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뮤지컬 '스위니토드'는 정말 대단하다.

뮤지컬 '스위니토드'는 수천 명의 이들이 함께 보는 대극장 공연이기에 공연 자체를 온전히 개인의 경험으로 치환하기 어려운 작품인데도 긴장감 넘치는 스릴을 느끼게끔 만든 작품이다.

※본 기사는 뮤지컬 '스위니토드'의 중요한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 ⓒ오디컴퍼니

조승우와 옥주현의 첫 만남, 2007년 이후 약 9년 만의 재연이란 점, 가까운 시일 내에 다른 프로듀서의 공연으로 다시 만들어질 예정이란 점 등 여러 가지 특이점으로 인해 주목을 받았지만, 뮤지컬 '스위니토드'는 '스위니토드' 그 자체만의 가치로도 굉장히 매력적인 작품이다.

조니뎁이 주연했던 영화를 비롯해 워낙 잘 알려진 작품이기에 대부분 관객이 소위 '스포일러'를 이미 당하고 본다고 기정사실로 해도 무리가 없는 뮤지컬 '스위니토드'는 손드하임의 음악으로 인해 존재하고, 또 그 음악을 통해 완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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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니상을 수없이 받은 스티븐 손드하임의 음악은 수십 년 전에 만들어진 것이라고 믿기지 않을 정도로 세련되며 동시에 인상적이다. 뮤지컬을 잘 보지 않는 사람들이 생각할 때 떠오르는 뮤지컬 음악이 두 가지 정도로 압축되는데 강하고 힘차게 '폭풍 성량'을 과시하는 노래가 하나라면 '스위니토드'의 음악은 나머지 하나다. 여러 배우가 모여 각자의 이야기를 꺼내며 스토리를 진행하는 말 그대로 '말하는 듯이' 부르는 노래다. 게다가 손드하임이 만들어낸 매력적인 불협화음이 더해져 이 작품의 음악을 아주 인상적으로 만든다. 유일한 아쉬움은 제각기 개성 뚜렷한 창법 가운데 길을 잃은 듯한 안소니의 노래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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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자체가 코믹하면서도 오싹한 스릴러를 표방하고 있는 만큼 그런 아이러니가 극 중에서도 극명하게 드러난다. 처음 터핀 판사를 만났을 때 부르는 노래나 러빗 부인과 토드가 파이 맛에 대해 부르는 노래의 경우가 대표적인데 멜로디는 감미롭게 진행이 되면서도 내면에 깔려 있는 가사의 감정은 굉장히 어둡다. 특히 '자른다'는 표현에 담긴 중의적인 재미는 극의 재미를 극대화한다.

또 그러면서도 '스위니토드'는 가슴이 따듯한 이야기다. 복수에 눈이 먼 인간이나, 탐욕에 눈이 먼 인간이나, 사랑에 눈이 먼 인간이나, 모두 뭔가 미쳐있는 이 런던에서 결국에는 '남을 위한' 안소니나 토비만이 살아남는다. 조안나가 마지막에 살아남은 것은 벤자민 바커에게 남겨준 신의 마지막 선물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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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뮤지컬 '스위니토드'의 모든 것을 손드하임이 완성했다고 했지만, 이 작품을 만약 그가 봤다면 '스페셜 땡스 투'에 조명팀의 이름을 적어넣었을 것이다. 미니멀리즘을 구현한 세트는 그 정도가 지나쳐 조금 아쉽지만, 조명의 극적 활용이 이를 보완한다. 특히 오프닝 넘버의 경우 문자 그대로 '소름끼친다'. 최근들어 대극장 뮤지컬을 많이 본 사람이라면 오프닝을 보는 순간 압도당할 것으로 확신한다. 10월 3일까지 샤롯데씨어터.

문화뉴스 서정준 기자 some@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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