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년의 비행 경력, 단 208초의 일로 평가받는다

[문화뉴스] 2009년 1월 15일, 미국 뉴욕 라과디아 공항을 출발한 US항공 1549편 여객기가 이륙 직후 새떼와 충돌하여 양쪽 엔진에 손상을 입고 센트럴 파크 인근에 있는 허드슨 강에 비상 착수했다. 비상 착수를 하고 전원이 살아남았던 일은 없었던 때, 초유의 불시착 상황에서 전원이 살아남았지만 국가운수안전위원회는 단지 전례가 없는 일이었기 때문에 설리 기장의 선택이 위험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었다며 그를 청문회에 제소했다.

208초, 그 짧은 시간 동안 체슬리 '설리' 설렌버거 기장은 빠른 판단으로 승객 150명과 자신을 포함한 승무원 5명 중 단 한 명도 빠지지 않고 생존했다. 침착한 대응과 시민들의 협조, 4분도 채 되지 않아 도착한 첫 구조선과 1,200여 명의 뉴욕시 구조원들, 해안경비대, 잠수부, 구조용 보트와 130명의 사람을 실어 나르던 7대의 출근 보트 등 모두가 하나가 된 최고의 순간이며 24분 만에 만들어낸 기적적인 이 이야기는 영화로 만들어질 법했다. 다만 이러한 감동 실화 영화는 자칫하면 관객들의 눈물샘이나 자극하거나 하는 뻔한 실화 바탕 영화가 되거나 재난영화가 되기 마련이다.

영화 속에서는 강물에 떠 있는 비행기가 상당히 고가이고, 그들이 책임져야 할 보험 보상 등 현실적인 이유만을 생각하며, 당시 상황을 겪어보지 않았다는 이유로 설리 기장과의 대립을 보이는 조사단은 책임을 물어야 직성이 풀리는 전형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설리 기장은 영웅인가 사기꾼인가" 라는 질문과 함께 그의 비상착수를 계속해서 '강 추락'이라고 부른다. 한편 자신의 결정과 긴급 대처가 옳다고 생각하지만 이로 인해 불안감과 압박감은 계속해서 그에게 부담감을 준다. 그의 42년 비행 인생을 뒤로 고작 208초간 일어난 일로만 그 자신이 판단 당했기 때문이다. 결국 그도 155명 중 한 명의 탑승객이었음에도 말이다.

클린트 이스트우드 감독의 아이맥스로 만들어진 '설리 허드슨강의 기적'은 실제로 일어난 일을 더 진짜처럼 몰입감 있게 제작되었다. 눈물만 빼는 실화를 바탕으로 한 억지 감동 영화와는 다른 여운을 남긴다. 그 역할은 '설리 허드슨강의 기적'의 주제곡 'Flying Home'과 영화의 시작과 끝에 등장하는 실존 인물들도 한몫한다. 주인공 역을 맡은 톰 행크스가 시나리오 5페이지를 읽고 예정되었던 휴가 일정을 모두 취소하면서까지 출연을 결심한 데는 "간결하면서도 마음을 엄청 뒤흔드는 작품에 이끌려서" 라고 한다. 실제 설리 기장과 그의 아내 로리는 톰 행크스의 외모를 보고 두 사람이 너무나 닮아서 놀랄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2009년 타임스지가 선정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100인' 중 2위에 오른 설리 기장과 모두가 하나가 된 기적 같은 이야기를 담은 영화 '설리 허드슨강의 기적'은 모두의 내면에는 영웅이 있음을, 긴급한 상황에서도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면 기적을 만들어낼 수 있음을 보여준다.

 

문화뉴스 이민혜  pinkcat@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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