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알고, 서서히 물들어가는 문화교류
소외됨 없이 모두가 즐길 수 있는 문화교류
각국이 갖는 문화적 특성을 서로 이해하고 존중해야
주한이탈리아문화원을 통해 이탈리아 문화 이해의 폭 넓힐 수 있어

한남동에 위치한 주한이탈리아문화원
한남동에 위치한 주한이탈리아문화원

 

[문화뉴스 김창일 기자] 미켈라 린다 마그리 주한이탈리아문화원장은 주재국 문화에 대한 존중과 애정을 갖고 문화교류에 힘쓰고 있다. ‘서로 알고, 서서히 물들어가는 문화교류’가 미켈라 린다 마그리 원장의 바람이었다. 

한 국가의 언어는 그 나라의 문화를 담고 있다. 이탈리아문화원에서 제공하는 강좌를 통해 이탈리아 언어와 문화를 함께 공유하자며, 이탈리아 정부에서 지원하는 장학금 등 이탈리아 정부에서 지원하는 정책에 대해 알고 더 많은 대한민국 국민이 혜택을 봤으면 좋겠다는 의견도 전했다.

일문일답을 통해 대한민국과 이탈리아의 문화교류에 대해 알아봤다. 

 


 

미켈라 린다 마그리 주한이탈리아문화원장
미켈라 린다 마그리 주한이탈리아문화원장

문화원장님은 어떤 분인가요? 

저는 법을 공부했습니다. 변호사 일을 했고, 이탈리아 법무부에서 약 9년간 일했습니다. 이 후 이탈리아 외교 및 국제협력부의 업무를 하고 있습니다. 2000년부터 외교협력부에서 문화관련 일을 하고 있습니다. 다른 아시아 국가에서 원장으로 일했던 경험이 있고, 올해 6월부터 주한이탈리아문화원장으로 근무하게 됐습니다. 이탈리아를 주재국에 알리고 행사를 기획하는데 있어 법을 알고 있는 것이 중요합니다. 법을 공부한 저의 경력이 많은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서로 알고, 서서히 물들어가는 문화교류

주재국에 대한 존중, 폭넓은 문화교류에 힘쓰겠다는 미켈라 린다 마그리 주한이탈리아문화원장
주재국에 대한 존중, 폭넓은 문화교류에 힘쓰겠다는 미켈라 린다 마그리 주한이탈리아문화원장

 

대한민국과 이탈리아 양국의 문화 가교역할을 하고 계십니다.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무엇인가요? 

무엇보다도 책임감입니다. 문화원장이라는 것은 이탈리아의 문화를 잘 알고 있는 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주재국, 그러니까 대한민국이 필요로 하는 것을 이해하고, 이탈리아의 아름다움 중 어떤 경험을 대한민국에 소개하는 것이 좋을지 이해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저는 이탈리아에 대한 판에 박힌 이미지를 전달하는 행사가 아닌, 혁신에 전통을 더하며 이탈리아의 현대성과 역사를 함께 부곽시키고자 합니다. 

혁신에 전통을 더한다는 부분에 대해 조금 더 말씀해주세요. 

이탈리아를 떠올리면 이탈리아의 고전문화를 생각합니다. 르네상스 시대 다빈치, 라파엘로, 미켈란젤로 등 고전의 아티스트와 예술을 생각합니다. 저는 이탈리아의 현대성에 대해서도 대한민국 국민들과 교류하고 싶습니다.  

현대의 젊은 아티스트가 전하려는 메시지는 이전 시대가 갖고 있던 메시지와 다를 수 있습니다. 현대성은 또한 혁신을 이야기합니다. 오늘 날의 이탈리아 아티스트들이 말하는 현대성을 부각하고 싶습니다. 

예술을 예로 들면, 현재 활동하고 있는 미켈란젤로 피스톨레토(Michelangelo Pistoletto) 작가는 지속가능성, 이탈리아인의 삶, 자연을 어떻게 살릴 것인가, 스스로를 어떻게 살릴 것인가 등의 이탈리아의 현대성을 보여주는 작가입니다. 국가는 다르지만 동시대의 작가가 던지는 질문에 대해 함께 생각해보면, 양국의 문화교류가 더 활발해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소외됨 없이 모두가 즐길 수 있는 문화교류

'라파엘로 오페라 옴니아' 전시 (사진=주한이탈리아문화원 제공)
'라파엘로 오페라 옴니아' 전시 (사진=주한이탈리아문화원 제공)

양국이 문화로 성장해질 수 있는 기회가 더 많아질 듯합니다. 

이전에 근무했던 문화원에서 무용공연을 한 적이 있습니다. 장애인, 비장애인이 참여한 행사였습니다. 어른, 아이, 장애인, 비장애인이 참여하는 행사를 열고 싶습니다. 행사를 통해 행복, 평화, 사랑을 전하게 됩니다. 저만 좋아하는 행사가 아니라, 행사 대상자인 한국 친구들이 참여하며 행복을 느낄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고자 합니다.  

과거의 것을 현재 받아드려, 미래로 전승하는 게 전통이라고 말씀하는 분도 있습니다. 이탈리아가 미래로 나가기 위한 전통은 무엇이 있을까요? 

