조했다.
헤그세스 장관은 고대 로마 격언을 인용하며 “평화를 원한다면 전쟁을 준비해야 한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오늘부로 새롭게 복원된 전쟁부(Department of War)의 유일한 임무는 전쟁 준비와 승리”라며 “우리의 적들이 어리석게 도전한다면 ‘FAFO(‘까불면 다친다’는 속어)’라는 말 그대로 압도적 폭력과 정밀함으로 짓밟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이어 군 인사와 문화 개혁을 최우선 과제로 제시했다. “너무 오랫동안 인종과 성별, ‘역사상 첫 ○○’이라는 타이틀 때문에 잘못된 승진이 이뤄졌다”라며 “그 결과 우리는 ‘워크(Woke·깨어있다는 뜻으로 과도한 정치적 올바름을 비꼬는 표현) 부서’가 됐지만 이제 끝났다”라고 주장했다. 또 “더 이상 정체성 정치, DEI(다양성·형평성·포용성) 사무실, ‘드레스를 입은 남자들(트랜스젠더)’, 기후변화 숭배 같은 쓰레기는 없다. 공통 상식과 전사 정신을 되찾겠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살찐 장군과 제독, 그리고 전투부대에서 뚱뚱한 병사들을 더는 용납하지 않겠다”라며 “전투병과에는 타협 없는 기준만 존재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또 “내 아들도 다른 부모의 자녀와 다르지 않다. 내가 내 아들을 맡기고 싶은 부대가 곧 미군이 돼야 한다”는 원칙을 내세웠다.
이번 미군 장성 소집은 이전의 소집 직후 전쟁이 따랐던 것과 비춰보면 의미심장하다. 1941년 첫소집 직후 제2차 세계대전이, 1990년 8월 중동 장성 소집한 5개월 마에 이라크 전쟁, 2001년 9‧11 테러 직후 열린 ‘대테러 전략 긴급회의’와 아프가니스탄 전쟁에 이어 세 번째다. 미군 장성 소집 직후 대대적인 군사작전이 전개된 것도 공통점이라서 이번 회의 직후가 주목된다.
문화뉴스 / 이기철 기자 leekic2@g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