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현대미술과 문화재의 유기적 관계 고찰로 ‘한국의 미’ 재조명
10월 100까지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 전관

[문화뉴스 김창일 기자] 지난 2011년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KOREA TOMORROW 2011-한국 현대미술의 새로운 시작’전이 열렸습니다. 회화, 조작, 설치, 미디어 등 국내외로 활발한 전시를 진행하고 있는 42명의 작가가 참여해 ‘한국의 미’에 대한 정체성을 물었습니다.
‘한국의 미’를 한 단어로 표현하기에는 무리가 따릅니다. 어느 나라나 각자의 고유한 문화가 있고, 시대상을 반영하기 때문이죠. 우리나라의 ‘미’를 시대를 관통해 묻는 전시가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에서 열리고 있습니다.
《DNA: 한국미술 어제와 오늘》전은 우리나라의 문화재와 근현대 미술을 통해 ‘한국의 미’를 새롭게 조명하는 전시입니다. 문화재가 미술관으로 들어왔다는 점이 특이했고, 이를 통해 문화재와 미술작품을 연계하는 의미도 있어, 한국의 미를 통찰할 수 있는 전시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전시는 ‘성(聖)’, ‘아(雅)’, ‘속(俗)’, ‘화(和)’의 4가지 주제로 ‘한국의 미’를 고찰하고 있습니다.

미술관 로비에는 영등포 타임스퀘어에서 보았던 작품이 있었습니다. 서도호 작가의 ‘카르마(karma)’인데 ‘업보’라는 의미입니다. 눈을 가리고 무수히 연결돼있는 사람들. 한 사람의 행위는 타자에게 영향을 미치게 돼 있습니다. 좋던 싫던 서로에게 끼친 영향은 세대를 이어가게 됩니다. 전시의 주제와 일맥상통한 작품이 전시의 막을 열어 준 느낌이었습니다.


첫 번째 주제 ‘성(聖)’에서는 성스러움과 숭고함의 가치를 고찰합니다. 성스러움은 가까이할 수 없을 만큼 고결하다는 의미입니다. 어머니의 내리사랑만큼 성스럽고 숭고한 가치가 또 있을까 싶습니다. 전시에서는 죽음을 넘은 고구려 고분벽화, 통일신라 시대 석굴암의 부처를 통해 성스러움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삼국시대부터 고려시대까지의 작품을 조망합니다. 박노수의 수렵도와 이숙자의 강서고분벽화 청룡도는 각각의 예술이 시대를 관통해 연결돼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두 번째 주제인 ‘아(雅)’에서는 해방 이후 화가들이 한국적 모더니즘을 추구하고 한국미술의 정체성 찾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겸재의 진경산수화, 추사의 문인화 등이 아(雅) 미학 추구의 결과들입니다.
미술관에서는 작품의 배치를 통해 과거와 현재가 이어져 있다는 메시지를 주고 있습니다. 순백의 달항아리는 1950년대 김환기의 정원에 오마주됐고, 박영선의 ‘소와 소녀’에도 등장합니다.
문화는 시대를 넘어 우리 삶을 관통하고 있습니다. 전시작품의 배치도 시대를 초월하고 있습니다. 작품을 관람할 때, 시선을 조금만 바꾸면 수백 년의 세월을 꿰뚫는 시점을 느낄 수 있습니다.


세 번째 ‘속(俗)’은 대중적이고 통속적이라는 의미입니다. 조선 시대 풍속화와 미인도, 민화가 대표적이고, 김홍도의 풍속화와 신윤복의 미인도가 전시돼 있습니다. 신분제가 확실했던 조선시대지만, 일반 대중의 모습이 기록으로 남아 있다는 건, ‘사람에 대한 인식이 조금씩은 바뀌고 있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을 남기게 됩니다.
김홍도와 신윤복의 미술은 천경자, 장우성의 작품에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조선시대의 풍속화와 근현대의 작품을 감상하며, 시대의 변화를 음미해보세요.

마지막 ‘화(和)’는 포스트모더님즘을 추구하며 다양한 가치가 공존하던 1990년대 이후 ‘한국의 미’를 살펴봅니다. ‘화(和)’는 대립적인 두 극단의 우호적인 융합을 의미합니다.
백남준의 반야심경은 공존할 수 없다는 고대와 현대문화의 융합을 보여줍니다.
‘DNA : 한국미술의 어제와 오늘’은 전통미술과 근현대미술 연구자 44명이 참여해 650페이지 분량의 도록을 발간했습니다. 48편의 칼럼과 논고를 통해 한국미술을 통찰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습니다.
국립현대미술관은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격상에 따라 관람 인원을 조정해 운영합니다.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은 평일 480명, 수·토 야간 개장 시 660명이 관람할 수 있고, 회차별 관람 인원은 60명입니다.
《DNA: 한국미술 어제와 오늘》전은 10월 10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에서 관람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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