과거의 영광도 있고 현재성도 있습니다. 과거의 전통은 고전 오페라가 대표적이고, 파바로티 같은 가수가 많습니다. 미래세대에게 연결해 줄 수 있는 창을 열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예술 부문을 든다면, 과거의 전통을 현재적으로 해석한 “라파엘로 오페라 옴니아” 전시가 제주 항공우주박물관에서 열리고 있습니다. 르네상스 시대 작품 전시회인데, 현대적으로 재현 작품을 전시하고 있습니다.  또한, 현대 이탈리아 미술인 아르떼 포베라(Arte Povera)가 있습니다. ‘가난한’, ‘빈약한’ 미술이란 의미로 빈곤한 재료들을 가지고 표현하는 미술을 말합니다. 시대를 초월한 이탈리아인의 창조성·창의성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각국이 갖는 문화적 특성을 서로 이해하고 존중해야

 

잔니 로다리 탄생 100주년 특별전 (사진=주한이탈리아문화원 제공)
잔니 로다리 탄생 100주년 특별전 (사진=주한이탈리아문화원 제공)

 

이탈리아의 창조성, 창의성은 어디서 기인하는 것일까요? 

창의성은 모든 나라에 있습니다. 이탈리아, 대한민국, 인도네시아 등 각나라에는 독창성이 있습니다. 건축, 디자인 등 우리 선조들이 남긴 역사속에 흔적들이 남아 있습니다. 70년대 디자인 작품은 현대인들에게 받아들여져 살아 있게 됩니다. 역사 속에 남긴 창의성은 우리 삶을 유익하게 하고, 지속가능하게 하며, 현재에 살아 있어 그 가치를 전해줍니다. 이런 특징들은 이탈리아만 갖고 있는 것이 아니라, 세계 각국이 환경에 맞는 창의성을 갖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원장님께서 어느 부문에 더 활발한 교류가 있으면 좋다고 생각하시나요?

주한이탈리아문화원의 목표는 이탈리아대사관이나 영사관이 주재한 국가에서 이탈리아를 대변하는 것입니다.  오페라, 음악회, 영화, 디자인 등 각 분야에 걸쳐 “장화” 모양의 나라 이탈리아의 문화를 해당국에 보급하는 것입니다. 저의 경우는 서울에서 어떤 수요와 공급이 있는지 이해해야 합니다.  한국인들에게 관심있는 분야를 파악하면서 말입니다.  그 결과로 이탈리아의 높은 수준을 보여주는 행사를 기획하게 될 것입니다. 

예술가 초청, 음악회 기획, 건축가나 디자이너 초청 행사등을 통해 이루어질 것입니다. 현재, <잔니 로다리 탄생 100주년 특별展>, <오페라 옴니아: 라파엘로展>과 같이 그 예를 볼 수 있는 행사들이 진행 중입니다. 그리고 또 다른 중요한 면이 있습니다.  저의 인생에 있어서 상당부분을 해외에 일하는 곳에서 보내는 만큼, 그 나라의 문화를 계속적으로 수용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그리하여  변형하며 계속하여 더욱 풍요로워 집니다. 

 

이탈리아 문화 중, 대한민국에 소개하고 싶은 문화가 있으신가요? 있다면 어떤 문화를 알리고 싶으신가요? 

말씀드렸듯이 전통적인 문화 분야 (미술, 음악, 영화, 무용, 문학, 요리, 디자인, 건축, 과학&기술, 인권 등)만 홍보하는 것이 아니라, 창의적인 각 분야의 예술가들을 함께 참여하게 하는 통합적인 행사들을 기획하고 싶습니다. 

 

대한민국과 이탈리아 문화가 함께 할 수 있는  분야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매년 주최하는 행사들을 통해 이탈리아를 한국내에 홍보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각 분야에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한국 기관들과 협력하여 행사를 기획하고 확정하려고 합니다.

 

주한이탈리아문화원을 통해

이탈리아 문화 이해의 폭 넓힐 수 있어

 

주한이탈리아문화원은 대한민국 국민 누구에게나 열려 있다.
주한이탈리아문화원은 대한민국 국민 누구에게나 열려 있다.

 

주한 이탈리아 문화원의 매력은 무엇이라 생각하나요? 

문화원은 풍부한 문화 프로그램을 통해 피자, 페라리, 베스파, 마세라티 등의 이야기뿐만 아니라 기술, 스타트업, 과학, 지속가능성 그리고 지중해식 식단에 대한 이야기를 통해 이탈리아를 이해할 수 있도록 새로운 지식을 알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이탈리아 문화와 한국문화가 갖는 유사점도 의미 있다고 생각합니다. 가족의 가치와 의미, 그리고 미래의 전문성의 밑거름으로 여겨지는 교육에 대한 열망이 유사점이라 생각합니다.

 

문화원을 찾는 대한민국 국민께 한 말씀해주세요. 

한국에 도착하면서 갖게된 저의 모토는 서울이라는 이름 속에 담겨있습니다.   이탈리아어로 표현된 한국의 수도 이름  ‘SEOUL’ 에서 찾은 의미입니다. 

‘S 는 Scoprire (발견하기), E는 InsiEm (함께), O는 c0sa (무엇을), U는  pUo (할 수 있을지), L은 Legarci! (연결)입니다. SEOUL을 합치면, “함께 무엇을 연결할 수 있는지 발견하기”가 됩니다.  이탈리아 문화를 대한민국에 전하기만 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이탈리아 문화를 전하지만 대한민국의 문화를 수용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통합해서 어우러지는 행사를 하고 싶습니다.

 

☞ 주한이탈리아문화원의 소개가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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