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시인은 진실로 슬프고 근심스럽고, 괴로운 탓에 이 가운데서 즐거움이 그 마음을 왕래하는 것입니다." - 백석

'백석우화-남 신의주 유동 박시봉 방'이 오는 23일부터 내년 1월 17일까지 게릴라극장에서 앵콜 공연된다. 이윤택 작·연출이 연희단거리패와 대전예술의전당이 공동제작으로 제작한 백석우화-남 신의주 유동 박시봉 방'은 8월 14일 대전예술의전당에서 초연되었으며, 10월 12일부터 11월 1일까지 게릴라극장에서 공연 됐다.

게릴라극장 공연은 유료 점유율 90%를 넘겼고, 입소문을 통해 모인 관객으로 공연막바지에는 좌석이 없어 돌아간 관객들이 많았다. 우리말을 가장 아름답게 구사한 시인, 조선의 모던 보이로 알려져 있던 시인 백석의 고단하고 굴곡진 삶을 담담하고 감동적으로 보여주며 언론, 평단, 관객들에게 수작으로 평가받았다. 특히 백석을 연기한 배우 오동식은 젊은 백석에서 시작하여 85세의 백석까지 혼신의 연기를 선보이며 큰 배우로 거듭났다는 평가를 받았다. 게릴라극장은 "관객들의 앵콜 공연 문의와 요청에 힘입어 2015년을 마감하고 2016년을 여는 공연으로 '백석우화'를 선정하게 됐다"고 전했다.

   
 

'백석우화'는 시집과 시는 남았으나 북에서의 행적을 알 수 없었던 시인 백석의 삶을 찾아가는 기록극이다. 교과서에 실린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를 비롯, 대중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았던 백석의 시, 수필, 동화시 등 주옥같은 글들이 소개된다. 작창 이자람, 작·편곡 권선욱, 서도소리 강효주, 정가 박진희, 판소리 작창협력은 이지숙이 맡아 백석의 글을 입체적으로 무대에 살려내며, 시인이자 극작 연출가인 이윤택이 대본구성과 연출을 맡아 격동기를 살아야 했던 시인 백석의 고단한 삶과 사그라지지 않은 예술혼을 보여준다. 연희단거리패 배우장 김미숙이 시창, 이승헌이 움직임 지도와 함께 직접 출연하며, 시인 백석은 배우 겸 연출가 오동식이 맡아 페이소스가 가득한 감동적인 무대를 꾸민다.

친일을 거부하기 위해 한때 절필했고, 이데올로기에 종속되는 시를 쓰지 않기 위하여 번역에 몰두했던 시인 백석. 그는 고향이 북이었기 때문에 월북 시인도 아니면서 한국에서는 출판금지 대상이 되기도 했다. 그렇게 남과 북에서 잊혀져 버린 시인. 그러나 그의 주옥같은 시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는 한국의 교과서에 수록되고, '남 신의주 유동 박시봉 방'은 한국의 시인들에게 열등감을 던진 명시로 남았다. 그러나 정작 북에서 그는 시를 쓰지 못하고 번역과 동요시를 썼고, 그나마 사회주의 사상에 투철하지 못한 부르주아로 몰려 삼수갑산 집단 농장으로 유폐됐다.

   
 

이 연극은 모던 보이 백석이 삼수갑산 집단농장에서도 낙천적인 삶 의식을 포기하지 않고 민중과 함께 자연과 벗하며 살았던 천상시인의 모습을 추적한다. 세상이 아무리 가혹하고 힘들어도 동심을 잃지 않고 유머와 위트를 풀씨처럼 퍼뜨리며 살았던 백석의 삶은 시인의 존재에 대한 새삼스런 깨달음과 감동으로 다가온다. 오동식 외에 김미숙이 '리윤희'를, 이승헌이 '리원우'를 맡았다. 강호석, 김아라나, 이동준, 서민우, 허가예, 이혜선, 신명은, 황근복이 출연한다.

문화뉴스 양미르 기자 mir@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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